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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소외감

08/05/22 22:11(년/월/일 시:분)

어제 졸업사진 같이 찍은 사람들과 술을 마시러 갔다.

술을 마시고 나오는데 잠깐 화장실에 들렀다.

나와보니 아무도 없었다.

마침 전화기 배터리가 다 되서 전화를 걸 수도 없었다.

가까운 편의점에 갔더니 충전하려면 30분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혼자서 터덜터덜 집으로 가면서

소외감을 느꼈다.


나중에 전화를 걸어보니 내가 안 나온지도 몰랐다고 하더라.



하긴 내가 사람 사귀는 걸 아주 적극적으로 하는 편도 아니고

지난주에는 우리과 예비군 훈련인 것도 몰랐고

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고



어학연수 갔다오니까 다들 졸업했고

01학번이면 너무 학번이 높은 축에 들기도 하고


아니 01학번 중에서도 나는 별로 과에 친구가 없었다.

그 처음으로 돌아가자면


첫 OT였다.

대성리 어디였나 하여간 그런데서

밤에 강당에서 장기자랑하고 술마시는데


어떤 고학번 선배가 강당으로 전부 집합을 시켰다.


자기가 술마시는데 혼자만 남았다는 거다.

솔직히 나이많은 선배랑 얘기하는데 재미가 있겠냐.

그러니까 하나 둘 슬슬 자리를 피하다 보니까 혼자서 술마시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너무 열받아서 우리 과 전부 강당으로 집합을 시킨 거다.



그 선배가 94학번이었는지 96학번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여간 96학번이 97학번을 졸라리 뭐라고 그러고 강당을 나갔다.

그러자 97학번이 98학번을 엎드려 뻗쳐 시켜놓고 엉덩이를 발로 차고 싸다구를 때리고 나갔다.

그리고 98학번이 99학번을, 99학번이 00학번을... 그리고 00학번에 와서야 멈췄다.



나는 그런게 체대 쪽에나 있는 건줄 알았다.

근데 컴공 첫 OT에서 이런 일을 겪고 나니까


너무 화가 나서

그날 새벽 4시로 버스를 타고 올라왔다.

그리고 그 후로 과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근제 이제

올해 졸업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나이많은 축에 드는 01학번으로서

어제 술자리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고 나니


아, 이런 기분이었나

대충 이해가 되기도 하고



사실 내가 그때 그런 일을 안 당했으면

그래도 과방을 좀 다니면서 친하게 지냈으면

내가 없어진지도 모르고 다들 가버리는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았을까

내가 너무 인간관계에 소홀했던 게 아닌가


혹은 원래 고학번의 대학 생활은 어쩔 수 없는 건가



나도 참 인격에 빈칸이 많은 것 같다.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1189

  • 나말이 08/05/23 02:23  덧글 수정/삭제
    앗 저런 ㅠㅠ
    원래 붙어다니는 두세명같은게 없으면 좀 일어날수있는일임.. 신경쓰지마셈 근데 이런건 원래 과대라든가.. 뭔가 챙기는사람이 있지않나요? ;_;
  • 서광 08/05/23 03:52  덧글 수정/삭제
    에혀. 후배들 밥 좀 사주시지..^^
    그냥 생긴대로 사는게 편하죠, 억지로 할 필요야..
  • pequt 08/05/23 04:32  덧글 수정/삭제
    제 다니는 데는 제 입학 2년 전인가에 사람 몇 잡아서 그런지 그런게 없더군요. 천상 이런 건 피를 먹여야만 자라는 것 같습니다...

    뭐, 그래도 고학번 소외감은 어쩔 수 없더군요...
  • 황진사 08/05/24 18:05  덧글 수정/삭제
    솔직히 그런일을 안당했으면.. 에서 시작하면 안되고 그런 일을 참았으면.. 에서 시작해야 맞는것같은데? 그게 사회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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