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8/12/29 03:48(년/월/일 시:분)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하면 대부분의 회사원들처럼 지치고 늘어지고 먹고사니즘에 빠지지 않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먹고사니즘: 그냥 먹고 살려고 일하는 주의.
-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
http://en.wikipedia.org/wiki/Social_loafing
일단 회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돈을 버는 곳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이면 혼자 할 때보다 덜 생산적이 된다.
그러므로 회사 입장에서는 개개인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집단 단위의 보너스 말고도 개인 단위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직원들간의 경쟁을 유도한다.
- 보상의 숨겨진 효과(hidden costs of rewards)
http://xacdo.net/tt/index.php?pl=1261
http://www.amazon.com/Hidden-Costs-Reward-Perspectives-Psychology/dp/047026487X
근데 보너스를 잘 줘도 일할 의욕이 손상될 수 있다.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 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원천을 동기(motivation)라고 하는데,
-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 스스로 우러나와서 하는 것. 의욕. 열정. 꿈.
- 외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 - 남이 시켜서 하는 것. 해야 하는 일. 의무.
여기서 보상은 흔히 내적 동기를 손상시킨다. 상충(trade-off) 관계다. 막 우러나와서 하려는데 그거 하면 돈준다고 하면 맘 팍 상하잖아.
특히 내적 동기는 타인은 물론 자신의 의지도 벗어난 곳에 있다. 오직 가능한 것은 내적 동기의 손상을 막는 것밖에 없다.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뭔가 좀 해보려고 의욕이 가득하다가, 차츰 내적 동기가 손상되어서 먹고사니즘에 빠져버리는 경우가 많지.
http://www.uiowa.edu/~c07p075a/class2/Classhandouts/hiddencosts.htm
물론 내적 동기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외적 동기를 높이는 방법이 있긴 있다. 예상치 못하던 깜짝 선물 같은 거. 나는 그냥 순수하게 내가 좋아서 했는데, 회사에서 그걸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고 하면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를 둘 다 살릴 수 있겠지.
- 학습된 무기력 (learned helplessness)
http://www.noogenesis.com/malama/discouragement/helplessness.html
또한 실패를 계속 경험하면 아예 시도조차도 안 하는 무기력 상태에 빠진다.
예를 들어 노래 "무기여 잘있거라"처럼 여자가 연애에 6연속 실패하니까 아예 연애를 포기하고 비구니가 되는 것처럼.
이 학습된 무기력을 발견한 마틴 셀리그만은 다행히도 이를 극복할 방법을 제시했는데, 그것은 긍정 심리학, 학습된 낙관주의다. 이거야 많이 들었을테고.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php?bid=2804315
Learned Optimism
http://en.wikipedia.org/wiki/Positive_psychology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를 계속 경험하면 무기력에 빠지듯이, 성공을 계속 경험하면 낙관주의에 빠진다.
그러므로, 성공을 경험하라.
근데 이게 말이 쉽지.
http://xacdo.net/tt/index.php?pl=572
성공을 많이 경험하고 실패를 덜 경험하면 마음이 건강해진다.
자원봉사 같은 착한 일을 하면 쉽게 성공을 경험할 수가 있잖아.
그래서 나는 기부, 봉사, 비영리단체 등을 알아봤다. 그런데
http://xacdo.net/tt/index.php?pl=958
봉사활동을 그만뒀다.
봉사도 결코 만만한 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성공을 많이 경험할 수 있을까?
자기가 잘 하는 일을 하면 되겠지.
그럼 내가 뭘 잘 하는지는 어떻게 알지?
그러므로 이것은 재능의 발견이 필요하다.
또 문제. 재능과 꿈이 다르면 어떡하지?
내가 잘 하는 걸 해야 할까, 아니면 잘 못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할까?
여기서 동기와 재능이 충돌할 수 있다.
물론 운 좋게도 하고 싶은 것 = 잘 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다른 경우도 많을 것이다.
즉 내적 동기와 재능도 상충(trade-off)에 있을 수 있다.
1. 하고 싶은 일
2. 잘 하는 일
3. 해야 하는 일
이것 참 복잡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