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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사내아이는 실컷 뛰어놀고 푹 자야 한다

14/11/18 06:37(년/월/일 시:분)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개가 좋은가, 고양이가 좋은가?

흔히 비글을 악마견이라고 하는데, 그건 산책을 충분히 안 시켜줘서 그런 것 같다. 하루에 최소 1시간 이상 밖에서 실컷 뛰어놀게 해서 기운을 쏙 빼놓으면, 굳이 집안에서 그렇게 지랄맞게 굴 이유가 없다. 냅두면 가만히 사는 고양이와 다르다. 개는 그런 존재다. 뛰어야 한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나도 집에서 가만히 낙낙하게 쉬는 것을 좋아하지만, 하루 종일 누워있으면 머리가 띵하다. 그러고 억지로 잠을 청하면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몸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답답하다.

괜히 화가 난다. 막 화풀이를 하고 싶다. 그럴때 제일 좋은 방법은 근처 공원이라도 가서 잠깐 뛰고 오는 게 최고지만, 날도 춥고 귀찮고 그러면 자꾸 더 나쁜 방법을 찾게 된다. 독한 술을 잔뜩 마신다던가, 폭력적인 영화를 본다던가, 이도저도 아니면 하필이면 내 눈에 보이는 사람에게 이런저런 짜증을 낸다던가 한다.

그러고 나면 나도 참 내가 한심하다. 도대체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다. 술을 마셔봤자 건강만 상할 뿐이고, 애꿎은 사람에게 화를 내봤자 미안할 뿐이다. 결국 나의 운동부족이 원인이다. 주기적으로 분비되는 나의 남성 호르몬이, 공격성을 부채질해 갈 곳을 잃고 헤매다가 엉뚱한 곳으로 흘러들어가는 셈이다.

그럴땐 어떡해야 하는가? 정답은 딱 하나다. 실컷 뛰어놀고 푹 자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가라앉는다. 나의 남성성이 쏙 빠지도록 전력을 다해서 발산을 하고, 개운해진 마음으로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나의 두 고환이 열심히 남성호르몬을 생산하는 한, 나는 어디까지나 풋내기 사내아이다. 그 점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가끔은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쳐서 꼼짝도 하기 싫어질 때가 있다. 특히 퇴근때가 아니라 출근때 그러면 하루종일 괴롭다. 그럴때 나는 심한 무기력감에 빠져든다. 정말 뭘 못하겠다.

그럴땐 정말 귀찮지만 억지로 몸을 이끌고 나가, 햇볕을 쬐고 걷는다. 그럼 정말 눈물나게 괴롭다. 하지만 그렇게 조금씩 발을 내딛고 차가운 바람을 쐬고 땀이 나기 시작하면, 발걸음이 조금씩 가벼워진다.

딱딱하게 굳은 목과 어깨가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뻑뻑하게 굳은 눈이 조금씩 촉촉해진다. 뿌옇던 시야가 선명해지고, 말랐던 입안에 조금씩 습기가 차오른다. 그러면 나는 마치 구원이라도 얻은 것처럼 기분이 살짝 괜찮아진다. 그러는데 채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반성한다. 나는 몸을 움직여야 한다. 수렴하고 싶어질수록 발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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