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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영상

악마를 보았다 (2010)

10/08/15 15:08(년/월/일 시:분)

평소 악평을 잘 안 하기로 유명한 이동진씨가 왠일로 이 영화에는 매우 정중하게 악평을 남겼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263&aid=0000000489
[리뷰] '악마를 보았다'-황폐한 정육점 스릴러


또한 네티즌 의견도 무척 나쁜 편이다. 제작비 70억을 어떻게 회수할 지 걱정이다.

반면 고등학생 때부터 팔선반점의 인육만두, 살로 혹은 소돔의 120일, 기니 피그 혈육의 꽃 등으로 꾸준히 고어물을 단련해 온 본인으로서는 무척이나 즐거운 종합 선물 세트였다. 김지운 감독도 소신적에 이런 영화들을 즐겨 봤고, 그래서 나름 고어물 팬으로서 고어물을 자기식, 한국식으로 소화한 게 아닐까.

그리고 많은 부분을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 친절한 금자씨,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등 한국의 여러 범죄 영화에서 가져다 썼다. 아마 평소 김지운 감독이 박찬욱의 잔혹함을 부러워하고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 증거로 영화 마지막 크레딧에 스페셜 땡스 투로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등의 감독 이름들이 주루룩 올라갔고, 최민식이 영화에서 처음 썼던 무기도 올드 보이의 망치고, 추적 장치를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것도 올드 보이의 신발 밑창이었다. 또한 마지막에 이병헌이 최민식을 묶어두는 기구도 친절한 금자씨에 나왔던 것이랑 비슷하게 생겼다.


음... 딱히 스토리는 없지만 김지운이 항상 그랬듯 화면 때깔은 정말 70억을 공으로 쓰지 않았구나 싶을 정도로 기름기가 좔좔 흐른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를 고급 고어물로 감상하면 무척이나 즐거울 것이다. 뭔가 논리적이라던가 심정적으로 스토리를 이해하려 들지 말자. 그냥 살인마는 살인마일 뿐이다.

다만 다소 잔인한 액션 영화로 본다면 재미가 없을 것 같다. 물론 두 살인마가 서로 정면 대결을 벌이는 점은 전형적인 김지운 스타일이지만, 거기에는 흔히 정두홍 식 액션에서 느껴지는 통쾌한 맛이 없다. (물론 무술감독은 정두홍이었지만) 그래도 마지막 결말은 적어도 이병헌의 입장에서는 무척 통쾌한 결말이었을 것이다. 감상적인 면만 줄였어도 아주 일반적인 컬트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그보다는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같은 느낌의 촌스러운 재미를 준다. 평소 미국식 호러 영화를 즐겨 보았다면 오히려 김지운의 개그에 박장 대소를 할 지도 모르겠다.

미국식 호러 영화의 클리셰를 가져다 쓴 부분은 상당히 많은데, 예를 들면 여자 인물들은 불필요할 정도로 예쁘다던지, 첫 등장한 여자 미녀는 어쨌든 초반에 죽는다던지, 특히 살인마가 처음 등장할 때의 화면 구성은 손발이 오글오글할 정도로 13일의 금요일, 나이트메어, 스크림 등에서 익히 봐온 구성이었다.



음... 이 영화의 최대 피해자를 뽑는다면 최민식이 아닐까. 도대체 올드보이 시절부터 이런 살인마 역할만 몇 번 째야. 인터뷰에서 농담삼아 얘기했지만 정말 이렇게 강한 역만 맡다가는 다른 역할이 안 들어올 것 같다. 박찬욱도 최민식의 캐릭터를 많이 소모했지만, 김지운은 거기에 사골까지 우려먹은 것 같다.



추천
-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고급 고어물 화면을 감상하고 싶다.
- 나는 김지운 팬이다.

비추
- 나는 김지운 식의 통쾌한 액션을 보고 싶다.
- 나는 이병헌 팬이다.

하여튼 김지운은 이병헌을 지나칠 정도로 좋아한다. 달콤한 인생이나 놈놈놈이나 아이리스나 다 캐릭터가 똑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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