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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산 rikidosan
어려서부터 우직한 성격이었던 김.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세계최강의 스모선수가 되기 위해
온갖 학대와 차별을 받아가며 조센징으로서 성공하고자 한다.
하지만 10년을 노력해도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조센징은 안돼."
그래서 모든 것을 다 때려치우고 부셔버리고 좌절해서 돌아오는 길에..
칸노 회장을 만난다.

"스모는 일본만의 스포츠다.
하지만 레슬링은 전 세계인의 스포츠다.
거기에는 조선인도 일본인도 없어.
자네, 프로레슬링을 해보지 않겠는가."

평소 김을 눈여겨보던 칸노 회장은 이 기회를 틈타 김을 레슬링의 세계로 데려간 것이다.

그래서 칸노 회장은 김에게 '역도산'이라는 조선일도 일본인도 아닌 이름을 주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며 최고의 프로레슬링 선수로 키워낸다.
시합에 이길때마다 집, 차, 별장, 그리고 여자까지.
'아야'라는 참한 일본인 여자를 선물로 받고 결혼까지 해서 행복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프로레슬링 선수라는 건, 살과 뼈를 깎아내리는 직업.
시간이 지날수록 역도산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고 둔해져간다.
그래서 칸노 회장은 슬슬 역도산을 챔피언의 자리에서 내리려고 한다.
하지만 워낙에 이기는 것밖에 모르던 역도산은 칸노 회장의 명을 도저히 받아들일수가 없다.

게다가 차기 챔피언으로 등장한 사람은 바로, 자기가 예전 스모선수일때 갖은 핍박과 설움을 주던 선배였던것.
칸노 회장의 소개로 만나는 순간 예전의 억울함이 미어져 올라왔다.
하지만 칸노 회장은 주문한다. "져주게."

시합날은 자꾸만 다가오고.
자신의 인생의 최고 은인의 청을 쉽게 거부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의 승리를 기다리는 수많은 팬들의 팬레터를 읽으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멈출 수가 없다.

그 스모선수는 예전의 일을 끄집어내며 은근한 협박까지 한다.
"만약 나에게 지지 않으면 예전처럼 해주겠어. 조센징."

또한 아내인 아야도 역도산의 나빠진 건강을 염려하며 말한다.
항상 힘내라고 해왔지만 이상하게 오늘따라 다르다.
"여보, 당신은 너무 몸을 버렸어요. 돈은 충분히 벌었잖아요. 이제 은퇴해서 아이도 낳고 여생을 보내야죠. 그러니 제발, 저를 위해서, 져주세요."

고민하는 역도산.
고민끝에 예전에 친했던 한국인 친구를 찾아가는데.
그러면서 한국에 놓고 온 가족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온 한국인의 소망. 일본인에 얽혔던 감정. 그리고 새삼 예전의 스모선수 시절 자신을 발견한다.

마침내 해답을 찾은 것이다. 나는 이겨야만 한다.

비장한 각오로 집을 나오면서 요코에게 말한다.
"요코, 미안해. 난 이겨야겠어."
슬퍼지는 요코의 얼굴. 멀어져간다.

그리고 시합장으로 가는 길에 역도산은 의문의 사람에게 칼을 맞는다.
복부에 심한 상처가 났지만 역도산은 끝끝내 이 시합을 하겠다고 한다.

마지막 하이라이트. 스모장사와 역도산의 한판.
역도산은 이기려고 했지만 시합이 계속되면서 계속 칸노 회장과 요코의 얼굴이 떠오른다.
나의 생명의 은인, 칸노 회장.
그리고 나의 하나뿐인 사랑, 요코.
져 달라고 했다.
이길 수 없다.

시합이 계속되는 한편, 여기는 칸노 회장의 별채.
칸노 회장과 요코는 그날도 밀회를 즐기고 있었다.

"역도산 녀석, 지금 한창 시합중이겠지? 이길 수 없는 시합을 말이야."
"그럼요. 제가 확실히 손을 써놨는걸요."
요코의 안주머니에 숨겨진 비수. 피가 묻어있다.
아직도 따끈따끈한, 역도산의 복부를 찌른 칼.

요코는 사실 칸노 회장의 꼭두각시였다.
애초에 칸노 회장의 첩이었던 것을 역도산의 감시 차 부부 행세를 했던 것이다.
그런 점을 이용해 요코는 칸노 회장의 뜻대로 역도산을 움직여왔고, 이번 시합도 마찬가지로 지게 하려 했지만..

그의 승부에 대한 집념을 꺽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것이 설령 요코의 대한 사랑일지라도 꺽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요코는 어쩔 수 없이 역도산의 복부를 가른 것이다.

한편 시합장. 역도산의 계속 시합을 하고 있다.
복부의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
분명히 별거 아닌 상처였는데, 독이라도 묻어있었던 탓일까.
아득해지는 정신 저 너머로, 요코와 칸노 회장의 모습 저 너머로.

자신의 과거가 떠오른다.
오로지 이기기 위해서만 살아온 지난날의 나.
한국인. 일본인. 그 모든 것을 떠나 이기기 위해서 살아온 나.
그래서 프로레슬링을 하게 된 나.

나는 이겨야만 한다.

사력을 다해, 내장이 튀어나오는 전력을 다해 마침내,
칸노 회장의 명을 처음으로 거스르고, 요코의 사랑도 배반한채.
이겨 버린다.

쓰리 카운트가 지난 후, 심판은 역도산 선수의 손을 들어주려 한다.
하지만 역도산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역도산은 죽었다.

이기고 죽은 역도산.



......
......
..........영화를 보고 하도 스토리가 맘에 안 들어서 좀 각색해봤습니다.
영화가 참 포인트가 없더군요. 물론 논란의 소지가 다분히 있는 소재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다 피해가기만 하면 영화가 밍숭맹숭해지잖아요.
결국 설경구씨만 일어 배우랴 레슬링 배우랴 고생한 것 같습니다.
|hit:1766|200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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