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탑

냉각탑은 왜 쌍곡선 모양일까? 나는 이 쌍곡선이 우아하다고 느꼈다. 푸른 잔디 너머로 수증기를 내뿜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통짜로 매끈하게 곡선을 만들었을까, 참 감탄스러웠다.

그러니까 냉각탑은 왜 쌍곡선 모양일까?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그 이유는 냉각효율 때문이었다. 수증기를 좁은 출구로 내보내야, 그 좁은데 옹기종기 모여서 응축되었던 수증기가 갑자기 확- 하고 넓은 공기 중으로 해방되어야, 그래야 열이 더 빨리 식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베르누이의 정리라고 한다)

그래서 베르누이 덕분이란다. 물론 내가 냉각탑을 좋아하는 이유는 냉각 효율 때문은 아니다. 그냥 저기 저 사람보다 엄청 큰 매끈한 곡선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보고 있으면, 내가 저기에 마구 압도당해서 어느새 내 자신이 아무렇지도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옛날부터 이런 거대한 기계류가 좋았다. 2009년 구미 공단에 내려갔을 때도, 그 뭔가 복잡한 설비가 잔뜩 있는 게 마냥 좋았다. 처음 버스를 타고 도착했을 때, 녹슨 철골 구조물들이 끝도 없이 펼쳐진 광경이, 나는 꽤 마음에 들었다.

그 뒤에는 아마도 어려운 수학과 과학이 있을 것이다. 공장과 기계를 돌리는 직원들도 있을 것이다. 뭔진 몰라도 엄청 복잡한 관리 체계와 회계 시스템 등이 하여간에 뒤에서 바쁘게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압도당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한 눈에 보기에, 척 봐서, 크고 우아하다, 이 점에 푹 빠져버렸었다. 그리고 그런 나의 성향은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똑같이 동작하고 있다.

그래서 말인데, 냉각탑은 왜 쌍곡선 모양일까? 네이버를 찾아본대로 나는 이제 설명할 수 있다. 아니 그 대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문이 중요한 것이다. 나는 냉각탑 모양이 왜 쌍곡선 모양인지 알고 싶다. 그것이 나를 이끈다.

CategoriesUncategorized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