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06/04/08 08:39(년/월/일 시:분)
하나를 사면 다른 것도 사게 되는 효과.
구두를 사면 바지를 사고 싶고, 그에 맞춰서 재킷을 사고 싶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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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블루스 2005년 11월 19일 일기 |
마린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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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드로 효과가 나타나게 된 배경
196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옷은 머리부터 발 끝까지 풀셋으로 팔렸다. 우리가 동네 양복점에 가서 테일러 수트를 30만원씩 주고 쫙 맞추는 것처럼, 혹은 교복을 맞추는 것처럼, 그 전까지만 해도 옷은 다 그런 식으로 맞춰서 입고 다녔다.
그러다가 1970년대 전 세계적인 경제 공황이 닥치면서 상의 따로, 하의 따로, 구두 따로 하는 식으로 단품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레이어드 룩(단품을 겹쳐서 입는 것)도 다 경제가 어려워서 나온 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밖에 걸치는 재킷은 비싸니까 하나만 사고, 안에 입는 셔츠는 싸니까 여러 장 사서 바꿔 입으면 비용이 절약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때 셔츠를 잘못 사면 바지와 재킷과 어울리지 않으므로, 소비자 레벨에서 패션 코디네이션이 필요하게 된다.
마찬가지 이유로 한 가지를 사면 그에 어울리는 다른 상품을 연쇄적으로 구매하게 되는 디드로 효과도 이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행은 계속 바뀌고 기존 상품은 구식이 된다. 그래서 결국 단품을 사더라도 결과적으로 풀셋을 맞추는 것과 비슷한 비용을 소비하게 된다.
즉 어떻게 보면 유행은 패션 업계에서 단품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만들어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유행을 타지 않고 두고두고 입을 수 있는 티셔츠와 청바지가 20세기 들어서 최고 히트상품인 이유도 같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 문주학 교수님 '현대사회와 패션' 강의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