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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영상

28일 후 (2002)

07/06/10 06:29(년/월/일 시:분)

요즘 이 영화의 후속편인 28주 후(28 Weeks Later)가 개봉했기래, 기념으로 앞에 걸 챙겨봤다.

28 Days Later…

이 영화처럼 세상의 종말, 아비규환을 그리는 작품은 많다. 굳이 호러영화가 아니더라도 일본만화 드래곤헤드, 최종병기 그녀 등 많은 작품이 이런 식으로 극도의 폭력 속에서 무정부 상태에 다다른 처참한 상황을 보여주는데, 사실 이건 아비규환 그 자체로도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텅 비어버린 영국 시내라던가, 아무도 없고 폐허가 되어버린 고속도로를 보는 건, 그것 자체로도 스펙타클 하다. 블록버스터처럼 영국 시내를 물에 잠기게 하거나 무슨 거대한 빌딩을 부숴트리지 않아도, 단순히 텅 비어있고 폐허가 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꽤 흥미롭고 제작비도 아낄 수 있잖아.

또한 이 영화에서는 난데없이 "28일 후..."라는 2번의 과감한 점프가 나온다. 별 설명도 없이 관객을 난데없는 상황에 던져버린 후, 설명을 나중에 해가는 식으로 전형적인 전개를 뒤집은 것이다. 물론 메멘토(2000)에서 이런 점프를 영화 내내 써먹기도 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아주 심플하게 맨 처음에 한번, 그리고 마지막에 한번만 쓴다.

사실 이 점프도 영리한 것이, 일단 상황이 다 끝난 다음에, 그러니까 마치 영화가 다 끝난 다음에 다시 시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돈이 많이 들만한 비싼 장면은 싹 잘라버리고, 일단 시작해버린 다음에 비싼 장면은 관객의 상상에 맡기는 거지.

그래서 이 영화의 2가지 포인트, 폐허가 되어 텅 비어버린 영국 시내와, 난데없이 28일 후에 턱 던져버리는 과감한 점프는, 내 생각으로는 단순히 제작비를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 외에는 별로다. 그래서 제작비를 충분히 확보하여 비싼 장면을 잔뜩 집어넣었을 후속편 "28주 후"가 재미가 없을 것도 불 보듯 뻔하다. 아니 애초에 재미있었던 게 제작비를 줄이려는 아이디어에서 나왔던 건데, 그걸 제작비를 늘린다고 재미가 있어지나.


ps. 별로 중요하지는 않지만, 이 영화의 주제는 "아무리 아비규환에 빠지더라도 인간으로서의 품위는 잃지 말자" 다. 의외로 권선징악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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