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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을 보고 매트릭스를 기대한다
매트릭스2 말입니다. 내일 아침 9시에 조조로 표를 끊어놨습니다. 목요일 아침이라 널널할 줄 알았는데 저같이 할일없는 대학생들이 많은지 거의 매진이더군요. 금요일 오후나 토요일은 완전 매진이구요. 아마 지금쯤이면 일요일까지도 매진됬을 겁니다. 암표장수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더군요.

어제 밤에는 매트릭스를 볼 준비 겸 해서 엑스맨2를 다운받아 봤습니다. 요즘들어 스크리너의 화질이 상당히 좋아졌더군요. 해리포터 볼때만 해도 안그랬는데 특히 촬영하면서 생기는 프레임 차이에 의한 깜빡임은 거의 볼 수가 없더군요. 하여간 이쪽 스크리너의 세계도 깊이 들어가면 재미있는 구석이 많을 것 같지만 이 얘기는 다음으로 넘기고..

어찌됬건 엑스맨2는 그럭저럭이었습니다. 2편이나 됬는데도 여전히 배경설명에 캐릭터 소개가 계속되더군요. 도대체 본편은 언제부터 시작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영화로 나온다길래 전 지구나 전 우주를 대상으로 하는 엄청난 스케일을 기대했는데, 겨우 학교 하나에 댐 하나라니.. 그냥 TV시리즈 같은 작은 규모라 좀 실망을 하긴 했습니다. 그래도 뭐 이런 영화는 스토리로 보는게 아니니까요.

엑스맨을 보고나니 매트릭스가 더욱 보고 싶어졌습니다. 사실 엑스맨의 세계관은 많이 허접하죠. 단순히 돌연변이라는 것 하나로 밀고 나가는데 그런 식으로 해서 전세계의 수많은 각종 돌연변이의 능력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합니다. 미국 대통령을 좀 까길래 반전의 메시지가 있나 했더니 그냥 '전세계는 미국 대통령 마음대로 돌아간다'는 말을 한참 돌려서 한것에 불과하더군요.

뭐 그런 것은 다 떠나서, 엑스맨의 재미는 아무래도 캐릭터의 재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울버린 진짜 멋있더군요. 아무래도 너무 많은 캐릭터가 나오는데다 주인공도 특별하게 없고 제작비도 딸리고 그랬는지 배우들이 대체로 연기를 못하는 편이었는데 그나마 울버린이 잘하는 편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실력보다는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우를 뽑다보니 그랬던 면도 있겠지요. 카메라워크나 CG 등으로 감추려고 해도 어색한 연기는 분명히 티가 났습니다. 뭐 물론 연기로 보는 영화가 아니죠 엑스맨은.

하여간에 계속 소개만 하는 탓에 좀 맥이 빠졌습니다. 해리포터 같은 느낌이었죠. 해리포터나 엑스맨이나 도대체 언제쯤 본편이 시작되는 걸까요. 엑스맨은 지금 페이스라면 7편이고 10편이고 정말 끝없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특별히 주인공이 있는 것도 아니라 맘만 먹으면 그들의 얼기설기 얽히는 이야기를 만들면 대하드라마 부럽지 않은 복잡한 스토리도 가능할 것 같고. 이쯤되면 재미로 보는게 아니라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억지로 보게 되는 경지에 이르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비디오 가게 가면 수십개씩 쭉- 꽂혀있는 중국 드라마 시리즈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저의 친구 아버지께서는 할 일 없으면 그런거 수십개씩 빌려다가 끝도 없이 보시던데요. 사실 품질은 상당히 떨어지지만, 그런 건 단순히 내용이 긴 것 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유발하더군요. 한 10편쯤 보고나면 손이 자동으로 비디오로 가게 될 겁니다. 그렇게 한 이틀밤 꼬박 새서 비디오를 보고나면 내가 비디오를 본건지 비디오가 나를 본건지 알 수 없는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지게 되지요. 어찌됬건 내용이 길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 자체가 재미를 주기도 하니까요. 그런걸 노리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내용이 길고 복잡한 것으로 따지면 일본 애니메이션 쪽을 빼놓을수가 없겠네요. 특히 건담 매니아들을 보면 장난이 아니죠. 수십년간 끊임없이 수정 보완되어 온 멋들어진 세계관. 거기다가 새 시리즈가 나올때마다 세계관은 끊임없이 확장되고. 연표만 만들어도 어지간한 역사책 두께는 나올 것 같습니다. 아마도 처음에는 메카닉이 멋있어서 보게 되었을테고, 나중가면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을 겁니다. 스토리가 멋있기도 하고 체계가 맘에 들기도 하겠죠. 하지만 나중가면 그 건담이 나오는 세계 자체를 사랑하게 되는 경지에 이르게 될 겁니다. 이젠 더이상 새로운 작품이 나오지 않아도 그 세계 안에서 살 수 있는 경지에 오르게 되겠죠. 동인의 출발은 거기서 오는 것이 아닐까요.

어찌됬건 뭐 엑스맨에서 이정도의 세계관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매트릭스에서는 평생을 빠져살아도 될만한 거대한 세계관을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대사를 어렵게 한 건 에반게리온에서 배운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한번 보면 이해가 안가니까 자꾸 보게 만들어서 돈을 벌 속셈인가요. 극장에서 또보고 DVD로 보고 그래서 한참 후에 "뭐야.. 그런 얘기였어?" 하고 허탈해 할 쯤에는 이미 매트릭스의 세계에 푹 빠져서 어느새 그 세계를 바탕으로 이것저것을 상상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윽.. 얘기가 길어졌는데 두서가 없군요. 어찌됬건 하고 싶었던 말은 엑스맨을 본 덕택에 매트릭스를 더욱 보고 싶어졌다는 얘기였습니다. 내일 아침이 기다려지네요. 시간 놓치지 않으려면 일찍 자야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굿나잇.
|hit:1794|2003/05/21
 
강모군 우와메트릭스 -_- 엑스맨2 둘다보고싶은 영화
적어도 메트릭스:리로디드 는꼭보고싶은 영화
2003/05/21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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