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07/06/29 04:04(년/월/일 시:분)
지금 여기 미국에서는 애플이 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TV광고 폭격을 터트리고 있다. 한 시간에도 몇 번씩 아이폰 광고가 나오고, 아무리 채널을 돌려도 아이폰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아마 이것보다 광고를 많이 하는 건 지금 다이하드4.0 정도밖에 없을 것 같다.
하여간 이렇게 광고를 터트려대니, 별로 아이폰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새삼 견물생심이 생길 만 한데, 나처럼 신제품에 관심이 많은 IT가이는 오죽하랴. 어차피 나는 여기 어학연수로 잠깐 온 거라서, 어차피 사봤자 반년도 못 쓸 것에 큰 돈을 쓰고 싶지는 않다구.
이렇게 나의 불타는 구매욕을 조금이나마 잠재우기 위해서, 아이폰의 단점을 나열해보기로 했다. 여러분도 아이폰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면, 그럴 때마다 이 글을 보면서 구매욕을 잠재우도록 하자.
1. 너무 비싸다!
본체 가격만 $499(4G 메모리), $599(8G 메모리)다. 요즘 나오는 UMPC 가격과 맞먹을 정도다. 물론 아이폰의 성능이 UMPC에 준하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블랙베리(Blackberry)가 $199인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비싼 거다.
아니 한국도 비싼 건 보통 50~70만원 정도 되지 않냐고 하겠지만, 이건 2년 약정으로 할인한 가격에 불과하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아직도 2년 약정 할인 같은 것이 가능하다. 단 중간에 해지할 경우 $175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한국은 불공정거래라고 해서 법적으로 금지한 것을 아직도 미국은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감안할 때 실제 아이폰의 가격은 이보다 훨씬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2. 요금제도 비싸다!
아이폰을 사용하려면 아이폰 전용 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다. 가격은 무려 $59.99(450분), $79.99(900분), $99.99(1350분). 즉 가장 싼 요금제만 한달에 $60에 육박하는 것이다. 여기에 아이폰 활성화비로 $36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http://www.apple.com/pr/library/2007/06/26plans.html
AT&T and Apple Announce Simple, Affordable Service Plans for iPhone
All Plans Include Unlimited Data & Visual Voicemail
물론 이 요금제에 무제한 데이터 사용이 포함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썩 비싸지 않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폰을 서비스하는 AT&T(구 Cingular)의 EDGE 통신망은 아직도 2G로, 불과 속도가 40~80k/s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 다른 통신사인 Verizon, Sprint에 비하면 한참 느린 수준이다.
http://www.macrumors.com/2007/06/05/atandt-optimizing-edge-network-ahead-of-iphone/
they're dropping in more T-1s in their poorest performing towers, hoping to get that paltry 40kbps performance to a new minimum of 80kpbs. (EDGE's real world max is about 200kbps.)
하지만 아이폰은 오직 AT&T에서만 쓸 수 있고, 들리는 소문으로는 애플에게 수익을 일정부분 분배하는 대신에 향후 5년간 아이폰을 AT&T에만 독점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아마도 AT&T가 후발주자다 보니 다른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다소 손해를 감수하고 이런 계약을 맺은 것 같다.
http://www.macrumors.com/2007/05/22/iphone-details-5-years-on-atandt-verizons-answer/
USA Today confirms that the iPhone is contractually bound to AT&T as an exclusive for a period of five years.
3. 확장이 안 된다!
아이폰에는 다른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없다. 한국에서 하는 것처럼 게임을 다운받아서 하거나, 네이버 조선일보 등의 제3사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사용할 수가 없다. 심지어는 기존의 아이팟 게임도 아이폰에서는 할 수 없다.
그러면 뉴스나 주식 정도야 인터넷으로 보면 되지 않겠느냐 싶겠지만, 아이폰은 플래시, 자바 애플릿, ActiveX 등의 외부 플러그인 또한 허용하지 않는다. 당장 네이버, 싸이월드 같은 것도 제대로 뜨지 않는 것이다. 즉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는 단순한 사이트 혹은 제한적인 AJAX만 돌아가는 것이다.
그 외에도 애플이 항상 그러듯이 메모리 확장 불가, 배터리 교체 불가, 그리고 의외로 이동형 디스크로 사용 불가, SIM카드 분리 및 호환 불가 등,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4. 그 외 자잘한 문제점
- 인터페이스는 우아하다, 하지만 모든 부분을 커버하지는 못한다.
- 진동이 약하다
- 스피커 소리가 작다
- 음성 녹음 불가
- 비디오 아웃 없음
- 한글 등의 다국어 입력 불가
ps. 아이폰을 지금 살 필요가 없는 또 하나의 단서.
http://zoker.tistory.com/107
아이팟 1세대가 처음부터 광풍을 몰아치며 엠피3 플레이어 시장을 평정했나? ....아니다. 아이팟이 시장에서 괴력을 발하며 히트하기 시작한 것은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아이팟 미니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임을 잊지 말자.
정말 진지하게 아이폰이 대박일까 쪽박일까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은 아이폰 2세대 , 아이폰 3세대가 나올 시점이지 않을까?
...그렇다! 우리는 지금 아이폰을 살 필요가 없다.
나중에 2세대나 3세대, 혹은 아이폰 나노가 나왔을 때 사는 것이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