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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옥션에서 물건을 팔아보자! - 손세정제

06/04/22 12:32(년/월/일 시:분)

'벤처 창업 및 경영'이라는 교양과목에서, 중간고사 대신 실제 전자상거래를 해보고 레포트를 제출하라는 엄명이 떨어졌다. 아니 밑천도 없는 대학생에게 뭘 어떻게 해보라는 거야? -_-

고민끝에 선정한 아이템은 '손세정제'였다. 국내에는 아직 제대로 된 유통경로가 만들어지지 않았고, 일반 소비자는 거의 구할수가 없는 레어 아이템이다. 에탄올 67%로 된 소독약의 일종인데, 이것을 젤 형태로 만들어 간단히 손에 바르면 급속히 증발하면서 손이 깨끗해지는 것.

문제는 이것이 99.99% 세균을 죽이는 소독약으로 팔리는 바람에, 일부 병원이나 약국 같은 곳에서만 사용하는 형편이었다. 우리집이 약국을 하기 때문에 샘플을 사용해봤는데, 의외로 향도 좋고 보습제도 포함된 것이, 화장품으로 팔아도 괜찮겠다! 싶어서 세정제을 화장품 카테고리에 포함시키는 모험을 하게 되었다.

사진, 손 모델, 포토샵 편집 by xacdo


이 사진 찍을때 에피소드. 나는 딱히 손 모델을 구할 수도 없어서 내 손으로 찍기로 했다. 그래도 좀 예쁘게 보이려고 손을 면도했는데, 그만 오른손등을 비고 말았다. 피가 뚝뚝 흐르는데 이걸 어떡하나 싶다가, 그럼 오른손등만 가리고 찍으면 되지! 싶어서 교묘하게 상처를 가리고 찍었다. 알콜성분이 상처를 파고들어 아프긴 했지만 흑 ㅠㅠ

그리고 손 세정제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는데, 사람에 따라서 손 세정제를 바르면 손에서 하얀 때가 밀리는 타입도 있었고, 손에 끈적끈적한 얼룩이 묻으면 해결이 안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모든 문제를, '휴대용 물티슈'는 해결해주고 있었다! 게다가 가격도 두배 정도 쌌다! 이러니 안 팔리지.

하여간 우여곡절끝에 12개 중 샘플로 사용한 1개를 제외한 11개 중 8개가 팔려나가는 기록을 세웠다. 솔직히 옥션에서 손세정제 중에서 단기간에 가장 많이 팔아치우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다고 자랑도 아닌 것이 하나 팔때마다 평균 1500원 정도의 적자가 났다. 애초에 너무 싸게 올린 탓도 있지만 (마진률이 1%도 안 될 지경), 결정적으로 4300원짜리를 배송료 무료로 한 것이 치명타였다. -_-

나는 배송료가 그렇게 비쌀 줄은 상상도 못했다. 단지 나는 지금까지 배송료가 무료가 아니면 사지 않는 주의라서 남들도 똑같을 거라 생각했지. 근데 4300원짜리 제품에서 배송료 3000원 빼면 뭐가 남아. 그렇다고 안 보내줄수도 없고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배송했다. "구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하마터면 잘 팔아서 수익이 남았을지도 몰랐던 것이 배송료 무료 때문에 순식간에 적자로 돌아섰다. 뭐 나름대로 훌륭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사실대로 레포트를 작성했다. 전자상거래에서는 배송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예상보다 컸다. 끝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236

  • 몽양 06/04/22 12:37  덧글 수정/삭제
    보통 전자상거래의 경우 배송미가 무료-가 되는 경우는 택배회사와 계약을 맺고 배송량이 많은 경우 배송비를 낮게 잡아서 보낸다고 알고 있어요.-최저가로 배송을 보내니 이득이 남는거죠.
    • xacdo 06/04/22 12:40  수정/삭제
      옥션의 경우도 100개 이상 보내면 배송료 협상을 할 수 있지만, 나는 그 정도 규모는 감당이 안 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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