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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4월 작도탑텐 2005/05/03   
한달마다 한번씩, 어김없이 찾아오는 마이랭킹.

1. 감기
4월 한달 내내 나를 괴롭혔던, 사상 최악의 감기. 단순한 감기가 기관지염을 거쳐 편도선염으로 발전. 나중에는 기침이 멈추지 않아서 진정제(마약)을 먹기도 했다. 목은 완전히 헐었고, 그 후로도 두통 몸살 근육통 등 감기의 온갖 증상을 두루 섭렵. 거진 나을뻔 했다가, 심적인 리스크 때문일까, 정기휴가 중간에 도리어 악화. 그러나 개의치 않고 계속 놀았다가, 복귀 후 일주일을 의무실에서 누워있었다.
정말 사람은 감기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2. 태권도
1계단 상승. 5월 19일로 다가온 승단심사 때문에, 우리 부대는 아침부터 밤까지 태권도로 채워진다. 사람살려. 나는 사회에서 흰띠에서 노란띠 심사도 떨어졌던 사람이라구.

3. 선정성을 자제한 글쓰기
휴가 동안 여러가지 일이 있었고, 군 인트라넷 문예동호회에서 활동할 겸사겸사 해서, 새롭게 전연령 구독가능한 노멀한 글쓰기를 시도 중이다. 대부분 중학교때 구상했던 아이디어를 글로 옮기는 정도.

4. 군 인트라넷 동호회 활동
문예동호회. 독서동호회. 상당히 내 취향의 동호회들이다.


5. 윤종신 10집
빠져 버렸다. 특히 5번트랙 '몬스터'는 반드시 리메이크 할꺼야. 그리고 다음앨범 이름도 9번트랙 '소모'를 따서 ExHaustEd 로 정했다.

6. Basket Case - Green Day 연습중
기타는 어려워.

7. 알려지지 않은 아라비안 나이트
야하다.

8. 점심엔 발효유, 저녁엔 비타민 드링크
여전하다.

9. 크림 소다 판타지 2회
저만치 밀려버렸다.

10. TC1100
만약 TC1200 같은게 나와준다면 다시 불붙을지도.

xacdo     2005/05/10    

http://koxo.com/


    오랫동안 아팠다. 2005/04/30   
나는 벌써 한달 가까이 지독하게 감기를 앓고 있다. 목이 헐고 온 몸이 쑤시고 열이 나고 힘들고 지치고 가슴이 아프다.

휴가는 너무 힘들었다. 상황은 악화 일변도로 치달았다. 만화동아리에 기증했던 19금 성인만화는 한 선배가 신나를 붓고 태워버렸다고 한다. 한편 군대에 가지고 들어간 NT노벨은 음란성을 이유로 보안성 검토를 통과하지 못했다. 친했던 친구들은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어학연수를 가버렸고, 그나마 남아있는 친구들은 만나주지도 않고 일부러 찾아갔더니 문전박대를 하질 않나. 집에서는 항상 그렇지만 우리 아버지의 지론. 넌 휴가를 놀러 나오냐? 그렇다 아버지에게 휴가는 놀러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쳤다.

군 생활에 의욕이 나지 않는다. 전역도 기다려지지 않는다. 9박 10일의 휴가는 결코 길지 않았다. 이 지긋지긋한 휴가를 두번이나 더 나가야 한다는 것이 끔찍하다.

오랬동안 의무실에 누워 있었다. 끊임없이 자고 또 잤다. 입안이 헐고 뭘 먹어도 배가 아프고 땀이 나고 토할 것 같다.

그래도, 내일이면 낫겠지. 이제 태권도도 열심히 하고 그래야지. 크림 소다 판타지 2회도 쓰고 월든도 읽고 그래야지. 여전히 집에 친구한테 전화하기는 싫지만. 입맛이 없어진 김에 살도 좀 빼고. 아 힘들다.

