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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빌 Kill Bill - 키루 비루 (1편) - 여고생이 철퇴 들고 싸운대

"여고생이 철퇴 들고 싸운대."

3주 전 저는 일본에 놀러 갔습니다. 거기 쇼프로에서 키루비루(kill bill)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더군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아주 붙임성이 좋아서 심지어는 일본 패널들을 압도할 정도로 끼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바지를 벗기질 않나 -_-;;

정작 한국에 와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일본만큼 홍보를 안 하더군요. 방한도 취소되구요. 그런데 오늘 영화를 보니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의 반 정도가 일본어 대사인데다가, 일본영화에서도 이 정도까지 일본색을 내기는 힘들텐데 잘도 일본풍을 만들어 냈더군요. 게다가 "여고생이 철퇴를 들고 싸우는 장면"이라니!! 아무리 일본이라고 해도 이렇게 솔직하게 '노린' 장면은 나오기 힘들텐데 말이죠.

게다가 일본에서는 전 세계 중 유일하게, 100대 1의 검 격투신이 컬러로 개봉되는 나라입니다. 말이 '아시아 편집판'이지 정말 그거 일본 아니면 개봉하기 힘들 겁니다. 그런 이유로 일본에서는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는 모양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한상영가(=개봉금지) 등급을 받아서 자꾸만 개봉이 늦어지고 있죠.. 홍보를 안 할만 합니다.

결국 개봉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telesync(약칭 TS판: 캠코더로 찍은것)를 봤습니다. 액션이 특히 죽이더군요. 관절이 꺽이는 순간 관절을 클로즈업 한다던가, 사무라이 칼을 주욱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손잡이 부분을 쑤욱 밀어넣는 손을 클로즈업 한다던가.. 이 감독 매일 밤마다 액션영화만 보면서 몇년을 지냈다고 하더만 그게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센스가 아주 대단해요.

이걸 보고나니.. 일본에서만 개봉했을 '아시아 편집판'이 너무도 보고 싶어졌습니다. 사실 미국에서도 너무 잔인한 몇몇 폭력신은 삭제가 됬을 정도니까요. 미국이 그러니 우리나라는 오죽하겠어요. 다시 일본에 놀러가고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나중에 DVD 나오면 일본판으로 사야 될까요? ^^;;

아참, 중간에 애니메이션도 멋졌습니다. 시간을 느리게 하는 기법은 매트릭스의 전유물이 아니더군요. 그런 씬은 차라리 애니메이션으로 하는게 더 멋있고 돈도 적게 든다! 는 걸 보여준 것 같았습니다. 총알의 시점으로 먼거리를 날아가 머리에 박히는 장면이라던가 하는건, 애니메이션이니까 그나마 표현이 가능하지, 그걸 CG로 만들면 돈이 얼마나 들겠어요. 정말 멋진 센스였습니다.

하여간 참 멋진 영화였습니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멋있어요. 2시간 30분이면 될 영화를 두편으로 나누느라, 한편으로 개봉하면 당연히 편집되어야 할 쓸데없이 긴 장면도 그냥 보여주고 그래서 좀 짜증이 났지만, 상술이야 어쨌든 볼만하다는 건 변하지 않더군요. 우리나라에서도 (도대체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개봉할 날을 기다려 보겠습니다.

ps. 씨네21에 나온 인터뷰를 보다가, 루시 리우가 연기한 흰 기모노를 입고 싸우는 장면이, 원래는 남자아이 교복을 입고 싸우는 장면인데 그 배우가 고집을 부려서 그렇게 바꿨다고 합니다! 그 장면은 남자아이 교복이 훨씬 어울렸어 이 사람아!! (아니면 특공복도 괜찮고) 배우의 괜한 고집에 멀쩡한 장면이 바뀌는 건 정말 가슴아파요. 예전에 '봄날은 간다'때 이영애씨도 그랬다는데.
|hit:2005|2003/11/09
  
태공 엇?! 봄날은 간다'에선 머가 바뀐건데? 궁금하다! 2003/11/09 x
xacdo 다시 만났다 헤어지는 장면에서 원래는 남자쪽에서 바라보는걸 여자쪽으로 바라보게 해달라고 부득부득 우겼다지. 200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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