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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 김기덕 감독의 아홉번째 영화

매년 하나씩, 많으면 두개씩 영화를 말그대로 찍어대는 다작가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김기덕 감독 최초의 15세 관람가 영화'랍니다.

왠일로 등급이 낮아졌나 했더니 이번에는 괴롭히는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라서 그렇더군요. 그 점을 제외하면 그다지 스타일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이번에도 여전히 '물'이 나오고, 여자는 여전히 창녀같고, 마초근성도 여전합니다.

김기덕 감독은 해병대를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가 해병대 시절에 타이어를 매달고 달리기하면서 착상을 얻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해병대만이 아니라 뭐 야구선수 같은 사람들도 운동할때 몸에 타이어를 매달고 질질 끌면서 달리기하고 그러잖아요. 그런게 우리 사람들이 평생 지니고 사는 삶의 굴레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이 영화는 출발했던 것 같습니다.

삶의 굴레. 운명이라는 것. 이미 태어날때부터 사람은 죄를 짓게 되어있고 그 벌 또한 받게 되어 있다. 그것은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계절처럼 되풀이되는 인생의 굴레 중 하나일 뿐.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어도 소용없다. 그런 것이 운명이니.

여담이지만 김기덕 감독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어떤 형태로든 고생을 하는 것 같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든 배우들이 (아역배우를 포함해서) 한번씩은 다 고생을 하더군요. 아무리 이번에는 잔잔한 영화니 해도 소용없습니다. 오죽하면 감독 자신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겠습니까. (아 이건 모르고 보시는 편이 더 낫지만;;)

전부터 그랬지만 화면의 영상미는 장난이 아닙니다. 예전에 '봄날은 간다'가 생각나네요. 잔잔한 자연의 소리와 화면만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마침 이 영화의 스틸컷을 담은 사진집이 출판되기도 했으니 관심있으시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hit:1784|200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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