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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타지 / 판타지 2003/11/28   
불교에서 매우 맘에 드는 부분이 있다. 답이 안 나오는 문제는 제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불교는 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답이 안나오기 때문이다. 인생이 짧은데 그런 문제까지 생각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라나.

예를 들면 윤회설의 경우도, 엄격히 따지자면 물론 불교 고유의 것은 아니지만 일단 불교는 받아들이고 있으므로 말해보자면, 받아들이긴 해도 증명하진 않는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정도다. 그래서 불교를 종교가 아니라 심리학이라고 하는 거다.

실제로 이 세상에는 증명할 수 없는, 아무리 시간을 들여 노력해도 답을 알 수 없는 문제가 많다. 귀신은 정말로 있을까? UFO는 도대체 뭘까? 태양계 안에 생명체가 존재할까? 같은 것. 아니면 죽은 후에는 어떻게 될까 라던가. 나는 도대체 왜 태어난 거지? 갑자기 세상에 던져져서 도대체 뭘 어쩌라는 거지? 나는 무엇을 하면 좋지?

답을 내릴 수 없다. 그래서 환타지가 나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환타지란 '답을 내릴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임의로 답을 내려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기(氣)라던가, 업(業)이라던가. 마법이라던가 몬스터라던가. 종족이라던가 외계인이라던가. 그렇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임의로 답을 내리고 세상을 보는 시각을 획득하는 것. 그것이 환타지라고 생각한다.

본래 세계관이라던가 하는 -ism류의 것들은, 생각을 좀더 편하고 빠르게 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의 옳고 그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단지 그것을 받아들였을때 얼마나 자신에게 효용이 있는가가 중요할 뿐이다. 본래 도구란 그런 것이다.

    입영통지서 2003/11/28   
이병통지서..

이게 병장통지서.. 였다면.

겐짱..     2003/11/28   

훈련병통지서이겠지.. 캬캬.. (훈련병때는 이병이 하늘같아 보인단다.. 캬캬..)


    여친 2003/11/27   
엘리베이터 안에서.

"다음주에 군대 가요."
"어허허. 그래? 여자친구는 없고?"

"없는데요."
"허허. 보통 군대가기 전에 몇명씩 만들지 않나? 착하네."

....



    군대식 조교 2003/11/26   

어제는 emule에서 한국 본격 SM물이라는 '디즈니랜드'를 받아봤다. 남자 셋이서 여자 하나를 조교하는 논픽션이었는데(개인적으로 포르노는 픽션을 좋아해서 좀 실망), 남자들이 겉멋만 들었는지 영 다루는게 어설퍼서 보는 내내 짜증이 났다. 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짜증이 난건..

...군대식이었다.

하긴 뭐 우리나라 남자들이 다 그렇지. 아랫사람 다루는 법은 그거밖에 배운게 없을 테니까. 금방이라도 "대가리 박어. 원위치. 박어. 좌로 취침. 우로 취췸. 똑바로 못하지. 박는다. 실시." 같은 말이 나올 것만 같았다. 여자가 불쌍했다. SM마저도 군대식으로 하다니..

그러고보니 요즘엔 뭐든지 군대 생각 뿐이군.

강모군     2003/11/27    

이런건 어디서 받으시는겁니까.-ㅁ-;;


벽거리     2003/11/27   

출처는 위에 적혀있군요...

Thx 당나귀...[먼눈]


    군대 무좀, 동상 2003/11/25   
딱딱하고 통풍 안 되는 군화. 그것을 신고 훈련을 받아야 하니 군대에서 무좀과 동상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 한다.

아니 그렇다 해도 나는 정말로 피하고 싶다. 안 걸릴 수 있으면 그쪽이 좋잖아. 그래서 여러 선배들에게 물어봤다. 군대에서 무좀 안 걸리려면, 동상에 안 걸리려면 어떻게 해야 되요?

방법은 "없다". 걸릴 수 밖에 없다. 일단 발이 젖으면 끝이다. 훈련 중간에 군화를 벗어서 양말을 말릴 시간은 없다. 일단 하루의 훈련이 끝난 후 의무실에 찾아가서 심해지지 않도록 사후 조치를 할 수 있을 뿐. 물론 깨끗이 씻고 건조하게 하는 것으로 줄일 순 있다. 하지만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아니 뭐 그나마 신체적인 부분은 견딜만 한 정도니까.. 라고 하는데 그러면 정신적으로는 얼마나 더 견디기 힘들다는 말인가!

...악몽을 꿀만도 하지.


ps. 20대 초중반의 건장한 사나이들, 그 이름하여 군인. 그들에게 과연 눈물이 있을까? 다음의 이야기를 보자.

친구가 훈련소 있을때 얘기라고 한다. 한 간부가 다른 간부와 내기를 했다. "내가 얘네들 70% 이상 울리면, 밥 쏴." 훈련이 너무 힘들면 눈물을 쏟을 거라는 계산에서였다. 다른 간부는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울기까지야 하겠어."라는 생각에 내기를 받아들인거고.

그 간부는 진흙탕에 애들을 몇번 굴리더니 어깨동무를 하고 "어머니의 은혜"를 부르게 했다. 이미 지칠대로 지쳐서 녹초가 된 훈련병들은 서로의 어깨에 의지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실제 괴- 로움 다- 잊으시고--"
...90%가 울었다. 훈련소는 때아닌 눈물바다.

진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를 쓸 줄이야. 비겁하잖아."

그리고 훈련소에서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하게 해 주는 시간. 공중전화 앞은 긴 줄로 북새통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럴 때면 덩치가 산만한, 뇌 안도 근육으로 되 있을 것 같은 무식한 남자들도, 막상 부모님의 목소리를 들으면 왈칵 눈물을 쏟는다고 한다.

