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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덴티티 identity - 영악해진 관객을 속이는 기법

"포스터가 그런 뜻이었군요.." 라는 댓글을 읽을때부터 대략 영화가 어떤 내용일지는 짐작이 갔지만, 다행히도 큰 스포일러는 아니라 재미있었습니다.

이 영화도, 저 주연배우 나오는 영화는 항상 그렇듯이, '반전'이라고 할까요? 그런 관객 뒤통수를 치는 묘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이런 류의 영화는 왠지 관객과 작가와의 속임수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죠. 이미 영악해질대로 영악해진 관객은 극장을 들어서며 "어디 속일테면 속여봐! 내가 속나 보자."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영화작가는 "그래 좋다. 어디 한번 겨뤄보자." 하면서 온갖 트릭을 동원해 관객의 뒤통수를 치려 하죠. 관객이 뒤통수를 세게 맞으면 맞을수록 "오우, 결국 속았잖아!" 하면서 기분좋게 나가는 법이죠. 도대체 어떤 트릭을 사용해서 관객을 속일 것인가! 관객과 영화와의 한판 트릭 게임. 이것이 바로 코난 도일 시절부터 내려오는 추리소설의 계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영화는 모르고 볼수록 재미가 더합니다. 특히 자기가 '나는 이런 반전영화의 대가야!'라고 자만할수록 그 헛점을 찔린데서 나오는 쾌감이 더 한 법이죠. 그런 이유로 이 영화도 '식스 센스'라던가 '유주얼 서스펙트' '메멘토' 같은 영화를 보고 보시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영화를 따로 '반전영화'라고 분류해도 될 정도로 보이네요.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엄청나게 재미있는 건 아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의 영화가 뜸하게 나올때 한번 봐 주면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ps. 역시 집에서 보는건 극장만 못하더군요. 아니 화질이나 음질은 둘째치고, 이런 꽉 짜여진 연출의 영화를 보면서 중간에 전화받고 문열어주고 그러면 기분 잡치잖아요. 역시 극장은 '시공간'을 대여한다는 의미에서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hit:1543|200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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