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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영상

홍상수 - 극장전 (2005)

06/07/29 09:51(년/월/일 시:분)


푸하하하 되게 웃기다.

홍상수 감독에 대해서 얘기는 여기저기서 많이 들었는데, 감독 얼굴이 예술영화랍시고 지루한 영화나 줄창 뽑아낼 것 같이 생겨서 일부러 열심히 안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 영화는 "영화에 대한 영화"라길래 갑자기 흥미가 동해서 보게 되었는데, 푸하하하 이럴수가.

이 영화가 재미있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보자. 이현비 - 재미의 경계 (재미에 대한 일반이론) 이라는 책을 보면, 재미는 '드러난 이야기'와 '숨겨진 이야기'가 역전되는 순간 발생한다. 즉 재미있는 이야기는 최소한 2중 구조를 가져야 하고, 이를 중첩하면 다중 구조도 가능하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에는 2중 구조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를 숨겨진 이야기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강우석 감독의 단선적인 영화 "실미도" 같은 것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북한은 남파 공작원을 많이 보냈는데, 우리도 북한에 그런 걸 하지 않았을까? 나도 군대를 갔다 왔지만 혹시라도 그런데 끌려가면 어떡했을까?"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기 때문에 실미도가 재미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즉 강우석 감독 영화의 재미는 영화 자체에 있지 않다.

이 영화가 재미있는 건, 이런 현실 세계의 축을 영화 안으로 끌어들였다는데 있다. 일단 앞의 40분짜리 중편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나면, 그 영화의 관객과 여배우와 감독의 이야기가 40분 동안 펼쳐진다. 재미의 2중 구조를 노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총 90분짜리 영화가 끝나면 영화 전체가 현실 세계의 축으로 작용하여 진짜 재미가 시작된다.

아, 내가 지금까지 영화를 어떻게 봐왔더라. 생각해보자.

http://www.xacdo.net/tt/index.php?pl=248
재미란 무엇인가 - 재미의 경계

ps. 줌(zoom) 참 과감하게 쓰데.
ps2. 홍상수 감독은 사람 뻘쭘하게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ps3. "영화 잘못 보셨네요." ...뜨끔;; (어차피 관객이 보기 나름 아닌가? 감독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내가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그런 거지 뭐. 즉 내가 기준이라는 얘기. 물론 가능하면 감독의 의도와 내가 받아들이는 것이 일치했으면 좋겠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어긋나는 경우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지.)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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