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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07년 남북정상회담 선언문

07/10/05 03:57(년/월/일 시:분)


나는 이 선언문을 읽으면서 구구절절히 감동을 받았다. 이런 딱딱한 선언문으로 감동을 받을 줄이야. 종전협정, 연방제 통일, 서해공단 신설, 추가 회담의 구체적 날짜를 명시하는 등, 기존의 막연하게 추상적이었던 6/15 공동선언을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야, 이제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는 것일까? 정말 그럴까? 거짓말 같아서 믿기지가 않는다. 우리가 무슨 사기라도 당하는게 아닌가 역으로 두려울 정도다. 정말 그런지 이번 선언문의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빡빡한 스펙을 찬찬히 따져보자.


http://issue.media.daum.net/summittalk/200710/04/Edaily/v18338719.html
(전문)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1.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해 나간다.
남과 북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며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중시하고 모든 것을 이에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변함없이 이행해 나가려는 의지를 반영하여 6월 15일을 기념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하였다.
...이번 선언이 기존 선언의 연장선 상에 있으며, 기존 선언을 파기하고 새로운 걸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구현(implement), 그러니까 컴공식으로 얘기하면, 기존 선언이 추상 클래스라면 이젠 그걸 상속받아서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거지.


2. 남과 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으며 남북관계 문제들을 화해와 협력, 통일에 부합되게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기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남북관계 확대와 발전을 위한 문제들을 민족의 염원에 맞게 해결하기 위해 양측 의회 등 각 분야의 대화와 접촉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 하려는 것이 아니냐, 이런 북측의 두려움을 없애고자, 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연방제 통일을 돌려서 얘기한 것 같다. 즉 이렇게 되면 통일이 되더라도 남과 북은 각자의 정부를 운영할 것이며, 그 형태는 미합중국이나 유럽연합 같이 되지 않을까 싶다.


3. 남과 북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서로 적대시하지 않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며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어떤 전쟁도 반대하며 불가침의무를 확고히 준수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과 각종 협력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 등 군사적 신뢰구축조치를 협의하기 위하여 남측 국방부 장관과 북측 인민무력부 부장간 회담을 금년 11월중에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월드컵 중의 서해교전 등, 남북간의 군사적 대치상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장 다음달에 국방장관급 회담을 가지기로 했다. 이렇게 구체적인 날짜까지 명시할 줄이야.


4.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하였다.
...이번 선언의 가장 큰 포인트, 종전협정! 마침내 하는 것인가! 물론 "종전을 하기로 하였다"가 아니라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긴 하지만. 이 중간에 삽입된 구차한 말들이, 이 종전협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을 말해주고는 있지만, 어쨌든 첫발은 내딛은 것이다. 멀고 험난한 길의 첫발을 마침내 내딛은 것이다. (나는 이에 큰 감동을 받았다)

http://xacdo.net/tt/index.php?pl=642
이 시대의 명제는 남북의 통일보다, 남북의 평화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아직 정전협정도 하지 않았다. 남한의 법은 북한을 일개 국가로 인정하지도 않는다. 통일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갈 길이 멀다.


5.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경제협력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에서 적극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위한 투자를 장려하고 기반시설 확충과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하며 민족내부협력사업의 특수성에 맞게 각종 우대조건과 특혜를 우선적으로 부여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개성공업지구 1단계 건설을 빠른 시일안에 완공하고 2단계 개발에 착수하며 문산-봉동간 철도화물수송을 시작하고, 통행․통신․통관 문제를 비롯한 제반 제도적 보장조치들을 조속히 완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보수 문제를 협의·추진해 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며 농업, 보건의료, 환경보호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사업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현재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부총리급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로 격상하기로 하였다.
...으아악 이걸 다 하겠다는 말이냐! 마치 스티브 잡스가 애플 키노트에서 한창 청중들의 마음을 홀딱 사로잡아놓고 "One more thing..."을 하는 것 같다. 이미 종전협정으로 크게 한방을 먹은 나의 마음은 서해공단 추가와 철도, 고속도로 이용으로 넉다운을 당해버렸다.


