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도닷넷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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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화의 이해

일과 삶의 조화 work / life balance

07/10/01 02:21(년/월/일 시:분)

http://news.naver.com/hotissue/ranking_read.php?office_id=008&article_id=0000833101
이건희 회장 "하이닉스에 왜 뒤지나" 질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이 하이닉스반도체에 뒤진 것에 대해 격노했다. 최고의 대우와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1등을 하지 못한 것은 경영진의 책임 아니냐는 강도 높은 질책을 했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office_id=032&article_id=0000245982
삼성전자가 매년 입증해 오던 ‘황의 법칙’이 올해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5년간 9월마다 이를 증명해 왔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9월이 지난 지금까지 신 기술이 발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실적부진과 정전사고 등으로 입지가 좁아진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의 입장이 더 난처해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무슨 군대도 아니고... 이건희 회장이 한 소리를 했으니 이제 아랫사람들은 한동안 죽어나겠구나. 참 이게 2007년의 IT업계 뉴스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이러니 요즘 졸업생들이 삼성을 기피하지.

http://www.dkbnews.com/?mn=news&mode=read&nidx=25942
삼성물산 46기 신입사원의 사직서

http://xacdo.net/tt/index.php?pl=705
나는 맨날 야근을 시키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사회적인 감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IT 업계에서도 삼성의 악명이 높은데, 일단 연봉은 높지만 들어가면 개인적인 시간이 하나도 없이 계속 일만 시킨다는 것이다. 그렇게 5~10년 정도 밑바닥에서 구르고 나면, 세상 물정 돌아가는 것은 하나도 모른채 삼성의 하부구조로 감금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면 된다. 안 하니까 못하는 거다. 배고프고 가난한 것도 다 노력을 안 해서 그런 거고, 학교 성적이 나쁜 이유도 노력을 안 해서다. 이를 악물고 죽기 살기로 노력하면, 안 될게 뭐가 있겠느냐! 이것이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나의 아버지 세대의 정신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이건희 회장도 불굴의 의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서 여기까지 올라오지 않았을까. 매년 메모리 용량을 2배씩 늘리는 "황의 법칙"도 살인적인 스케쥴로 가능했던 것이고. 예전에 박정희 시절에 현대 왕회장도 경부고속도로 지을 때 인력감독들을 발로 차 가면서 부렸다고 하니까. 죽을 각오로 일했고, 실제로 죽기도 많이 죽었고.

http://kr.ring.yahoo.com/WEBZINE/type_view.html?article_num=243&zine_num=20
한국 경제의 신화, 전설이 된 CEO, 정주영
1970년엔 역사적인 경부고속도로를 완공. 총 공사비 429억원, 공사기간 290일, 공사 중 사망 인원 77명으로 경부고속도로는 세계 고속도로 건설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과 가장 적은 비용, 가장 짧은 시간으로 만들어진 길이 됨.


전에 박인권 - 쩐의 전쟁을 볼 때도 똑같은 불편함을 느꼈다. 사채의 늪에 빠져 허덕거리는 인생 막장이, 어떤 계기로 열심히 노력해서 새 사람으로 거듭난다. 이런게 물론 같은 소재의 만화 "사채꾼 우시지마"처럼 몰락하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인간이 성장하는 방법을 오로지 "노력"으로만 설명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박인권 - 쩐의 전쟁 2부 13권, "여자의 돈" 중에서

물론 박인권씨도 이건희 회장이나 현대 왕회장과 같은 세대이기도 하고, 거의 비슷한 식으로 살아오기도 했으니까 이런 만화를 그리는 거겠지. 인터뷰를 보니까 완전 일중독자더만. 동시에 신문연재 3개를 할 정도니까. 어지간한 일본 인기 만화가도 이런 살인적인 스케쥴을 잡기는 어려울 걸.

http://weekly.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6/20/2007062000669_2.html
‘박인권 프로덕션’ 사무실의 불이 꺼지는 것은 일요일 오후뿐이다. 그는 매일 출근해 하루 14시간을 꼬박 종이와 펜을 놓고 씨름한다. 집에서도 작업은 계속된다. ‘모드 전환’을 위해 출근 전 새벽 시간을 활용해 집에서 ‘쩐의 전쟁’을 그리고, 사무실에서는 ‘대물’만 집필한다. 일요일 오후엔 ‘포졸’들을 만나 그간 확보한 정보를 교류한다. 술을 전혀 하지 않는 그의 유일한 벗은 담배와 음악. 종일 1970~1980년대 팝송을 틀어놓고 독하기로 유명한 ‘말보로’를 하루 네 갑씩 피운다. ‘워커홀릭’이다.


하루 14시간씩, 일요일 오후를 제외하고 일하니까, 일주일에 꼬박 80시간을 일하는 셈이다. 아마도 경제적으로 어렵던 시절에 한이 맺혀서 죽어라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이거야 우리 아버지 세대니까 이해할만도 하지만, 사실 일주일에 80시간씩 일하는 건 굳이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꽤 흔한 편이다. 특히 IT업계는 정말 죽어나.

http://www.cbsnews.com/stories/2006/03/31/60minutes/main1460246.shtml
CBS 60 minutes - Working 24/7 (Why Americans Are Working Longer)

CBS "60분" 2006년 6월 23일자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근로시간은 일 많이하기로 소문난 일본보다도 많은 수준이라고 한다. 특히 고소득 근로자의 경우 일주일에 60-80시간 일하는 건 보통인 편. 유럽이 주당 35시간 일하는 것에 비하면 완전히 2배다.

