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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낀 세대론 (꼬인 군번론, 완충재론)

09/01/24 00:55(년/월/일 시:분)

나는 82년생이다.

올해로 28살이다.


아직도 충분히 젊고

내 인생의 전성기, 미중년의 길을 걸을 40대까지는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지만


사회적으로 처한 나의 상황이 좀, 답답한 면이 있다.

군대로 말하자면 꼬인 군번 같다.


시대적으로 나의 사명은

윗 세대와 아랫 세대의 사이에 낑겨서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재가 되어야 하는데


쩝쩝.

그럼 난 손해를 봐야 하잖아.

사회를 위해서 개인이 희생해야 하잖아.


아 놔.



이거 옛날에 했던 얘긴데 좀만 더 하자면


http://xacdo.net/tt/index.php?pl=1154
인구피라미드로 보는 지금의 10대 중고딩 세대
나는 내 앞에는 엄청 보수적인 세대가 떡 하니 절대다수로 자리잡고 있잖아. 그래서 그 밑에서 딱갈이 노릇을 해야 한단 말이야. 그런데 내 다음 세대는 인구가 팍 줄어서 걔네들이 내 딱갈이 노릇은 안 할 거란 말이야.
군대로 비유하면, 내 앞에는 고참들이 엄청 많아서 맨날 구두 닦아주느라 고생했는데, 이제 내가 고참이 되니까 TO가 줄어서 신병이 안 들어오는거야. 신병이 귀한 시대가 오는 거지. 그래서 이젠 병장도 내 구두는 내가 닦는다.
근데 걔네들이 고참이 될 세대가 보면, 인구피라미드를 잘 봐봐. 8번 세대는 인구통제가 풀려서 수가 많아진다고. 그러면 걔네들은 신병을 충분히 받을 거 아니야!
그러니까 딱 6번 세대가 그 사이에 낀세대, 끝물 세대라고 할 수 있지. 경쟁은 치열하고, 앞 세대는 꽉 막혔고, 뒷 세대는 뻥 뚫렸고. 니네는 좋겠다. 쩝.


정리하자면

1. 전후 베이비붐 세대 -> 자식 (지금의 20대 중후반)

2. 386세대 -> 자식 (지금의 10대 중고딩)


여기에 플러스 알파로

1. 기존 베이비붐/386 세대 - 구조적 상승을 경험했다. (자수성가)

2. 10대/20대 - 구조적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88만원 세대)



여기에 평균수명 증가로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아직도 건재하다.

옛날식 사고를 가진 노인들, 열심히 노력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의 노인들이 아직도 사회 지도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원로원 같아.



하지만 실제로 현재를 사는 젊은 우리들은

열심히 해도 뭐가 되기 어렵다. 구조적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하는 선택은

안타깝게도 모 아니면 도다.


http://xacdo.net/tt/index.php?pl=1445
정당 지지율 동향 - 한나라당 vs. 민주노동당
20대의 한나라당 지지율이 60%인 것도 놀랍지만 사실 더 놀라운 건 20대와 30대의 민주노동당 지지율이다. 30대는 무려 민주노동당이 지지율 1위이며 20대도 숫자는 작지만 민주노동당이 2위다. 타협이나 중도주위는 없다.


급진 대 급진, 과격 대 과격의 싸움.

이러니까 사람이 죽어나가지.




나는 이런 잘못이 다음 세대에서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다.

내 선에서 끝내고 싶다.

그래서 희생해야 한다.



군대 있을때도 그랬어.

내 앞까지는 구타가 있었거든.

근데 나 때부터 구타가 없었지.


물론 말 안 듣고 대드는 후임이야 언제든 생기지.

그래서 구타 좀 하려고 했더니 옆 부대에서 넘어다 보고 신고가 들어온 거야.


그래서 그때 부대 인원의 1/6 정도가 영창을 다녀왔지.

그 후로는 매달 소원수리 적고, 쥐죽은 듯 조용히, 사무적인 관계가 만들어졌는데.


그것도 나름 발전이었다고 봐.

덕분에 내무 부조리도 많이 없어졌고.

나는 맨날 고참들 구두 닦아줬는데, 나는 직접 닦았고.



대학교에서도 마찬가지.

내가 2001년에 처음 과 오리엔테이션을 갔을 때

94학번 선배가 왔거든? 근데 그 선배가 꼬장꼬장해서 다들 피했어.

그래서 술을 마시는데 그 선배 혼자 남은거야. 다들 상대를 안 해줘서.


그래서 그 94학번 선배가 강당으로 집합을 시켰지.

어떻게 이렇게 선배 대우를 안 해줄 수 있냐고.

그러더니 95학번 뺨을 때리고 나가는거야.

그러니까 95학번이 96학번 때리고, 96학번이 97학번 때리고...


그러다가 그게 00학번에서 멈췄어.

그러니까 우리는 안 맞은거야. 앞에서 끊었으니까.


그런 시대였다니까.

요즘 09학번들도 오리엔테이션 가면 학번별로 줄 세워놓고 때리고 그럴까?


옛날에는 고학번이 MT 오면

일부러 말도 걸어주고 맞장구도 쳐주고

(1박2일에서 강호동이 어르신들께 그러는 것처럼)


그랬지만 요즘 애들은

고학번도 재미 없으면 술 같이 안 마셔줄껄.

그러니까 권위를 버리고 열심히 어울려야지.




그러니까 나는 딱 낀 세대야.

앞 세대는 구타를 했어. 하지만 내 뒷 세대는 구타를 하면 안 돼.

그리고 그 사이에 내가 있는 거지.


나는 앞 세대의 사고방식을 이해는 하지만 따르면 안 되.

그리고 뒷 세대의 사고방식을 어색하지만 따라야 하지.




결론.

내 아버지 세대는 전후 베이비붐 세대야.

전쟁통에 모든 것을 잃고 바닥부터 시작한 대단한 분들이지.


하지만 나는 그런 삶을 되풀이해서는 안 돼.

대단하긴 하지만 무결한 건 아니니까.


내 다음 세대는 인터넷 세대이자 386 세대의 자식 세대야.

축복받은 세대고, 우리 세대만큼 경쟁도 치열하지 않을꺼야.


그리고 나는 이 다음 세대들에게 부조리를 바라면 안 돼.

욕심을 덜 부려야 해.

혜택을 덜 받아야 해.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다기보다는

시대적 사명이 그런 걸 어떡해.


딱히 니네가 좋아서 그러는 건 아니라구. 흥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1561

  • 83년 1월생 09/01/24 02:39  덧글 수정/삭제
    그러게 말입니다...
  • 두둥. 09/01/24 08:59  덧글 수정/삭제
    츤데레 세대...
  • kabbala 09/01/24 18:11  덧글 수정/삭제
    (1) 대학때 IMF 맞은 세대들을 보고 좀 위안을 삼으셔요.
    (2) 아무리 구타를 멈춰도 밑에 정삭적인(?) 놈이 들어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구타 전통은 이어집니다.
    • dawnsea 09/01/27 11:43  수정/삭제
      지금의 72, 73, 74년생. 특히 73년생들 한이 많은 듯.

      1. 학력고사 마지막세대 (하향 안정지원 아비규환)
      2. 포트란 배우고 군대 다녀오니 윈도95로 바뀜
      3. 학과제로 입학하고 군대 다녀오니 학부제로 바뀜(졸업코스 올수정)
      4. 졸업하려고 하니까 IMF닥침
      5. 과장쯤 달고 겨우 아파트 샀더니 서브프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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