6. 남과 북은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우수한 문화를 빛내기 위해 역사, 언어, 교육, 과학기술, 문화예술, 체육 등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백두산관광을 실시하며 이를 위해 백두산-서울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2008년 북경 올림픽경기대회에 남북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처음으로 이용하여 참가하기로 하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금강산 관광에 이어 백두산 관광까지! 게다가 올림픽 대표팀이 칙칙폭폭 기차를 타고 베이징으로 간다! 이렇게 상징적인 이벤트까지 마련하다니.

아, 이미 눈에 아련하다. 올림픽 선수단이 경의선 열차에 몸을 싣고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이.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헐레벌떡 정신이 하나도 없다.


7. 남과 북은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흩어진 가족과 친척들의 상봉을 확대하며 영상 편지 교환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이를 위해 금강산면회소가 완공되는데 따라 쌍방 대표를 상주시키고 흩어진 가족과 친척의 상봉을 상시적으로 진행 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자연재해를 비롯하여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 동포애와 인도주의, 상부상조의 원칙에 따라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산가족상봉에 한가지가 업그레이드 되었다. 그것은 바로 화상 채팅! 물론 순우리말을 쓰기 좋아하는 북한의 입김 때문인지 "영상 편지 교환"이라는 다소 생소한 말로 표현하기는 했지만, 이제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건강 문제 때문에 상봉을 못하는 일은 없겠지. 그리고 덤으로 남한의 북한 원조에 대해서도 아예 정기적으로 대주겠다고 못을 막았다. 어째서 조중동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걸까 모르겠다. (ps. 나중에 보니까 막 10~30조씩 든다고 하더라. 하긴 언급을 안 할리가 없지.)


8. 남과 북은 국제무대에서 민족의 이익과 해외 동포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건 무슨 말이래. 뭔가 납북자 문제를 언급하긴 해야 되는데 잘 안 된 것 같다.


남과 북은 이 선언의 이행을 위하여 남북총리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제 1차회의를 금년 11월중 서울에서 갖기로 하였다.
...곧장 다음달에, 그것도 서울에서 총리회담을 가지기로 했다니! 이렇게 구체적일수가! 정말로 하는 것 같구나.


정리해보자.

1. 이번 선언은 기존 6/15 선언의 연장선 상에 있다.
2. 남과 북은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기로 했다. 실질적으로 연방제 통일에 동의한 것.
3. 서해교전 재발 방지. 다음달에 국방장관 회담.
4. 종전협정 시작. 주변국 정상들과 협의가 필요.
5. 서해공단 신설. 철도, 고속도로 이용.
6. 백두산관광 신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선수단 경의선 이용.
7. 이산가족 상봉에 웹캠 추가. 남한의 경제적 원조 약속.
8. 해외동포에 관심. (납북자?)
+ 다음달에 서울에서 총리회담.

와 정말 앞으로 하기로 한 것도 많다. 하나하나가 주옥같고, 그만큼 앞으로 갈 길 또한 멀다. 하여간에 참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오기를. 피스.

http://www.xacdo.net/tt/index.php?pl=778
행복이 개인적이라면, 평화는 사회적이다. 평화는 내 개인적인 태도를 어떻게 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그만큼 더 어렵고, 그만큼 더 가치가 있다.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834

  • 가루 07/10/06 12:33  덧글 수정/삭제
    저도 2번!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으며... 이말에 의미를 안담아도 듣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지죠. 쌩까겠다는 말이 아닌 걸 알고 있으니까요~
    근데... 입력 버튼을 누를 때 주저하게 되는군요--;; 그리고 불여우에서 댓글 입력이 안되는 것 같아요.
    • xacdo 07/10/06 23:30  수정/삭제
      파이어폭스만이 아니라 익스플로러에서도 댓글 입력후 표시가 안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div 태그를 잘못 다뤄서 그런데, 일단 댓글입력은 되니까 걱정말고 새로고침 하세요. (벌써 몇달 됐는데 댓글에 큰 신경을 안 쓰다 보니까 그냥 안 고치고 있습니다;;)
  • pequt 07/10/06 17:32  덧글 수정/삭제
    네... 정말로 하기만 한다면야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죠.
    물론 문안 짜면서 될 가능성을 생각하고 문안을 짠다면 아예 짜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될 수도 있지만서도...
  • nemo 07/10/14 09:56  덧글 수정/삭제
    http://capcold.net/blog/?p=995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보니까, 죄다 선언은 노무현, 일은 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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