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음악
09/05/17 01:12(년/월/일 시:분)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20&aid=0002044684
양현석에 따르면 YG와 함께 작업하는 작곡가들의 경우 대부분 멜로디를 만들기 전에 반주 음악을 먼저 만든다. 지드래곤은 작곡가들이 보유한 수십, 수백 곡들의 반주 음악을 들은 후 마음에 드는 곡을 골라, 집에서 멜로디와 가사를 만든 후에, YG스튜디오에서 혼자 데모녹음을 한다.
http://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24956.html
“지드래곤이 편곡 작업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멜로디와 가사와 랩은 모두 지드래곤이 만든 것이 맞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빅뱅의 <마지막 인사>를 들으면 나오는 뿅뿅거리는 효과음과 드럼 소리, 질감 있는 베이스의 진행은 요즘 가요 차트를 도배하다시피 하는 작곡가 ‘용감한형제’가 만든 것이지만, ‘아이 돈트 워너 비 위드아웃 유 걸’(I don’t wanna be without you girl)로 시작하는 멜로디와 랩은 모두 지드래곤이 만든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요거 재밌네.
기존의 작곡/편곡 분업은 이랬다.
1. 작곡자가 기타, 피아노를 뚱땅거리며 멜로디와 가사를 (창의적으로) 만듬
2. 편곡자가 거기에 드럼, 베이스, 코러스 등 각종 반주를 (기계적으로) 덧붙임
그런데 요즘 힙합씬은 반대라는 거 아냐.
1. 편곡자가 각종 반주 샘플을 (직업적으로) 잔뜩 만들어놓음
2. 작곡자가 샘플을 잔뜩 듣다가 필 받으면 (즉흥적으로) 거기에 멜로디와 가사를 붙임
기존의 방식: 작곡->편곡
요즘의 방식: 편곡->작곡
이렇게 샘플 -> 가사 만드는 방식은 Puff Daddy도 그렇게 만들었고, UMC도 그렇게 만들었다.
이 두 방식의 가장 큰 차이는 "코드진행을 누가 만드는가"다.
기존에는 작곡자가 노래를 만들면서 기타나 피아노를 두드리며 코드진행까지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화성학 등 전문적인 음악 공부를 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샘플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거기에 노래나 랩을 입혀가는 방식은, 필 받아서 즉흥으로만 따라가면 되니까 코드진행을 설계할 필요가 없다.
예전에 박진영이 미국 진출했을 때, 힙합 씬에 의외로 화성학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는 얘기가 이거구만.
코드진행을 안 만든다는데, 요즘 힙합이나 댄스 음악에서 코드진행의 비중이 낮기 때문에 아무래도 상관없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유리상자, 김장훈, 이승환 같은 노래는 코드진행을 빼면 시체라고 해도 될만큼 화성에 목숨을 건다.
하지만 빅뱅, 슈퍼주니어, 이효리 같은 음악은 코드가 무척 간단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다.
빅뱅 노래를 멜로디가 아름답고 서정적이라서 듣는 건 아니잖아.
하여간 느낀 점.
샘플 듣고 거기에 살 입혀서 만드는 건 사실 나도 그렇게 만들어왔다. 마치 레고를 조립하듯이, 블럭들, 모듈들을 쓱 훑어보면서 맘에 드는 것들을 이리저리 조립하고 조합해서 뚝딱뚝딱 노래를 만들어나가는 거지.
물론 '비트'에 해당하는 부분은 그런 방식이 가능한데, '의미'에 해당하는 가사는 그렇게 만들 수가 없어서 여전히 사람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YG에서는 이 부분을 직접 시킨 것 같다.
예전에도 보면 머라이어 캐리, 마돈나, 이소라 등도 작곡은 어려워서 못하더라도 작사는 많이 했잖아. 그런 느낌인 것 같다.
쓰고 나니까 지드래곤을 변호하는 것 같은데
하여간 지드래곤은 코드진행은 잘 모를 것 같고. 예전에 박진영도 그런거 잘 못해서 방시혁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는데. 박진영이 노래를 만들면, 방시혁이 어색한 코드진행 고쳐주고, 베이스 운행 손봐주고 하는 식으로.
그런 방시혁도 지드래곤을 변호했더라.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20&aid=0002047251
방시혁은 11일 방시혁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권지용을 모독하지 말자’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결론.
힙합을 만든다면 YG의 방식을 따라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