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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한미 FTA

06/07/23 14:01(년/월/일 시:분)

GATT, WTO 등의 국제적인 협약이 잘 지켜지지 않고 권위를 잃으면서, 최근의 국가간 무역 문제는 각 국가간의 직접적인 협약을 통해 극복하는 추세다. FTA도 그런 연장선 상에 있으며, 사실 이것은 국가간의 무역장벽 해소의 가장 낮은 단계의 방법일 뿐이다.

이렇게 가장 기본적이고 낮은 단계의 개방임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우리는 오직 미국과 FTA를 하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와의 FTA도 벌써 3차 협상을 시작했고, 농업 문제로 따지면 인도쌀이 미국쌀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 분명한데도 뉴스나 신문에서 이에 대한 언급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즉 이것은 FTA가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이 미국이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것이다. 즉 우리는 인도 < 한국 < 미국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싸움이라도 인도에는 이길 수 있지만 미국에는 질 거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미 FTA 논란의 주체는 누구인가? 삼성이나 SK 같은 대기업이 한미 FTA에 반대하던가? 아니다. 그들은 아마도 해볼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면에서는 어느 정도는 이득이라고 생각해서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을 것이다. 즉 FTA에 반대하는 쪽은 경제의 약자이며 소수이다. 그래서 한미 FTA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힘이 없는 것이며, 아마도 FTA가 체결된 후 강한 자만이 살아남고 잔챙이들은 싹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강한 기업만이 살아남는 상황은 한국에게 나쁜 것일까? 정부의 입장에서는 그 상황이 오히려 국익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것은 일부 기업만 집중적으로 육성하던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다. 무역장벽은 약한 기업에게는 보호구지만 강한 기업에게는 구속구다.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는 창을 쥐어주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방패를 버리라는 얘기가 될 것이다.

즉 이것은 성장과 분배의 문제에서 성장을 택한 것이다. FTA의 체결로 경제 규모는 확실히 확대될 것이며 이것은 경제 성장률 등의 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는 정부의 판단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욕을 먹겠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지금 해 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341

  • xacdo 06/07/26 02:16  덧글 수정/삭제
    WTO 깨졌더라. 그러면 그렇지.

    http://news.naver.com/news/read.php?&office_id=009&article_id=0000519289
    DDA협상 결렬…WTO 맥빠지고 FTA 힘받는다
  • 가루 06/07/27 15:16  덧글 수정/삭제
    진짜 삶보다는 지표에 관심있다는게 좀 이상하네요.
  • 황진사 06/08/02 14:21  덧글 수정/삭제
    글쎄, 난 한국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FTA는 극력 반대인데.. 이유야 많지만 이 글에서 지목된 예에 대해 코멘하자면,, 첫째로 같은 싸움이라도 인도엔 이기지만 미국엔 진다.. 이건 사실 자본의 문제야. FTA라면 무엇보다도 대규모 자본의 이동을 허용하는것이고 그점에 있어서는 97년 경제위기 이후에 조금 열린 빗장에도 주식시장 반을 내줘버린 한국의 경제 규모로 봐서 자금력에 있어선 세계 최강인 미국경제에 한국이 한개 주로 편입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 인도는 그런점에서는 미국에 한참 뒤지지. 대기업은 당연히 정권과 연락도 되기때문에 자기네 이득보는쪽으로 FTA를 정부를 시켜 손질할 수 있는 위치지. 황당한 일례로, 미국 앨라배마에 있는 현대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나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일본차는 FTA 협상에서 제외되었지. 거기다가 법률시장 개방도 초기단계인 지금부터 벌써 유보되었고. 힘있는 자가 룰을 정한다... 성장과 분배의 문제에서 성장이라.. 구지 따진다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현재 한국의 창의 소유주들이 대부분 외국인 주주들이고.. 방패가 필요한 기업들을 토종자본이 더 많이 지배하고 있으니.. 어떻게 봐야되나. 이러다간 김영삼 원죄론으로 귀결될텐데.. 아마 사람들이 많이 생각하는건 현재 정권의 조급증이겠지. 지지율은 엉망이고, 해논건 5000원짜리 지폐바꾼것밖에 없고, 결국 레임덕 극복을 위해서 퇴임전 '한건'을 처리하기 위해 억지로 미국을 테이블에 끌어들여서 판을 벌였다는것 자체가 불신의 근원 아닐까. 이미 김영삼 정권때 OECD라는 막판 쇼에 한국 IMF로 넉다운 된 경험이 있자나..
  • 황진사 06/08/02 14:24  덧글 수정/삭제
    진짜 삶보다는 지표에 관심이 있다는 말도 의미심장하네. 자본이 들어온다는말은 기업의 주인이 바뀐다는 말이지.. 결국 회사 주인들은 한국의 돈많은 사람들보다 더 돈많은 미국의 부자들이 될거고.. 결국 한국사람들은 월급쟁이중에 고급월급쟁이가 되느냐 저급 월급쟁이가 되느냐의 기로에 설뿐이지. 전형적인 남미화 혹은 동남아화 현상이지.
  • 앞으로 06/08/19 02:05  덧글 수정/삭제
    나라간의 구분자체도 모호해질거에요 fta가 모든나라에게 확대되기 시작하면 그래서 중국인 노동자와 우리노동자 인도노동자는 같은 상황에서 경쟁하게 되지요. 이게나쁜걸까요? 글쎄요.. 우리나라의 일부경쟁이 안되는 중국인 노동자나 인도노동자보다 못한 노동자는 손해보겟지만 더 많은 사람이 이득을 보죠. fta는 양날의 검이에요. 어떻게 보면 fta반대는 이기주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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