......군대가면, 악몽 자주 꾼다던데.

겐짱..     2003/11/27   

어머니 은혜시키면.. 마지막은 언제나 스승의 은혜로 끝나더군..


    악몽 2003/11/25   

군대갈 때가 되서 그런지 악몽을 꿨다.

악몽은 어지간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 괴롭기 때문에 기억하지 않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꿈 속에서 한참을 괴로워하다가 "헉!" 하고 벌떡 일어나서는, "에이, 없던 일로 치자."며 자율정화를 한다. 인간의 정신구조는 참으로 편리하다.

물론 나는 나를 여러가지 실험대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언제나 디버그 모드), 약간의 노력으로 "기억하지 않는 편이 분명히 좋은 기억"도 떠올릴 수 있다. 그런 탓에 오랜만에 꿨던 악몽을 떠올렸다.

꿈의 마지막 부분을 보자. 나는 늦은 밤 별을 보며 추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늘에 뭔가가 8자로 움직이다가 없어졌다. UFO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았고 혜성이라고 하기에는 엄청난 움직임이었다. 잠시 생각끝에 나는 "혜성을 본 셈 치자"고 했던 것 같다.

8자로 움직이는 혜성이라.. 사실 그건 UFO도 아니고 혜성도 아니었다. 하여간에 정말로 알기 싫은 것이었다. 사실은 없어진게 아니라 내가 보지 않은 것 뿐이다. 게다가 그건 가까이 다가오기까지 했다. 나는 끝까지 안 본 것으로 하기로 했다. 그리고 잊어버리기로 했다. 남은 기억은 "기분 나빴다" 정도랄까.

평범     2003/11/25    

기분 나쁘다


강모군     2003/11/26   

악몽..무섭지요..꿈에서 걸리면 죽는병에 걸린사람을
물어버려서..병에걸려 죽는구나하고벌벌떨다..
꿈이잖아 라는생각에 깨어버린..무서워요..


    나의 이야기 2003/11/25   
"사랑을 하고 싶으면 연애소설을 보았고,
섹스를 하고 싶으면 포르노를 보았습니다."

이야기 속에서만 살아가는 이야기. 지난 5월 유리가면을 보면서 썼던 건데, 어제 다시 유리가면을 보면서 그게 다시 생각났다. 자신이 만든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 그러는 편이 행복하지 않을까. 라는 자폐적인 이야기였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더 예전에 이런 것도 생각했던 적이 있다. 유치원에서 그는 진실만을 배웠다. 그러던 그는 어느날 "절대로 건너서는 빨간 신호등에서 무단횡단하는 자신의 유치원 선생을 목격한다". 그가 배운 것은 모두 거짓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TV에서 진실을 목격한다. TV안에는 진실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방송국 카메라맨이 되지만 실은 방송국에도 진실이 없었다. 진실은 브라운관 안에 있었다. 도저히 구조를 알 수 없는 TV안의 전자총에서 빛이 나와서 형광물질에 부딫치기까지, 고작 몇십cm밖에 되지 않는 좁은 브라운관 안에 진실의 나라는 존재할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TV 유리를 깨고 브라운관 안에 들어갔다. 하지만 너무 좁아서 살 수가 없었다.
그는 진실의 나라로 가는 것을 포기했다. 그렇게 살던 어느날, 그는 놀랍게도 이 지구상에, 그렇게 가까운 곳에 진실의 나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허술한 지도에 의지해 찾아간 곳은 북극이었다. 그 곳에는 사람이 없었다. 아무도 없었다. 거짓없는 오로지 진실만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홀로 진실을 만끽하던 그는 얼어 죽었다.
....라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자폐적인 이야기였는데.

유리가면을 다시 본 탓인지 다시 이 테마가 마음에 들어버렸다. 생각 안에서 생각대로 살아가는 것. 육체를 버리고 영혼으로 살아가는 것. 뇌 안에서 뉴런의 전기신호로만 살아가는 것. 라이프 마스터베이션.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해답이 아닌, 행복하게 죽어가는 것에 대한 해답.

"세상의 많은 소년 소녀들이 그 책을 보고 무언가를 찾아냈습니다. 삶의 이유를 찾거나 죽음의 이유를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살든 죽든 죽었습니다.
행복하게 죽었습니다."

행복하게 살 수 없다면 행복하게 죽고 싶다.

...아니, 진심은 아니고 이런 이야기면 어떻겠냐고.

    건강한 무릎 2003/11/25   

http://www.lineage2.co.kr/
리니지2 - 엘프 여자

어제 PC방 입구에서 본 그림.
딱 보는순간 너무 좋았다.

"건강한 무릎인걸."

고아먹으면 맛있겠다.

    군대에서의 역할극 2003/11/25   
벌써 병장이 되버린 친구를 만났다.

"나중에 고참되면, 잘못한게 없어도 혼내고 화난 척하고 그래야 돼."
"잘못이 없어도?"

"아니 뭐, 꼭 트집이 잡힌다니까. 그래야 위에서 욕도 안 먹고."
"..."

"너도 나중에 고참이 혼내면, 뭐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혼내나 하지 말고, 그냥 잘못한 표정 짓고 그래."
"그래."

공부가 된다.

    1차발송 완료 2003/11/24   
원래는 더 늦게 하려고 했는데, 몇몇 급한 사람 때문에 오늘 1차로 20명에게 발송했습니다.
CD굽는데도 생각보다 오래걸리고 포장하는데도 생각보다 오래걸리고 발송료도 생각보다 많이 나오고 우체국 영업시간도 생각보다 짧았고.. 하여간에 여러가지로 예상 밖의 일이 많이 생겨서 20명밖에 보내지 못했습니다. 나머지 42분께는 목요일날 발송이 있을 예정이니 꾹 참고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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