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출판
09/04/26 01:06(년/월/일 시:분)
솔직하게 써내려간 오픈소스 프로젝트 실패담.
현대 산업에서 프로젝트 실패율이 가장 높은 산업이 의약품 개발과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정말 많은 돈과 기나긴 시간이 투자되었는데도 왜 아직도 이렇게 실패율이 높은 걸까?
이 책에서 다룬 챈들러 프로젝트는 단순한 개인일정관리(PIMS)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수십억원의 돈과 5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했다. 하지만 프로젝트는 삼천포로 빠졌고, 1.0 버전이 나오는데도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나마도 원래 계획한 대로 나오지도 않았다.
저자는 도대체 왜 이 프로젝트가 실패했는지를 자기 희생적으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런 사례야 일반 기업에도 많겠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의 경우는 이런 오픈소스 재단처럼 아무런 제약 없이 모든 것을 낱낱이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OSAF는 100% 순수 비영리 재단으로, 풀타임 자원봉사자들이 무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운영비용은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그래서 돈에 얽매이지 않고 최고로 자유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고 했으나... 그게 어디 말처럼 쉬워야지.
이 책을 보면서 곳곳에서 화가 나고 답답한 부분이 많았다. 아니 세상에 어찌 이럴수가... 말도 안돼! 이러면 안 되잖아! 하지만 다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고, 앞으로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게다가 이 책은 실패만을 기록했을 뿐,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통찰을 보여주지 못한다. 문제만 있고 답은 없는 퍼즐 게임 같다. 생각할 거리를 잔뜩 던져주고, 그걸로 끝이다.
소프트웨어는 어렵다.
그 어려움은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여기가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