그래서 베스트바이(BestBuy)의 경우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하기도 했지만(한국에서도 많이 따라했지), 그렇다고 할일이 줄어든 건 아니라서 거의 뭐 자발적인 야근에 시달린달까. 혹은 굳이 야근이 아니라, 집이나 스타벅스나 어디서나 일에 찌들어 사는 생활이 계속되는 것.

한 변호사의 경우 두명이서 일을 반씩 나눠서 한다. 월화수/목금토. 그래서 주당 70시간씩 일하던 걸 35시간으로 줄일 수 있었다. 그래봤자 유럽 노동시간이네. 게다가 일을 안 하는 날도 블랙베리(Blackberry, 이메일 기능이 강화된 휴대폰)로 끊임없이 상대방의 업무를 물어본다. 가족들과 소풍을 나가서도 계속 블랙베리를 붙들고 있으면서 업무를 봐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노동법은 꽤나 열악한 편이라서, 법정 공휴일이 따로 있지도 않고, 시간외 수당만 착실히 지급하면 노동시간에 제약도 없다. 솔직히 지금까지 미국 경제가 비정상적으로 호황이라서 이제껏 버텨온거지, 언제라도 뻥하고 터질지 모르는 문제라니까.

두 부부 얘기도 나온다. 각자 각각 기업의 CEO인데, 시차 때문에 새벽부터 외국 바이어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아침에 출근하면서 차 안에서 핸즈프리로 컨설팅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소파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각자의 업무를 보는 생활. 섹스는 하지만 아이도 안 가지고, 결혼은 했지만 재산도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이렇게 삶이 일에 찌들어버린 생활. 물론 돈을 많이 벌기는 하겠지만, 아니 어떻게 사람이 일만 하고 살 수 있어. 부부생활은? 가족은? 취미는? 그렇게 죽어라 일만해서 남는 건 병들고 외로운 몸밖에 더 있겠어. 일중독자들이 병에 많이 걸리는 편이기도 하고. 그렇게 살면 나중에 10년 20년 지나서, 암 걸려. 진짜로.

그래서 요즘 미국 기업에서 강조하는 것이 "일과 삶의 조화(work/life balance)"다. 물론 일을 많이 시키는 편이 기업에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그렇게 일주일에 80시간씩 일만하는 일괴물을 양산해봤자, 나중에 10년 20년 지나면 다들 가정 파탄나고 병들고 몰락하는 것밖에 안 남을 거 아냐. 아니면 갑자기 과로사로 죽던가. 그러면 기업으로서도, 기껏 인재를 키워놨더니 못 써먹게 되는 거지.

http://atypical.egloos.com/780961
교수님이 상당히 유명한 다국적 기업을 다니고 있을 때, 그 회사의 중역들이 Work Life Balance에 대해 강연을 했나봅니다.
중역 1 - 나는 집사람이 집에만 있어서 가족에 관한 부분은 신경 안써도 된다. 그래서 난 일만 한다.
중역 2 - 나는 집은 미국인데 영국에서 업무가 많다. 그래서 주말마다 콩코드를 탄다. (콩코드표는 눈 튀어나오게 비쌌답니다. 중역이나 되니까 가능한 얘기죠.)
중역 3 - 나는 Work Life Balance를 위해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내 취미를 전부 포기하기로 했다.
중역 4 - 일만 하다보니 이혼하게 됐다. 역시 Work Life Balance는 중요하다.
결국 교수님은 그 강연에서 얻은 것이 전혀 없었다는 얘기.



노력이 전부는 아니다. 열심히만 한다고 그게 다는 아니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사람으로서의 삶도 살아야지.

그렇다면 반대로, 내가 나중에 회사를 차린다면, 어떻게 일을 시켜야 할까? 가능하면 적은 돈을 주면서 최대한 부려먹어야 회사가 돈을 벌텐데, 그러면서도 직원들의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려면 어떡해야 하지?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832

  • 황진사 07/10/01 09:45  덧글 수정/삭제
    내 친구중에 평균 일주일에 일을 115시간 하는놈도 있다..
    월스트리트가 그런곳이지.. IT는 양반이다..
  • ㅇㅇ 07/10/01 15:27  덧글 수정/삭제
    근데 과연 요즘 미국 기업에서 강조하는 것이 "일과 삶의 조화"인가요?
    제 주변에서 미국으로 유학가서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회사가 대외적으로는 적절한 여가활동을 강조하면서도 열심히 휴가 다 챙겨쓰거나 하는 사람들은 조용히 사라지거나 항상 그자리고 육아 휴가등도 오래다녀오면 자리가 없어진다던데-_-

    한분은 삼성 다닐때 하루에 담배 한갑씩 폈는데 미국가니깐 담배가 줄었데서 그래도 삼성보다는 낫나보네요? 했더니 담배 필 시간이 없어서 못핀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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