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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삼총사2 - 유쾌한 액션영화
http://www.nkino.com/NewsnFeatures/article.asp?id=10503

2003년 6월 27일, 전세계에서 동시에, 미녀삼총사 Full Throttle이 개봉했습니다.
저는 전부터 기대를 했지만, 혹시나 재미가 없을까 조마조마해서, 결국 개봉날 극장을 찾았습니다.

마침 비도 오고 그래서 밖에서 놀 거리가 없었는지, 방학을 맞은 할일없는 대학생 커플들이 극장을 꽉 메웠더군요. 그 틈바구니 사이에서 예매도 안 한 영화 자리 사느라 아주 진땀을 뺐습니다. 자리가 정 없을때 쓰는 비장의 테크닉을 썼죠.

CGV에서는 인터넷 또는 전화로 예매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예약하면 비밀번호만 부여받고 돈은 나중에 내죠. 그렇다면 예매만 해놓고 안오면 어떡할까요? 그래서 영화시작 20분 전까지 돈을 안내면 자동 취소가 됩니다. 바로 이겁니다. 어떤 영화든, 설령 매진이 되었다 하더라도, 20분 전에 표가 살짝 풀립니다. 이걸 놓치면 안됩니다. 요 몇분 안되는 시간을 잡느라 한시간을 번호표 뽑는 기계와 실랭이를 했네요. 어쨌든 봤으니 다행입니다 ^^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아주 잔꾀 안부리고 시원시원하게 돈 들인 장면부터 보여주더군요. 예고편에도 나왔던 그 댐위에서 탱크와 트럭 이러쿵 저러쿵 하는 장면 말입니다. 역시 CF감독 출신답게 시원시원한 전개가 좋았습니다. 뭐 뜸을 들인다던가, 아꼈다가 나중에 보여주고 그런거 없습니다. 보여줄게 있으면 그냥 보여주죠.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계속 조마조마 했습니다. 이 영화는 원체가 재미없는 길로 빠지기 쉬운 영화입니다. 아슬아슬한 감정의 흐름을 잠깐만 놓쳐도 금방 맥빠져 버리는 영화죠. 그런데도 이 영화는 중반을 지나 후반부까지 가도 꿈쩍도 안하더군요. 처음 시작했던 엄청난 페이스대로 계속 질주합니다. 죽이더군요.

좀 아쉬운 부분을 굳이 찾는다면, 흑인이 떠벌떠벌대는 개그가 반도 이해가 안 갔다는 겁니다. 워낙 말을 빨리 하는데다가 미국 문화를 기반으로 한 개그라서, 원어를 직접 들은 부분이 아니면 웃을 수 없더군요. 뭐 그래도 영화의 대부분이 비주얼적으로 보여주는 탓에 그다지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말이 필요없죠. 딱 보고 느끼면 끝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균형감각'입니다. 야설의 문 가족이라면 포르노를 좋아하시겠죠. 하지만 아무리 포르노 매니아라도 포르노 장면만 줄창 2시간씩 못 봅니다. 사람 심리란게 교묘해서, 아무리 야한 영화를 보고 싶다 하더라도 그저 야하기만 해서는 만족을 못합니다. 야한 것 이상의 무언가를 원하죠. 야한 영화를 좋아한다 하더라도 전체 장면의 10% 이상을 섹스로 채우면 어지간한 인내심 아니고는 못 볼 겁니다.

예전에 '딥 임팩트'와 같이 개봉했던 '아마겟돈'의 감독도 그런 말을 했습니다. 액션영화라 하더라도 중간중간에 드라마도 좀 넣고 그래야 재미가 있다고. 미녀삼총사도 그렇습니다. 가볍고 즐겁고, 그러면서도 순간 긴장시켰다가, 살짝 우울해졌다가, 다시 밝아지고. 그 감정의 흐름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감각이 죽입니다. 영화가 리드를 하니까 관객은 잘 따라오기만 하면 됩니다.

하여간 저는 이런 유쾌한 영화가 좋아요. 마지막에 아주 배우들 웃는 얼굴만 줄창 보여주던데 그 모습만 자꾸 떠오릅니다. 얼굴에 주근깨도 많고 살도 통통하고 좀 밉살맞고 그런 얼굴이지만, 일부러 화장도 두껍게 안하고 단점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래도 웃는 얼굴이 참 보기 좋더군요. 사실 '미녀'삼총사 라는 제목은 좀 어울리지 않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마녀삼총사나 민요삼총사라고 할수는 없는 노릇이니 별수없겠죠 ^^

영화는, 물론 소설이나 드라마도 그렇고 다 그렇지만, 영화는 다른 세계를 보여줍니다. 그 세계는 살인의 추억처럼 현실을 반영한 암울한 세계일수도 있고, 미녀삼총사의 세계처럼 말도 안되게 유쾌한 환상일수도 있습니다. 어찌됬건 스크린을 통해 다른 세계의 사람이 되었다 나오는 경험은 소중한 것이지요. 마치 아주 유쾌한 친구를 만나서 술 한잔 하고 온 기분입니다.
|hit:1810|200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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