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6/03/27 08:19(년/월/일 시:분)
오랫만에 내 얘기를 하네.
2주 넘게 가벼운 감기에 걸린듯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만사가 귀찮고 힘도 없다. 지난 주말에 하루에 12시간씩 푹 잠을 자봤으나 별로 나아진게 없다. 이거 가만 보니까 감기가 아니라, 봄이라서 그런거 아니야? 아 쳐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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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난 몸이 망가지는 건 싫어서, 최소 배터리 사용으로 지내고 있다. 술도 안 마시고, MT도 안 가고, 영화나 공연도 하나도 안 가고, 오로지 남는 시간에는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잠을 자거나 운동을 할 뿐이다. 그래도 견디기 힘들어. 아이고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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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열람실. 10Mbps급 인터넷(고정IP)과 220V 전원을 쓸 수 있다. |
그 외에 최근 몇가지 심정적 타격을 입은 것도 있다. 한달에 200만원짜리 프로젝트를 할 뻔 했다가 연락이 끊긴 것, 그 돈 받을거 생각하고 펑펑 쓰다가 알거지 된 것, 그런데 외삼촌께서 왠일로 오셔서 용돈으로 20만원을 주셨는데 수퍼 가다가 잊어먹은 것, 영어회화 반에서 3개월만에 제자리걸음을 한 것, 2월에 봤던 토익점수가 570점 나온 것(모의 토익에서는 650점이 나왔었다) 등.
그런걸 하나하나 블로깅하기는 구차하기도 하고 내 맘만 아파서 별 말을 안 하고 있지만, 실제로 내 삶을 통계내보면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이 2~3배 정도 높게 나타난다. 내 의지를 벗어나서 순수하게 따져봐도 그래. 좋은일 30%에 나쁜일 70% 정도. 보통 때라면 그러려니 넘기지만, 오늘처럼 갑자기 손발이 차고 머리가 지끈지끈 달아올라서 내일까지 시간을 맞추기가 여간 힘들어질때는 괜시리 화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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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바뀐 건국대학교 로고. 어설픈 문양을 넣는 것보다 깔끔해서 좋다. |
머리 아프고, 어깨가 무겁고, 오늘처럼 맑은 날에도 무릎 허리가 아픈 날에는, 정말 다 때려 치우고 저 한적한 시골 요양원으로 내려가서 한가롭게 수면에 산란하는 햇빛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소설이나 구상하고 싶어.
그래서 오늘은 지금까지 내가 쓴 단편소설을 모아봤는데, 38편이 나왔다. 습작 수준의 것까지 남김없이 긁어모았는데도 이것밖에 안 나오네. 난 한 100편 정도 모아서 "지치고 힘들게 하는 책"을 출판하려고 했는데 갈 길이 멀군. 이제와서 50편이나 더 쓸 수도 없고.
슬슬 공부가 밀리기 시작하면서, 어김없이 중간고사의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슬슬 잠을 줄여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아 싫어 정말. 이번 학기에는 평점 A에 도전해보려고 했는데. 과연 가능하려나 모르겠네. 좀 더 쉽고 편하게 공부할 방법은 없으려나. 자동 공부기계 같은 거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