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영상
11/11/13 22:28(년/월/일 시:분)
"아버지, 그 시절 당신이 미웠습니다"
내게는 무척 개인적인 영화였다. 공교롭게도 영화와 같이 40~50년대 출생의 권위적인 아버지, 자애롭지만 무력한 어머니, 남자형제 둘 중에 장남인 나는 한창 어렸던 인격형성기 시절로 돌아가, 잊고 있었던 여러 기억들을 고통스럽게 끄집어 내야 했다.
영화에서 장엄한 자연의 모습, 우주의 모습을 비추면, 나는 마치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듯 내 개인적인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명상 영화였다. 궁지에 몰리면 혼자 기차여행을 떠나 생각에 잠기는 아버지처럼, 나도 이 영화를 보며 최근의 번뇌에 대해 여러 생각을 했다.
친구도 나와 죽이 잘 맞는 친구가 있고, 아닌 친구가 있듯이, 아버지와 아들간의 관계도 그럴 것이다. 다만 친구와 달리 부자지간의 관계는 영원히 끊을 수 없다. 전혀 악의가 없지만 비극으로 치달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비극도 이 거대한 자연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아닐까. 멀리서 보면 무척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ps. 제목이 "생명의 나무"이듯이, 이 영화의 전개도 에반게리온 TV판 25화~26화와 매우 비슷하다.
ps2. 시네큐브 광화문에서 보는데... 정치인 이회창도 보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