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6/04/01 06:50(년/월/일 시:분)
나는 영화를 보면서 팝콘이나 콜라 같은거 안 먹는 주의다.
왜냐하면 영화 보는데 집중이 안 되니까. 혹시라도 팝콘 먹다가 중요한 장면을 1초라도 놓쳐버리면 아까워서 어떡해.
정 먹고 싶을때는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후다닥 먹어치우고 본다. -_-
그런데 간혹 영화가 정말 재미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이상하게 참고삼아 보고 싶긴 할때, 도저히 맨 정신으로 볼 용기가 안 날때는 맥주를 마시면서 본다. 그러면 살짝 기분이 업 되면서 영화가 개떡같아도 그럭저럭 봐줄만 하다.
현재 맥주 마시면서 봐야할 영화로 '토니 타키타니'가 대기중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얼마나 재미없게 만들었을까 궁금해서. 근데 맥주를 마시면서 봐도 내가 이걸 끝까지 볼 수 있을까 살짝 걱정되네.
같은 케이스로 예전에 '도쿄 데카탕스'는 맨정신으로 보다가 토하는 줄 알았다. 역시 영화와 소설은 엄연히 다른 표현범위를 가진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고마운 작품. 아저씨 제발 그냥 소설이나 써.
한편 '피스톨 오페라'는 결국 끝까지 다 보는데 실패했다. 이걸 보니까 'B급 무비'가 새삼 얼마나 잘 만든 영화에 붙여지는 이름인가 깨닫게 되더군. 스즈키 세이준 감독은, B급이 아니라 C급이야. 갖다 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