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그 좁은 교보문고 핫트랙스에서 showcase중인 언니네이발관.
미루다 미루다 결국 샀다. 용돈 받은 기념으로.
사실은 massive attack을 더 사고 싶었지만 없어서. 역시 이건 상아레코드에서 사야 될 것 같다.
언니네 이발관은 나의 음악적 방향과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물론 노래가 좋다는 건 알았지만, 취향이 아닌걸 어떡해.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왜 자꾸 좋다는 걸까 궁금하긴 했으니까 듣고 싶기는 했고. 그래서 사게 된 거였다.
사실 요즘엔 "나는 과연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 걸까"라는 질문보다는 "다른 사람들은 내가 별로라고 느낀 음악을 어째서 그렇게 좋아하는 걸까"라는 질문에 더 매료되어 있었기 때문에, 결정적으로 매시브 어택보다 언니네 이발관은 사게 된 것이었다.
요즘에는 타인의 취향에 대한 탐구를 하는 중이다. 그 일환으로 나는 언니네 이발관을 듣게 되었다.
역시 완벽주의자 답게 군더더기 없는 37분짜리 앨범이라 듣기는 편하다. (거의 서태지 수준이군)
참 이런 독설가가 이런 말랑말랑한 음악을 했을 줄이야. 거부감이 들 정도로 착한 음악이었다.
결국 음악에 자신을 담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바라던 자신의 모습을 이루는 것인가.
원체가 처음부터 통신상에서 악평가로 소문이 나면서부터, 무 청자의 입장에서만 평가를 하니까, 당신은 듣기만 하면서 뭘 그렇게 말하느냐고.
그것에 반박을 하기 위해서 "나도 음악 한다"고 만들게 된게 언니네 이발관이었으니까.
결국 그에게 음악이란 것은 자신을 지탱해주기 위한 마지막 보루였던 것일까. 지금까지 책임지지 못할 발언을 너무 많이 한 탓에,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완벽한 음악이 없으면 버틸 수 없는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플라스틱 가짜 나무같은 신세.
언니네 이발관은 내 삶의 최후의 보루야. 것이 없으면 나는 무너지고 말아, 라는 두려움이 음악을 그와 같이 완벽하게 만들게 했을지도.
즉 이것은 치료 음악이다.
만드는 사람은 이런 음악을 만듬으로서 영혼이 치료되고, 듣는 사람은 이런 음악을 들음으로서 영혼이 치료되는 그런 음악.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파괴의 음악이다.
만드는 사람은 자신의 괴로움을 음악에 쏟아붓고, 듣는 사람은 음악을 들음으로 인해 만든 사람의 괴로움을 고스란히 전해받아 상처받는 음악.
이런 음악을 하려면 만드는 사람은 언제나 괴로움에 허덕여야 하고, 듣는 사람도 들으면 들을수록 정신이 황폐해진다.
하지만 사랑보다는 미움이, 희망보다는 절망이 더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왜일까.
그것에 대한 답이 내가 그런 음악을 하고 싶은 이유다. 지금 설명하기에는 귀찮고 자세한건 나중에..
어쨌든 이건 꿈의 팝송이다. 무슨 발음을 이따구로 해서 정말 팝송처럼 가사가 잘 안들리잖아.. -_-;;;
원체가 스타일이 뱅뱅 멀리 돌려서 말하는 스타일이라서 가사전달도 잘 안되고. 그도 그럴것이 평소에 쓰던 말 그대로 쓰면 18금 판정에 방송불가 판정이 될 것이 뻔해서 그런가. 사실 '나를 잊었나요'도 표현만 말랑말랑할 뿐이지 실제 내용은 Dr.Dre의 'Forget about dre'같은 거잖아.
모르겠다. 난 예전 앨범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예전에 비하면 꽤나 직설적이 된 건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난 악평은 안하기로 했으니, 또 어차피 취향에 대한 얘기를 해봤자 남는 것도 없고. 음악 좋다. 가사도 내 취향이 아닐 뿐이니 뛰어나다. 그리고 이런 스타일의 음악은 몇번 들어서는 잘 모르니까. 수십번 반복해서 들으면서 차차 좋아지는 거니까. 한 한달 들으면 또 달라지겠지 뭐. 그때가 되면 비로소 "아, 이래서 사람들이 언니네 이발관이 좋다고 하는 거였구나.."라고 깨닫게 되겠지. 손에 잡히지 않는 꿈같은 노래다.
언니네 이발관 공식 홈페이지. '일기'로 대빵 유명함.
http://shakeyourbodymoveyourbod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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