겐짱..     2005/05/02   

음.. 그건에 대해서는 어떠한 할말도 없구만..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내선에서 처리해줄수도 있었을텐데..


    뻔한 얘기를 너무 길게 했다. 2005/04/23   
아래 글도 마찬가지지만.

항상 글을 쓸때마다 후회가 든다. 좀 더 짧게, 하고 싶은 말만 요약해서 쓸 수 있잖아. 그런데 왜 자꾸 옆길로 새서 쓸데 없는 말을 늘어놓는 걸까.

요즘같이 바쁜 시대에, 나도 물론 바쁘고, 여기 오는 사람도 바쁘고, 너무나 읽고 싶은 건 많고, 읽을 시간은 없고. 그래서 최대한 짧고 간명하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해서 시간을 줄여주어야 할텐데.

나는 쓸데없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xacdo     2005/04/23    

봐봐. 이 글도 쓸데없는 글이야.
쓰고 나서 바로 "지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제석     2005/04/24   

6개월 몇일밖에 안남았넹 = ㅁ =


    번역의 문제 - 부르마. 블루머. 반바지 2005/04/23   

관련사진 - 블루머. 확실히 블루머와 부르마는 다르다.

관련 포스트 http://blog.naver.com/easypath2/10820185

신족가족을 읽다가 맨 앞에 부르마 얘기가 나오길래.

예전에 건국대학교 리눅스동아리 창립위원으로 있으면서, 동아리 이름을 무엇으로 지을까 고민했다. KKLUG(건국 리눅스 유저 그룹) 식으로 흔하게 영어 약자로 짓는 방법도 있었지만, 워낙에 평범한걸 싫어하는 본인의 성격상 용납할 수 없었다. 뭐니뭐니해도 동아리명은 키워드여야해. 전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독창성을 가져야 하지. 마치 작도처럼.

그래서 나온 이름이 반바지였다. 마치 레드햇 자바 쿠키 처럼 반 정도는 별 뜻없이 지어진 이름이다. 리눅스는 자유롭고 편한거니까, 자유롭고 편한 반바지라는 거지. 그래서 한창 동아리명에 만족하고 있었는데..

그때 악마의 파트너 1권을 보게 되었다. 당시 나는 siva님의 열렬한 팬으로, 그분이 번역한 거라면 눈이 헷가닥 뒤집혀서 뭐든 보곤 했다. 그래서 보게 된 악마의 파트너를 보니..
무슨 놈의 1권부터 내가 열심히 지어놓은 반바지라는 단어가 무진장 많이 나오는 것이다.

그 반바지는 부르마의 번역으로, 내용인즉슨 한 교사가 부르마를 하도 좋아해서 별명이 부르마다보니 계속 부르마라는 언급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는 부르마라고 하면 잘 모를 것 같기에 비슷한 개념인 반바지라고 번역한 것인데...

참 묘했다. 동아리 이름이랑 똑같을 줄이야.. 아니 거기다가 반바지에 그렇게 응흥흥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던 것인가!! 역시..(납득하지마..)

그런데 마침 신족가족을 읽는데, 악마의 파트너처럼 1권 맨 앞부터 부르마를 소재로 주구장창 떠드는거야. 무슨 징크스라도 있는 건가. 다른 점이 있다면 siva님은 부르마를 반바지로 번역한 반면, JH님은 부르마를 부르마 그대로 썼다는 거지.

부르마란, 블루머(bloomer)의 일본식 표현으로, 솔직히 블루머와 부르마는 다르긴 다르다. 블루머야 "여자도 남자처럼 다닐 권리가 있다"는 여성인권운동의 입장에서 입기 시작한 바지지만, 일본의 부르마는 이미 그런 수위를 훌쩍 뛰어넘었달까. 오로지 여학생만 입는 체육복으로 그 나이대의 상징성을 획득했달까. 이미 실제 세계에서는 거진 없어진 모양이지만 여전히 만화나 이런 소설 쪽에서는 빈번히 사용되고 있는 소재. 특히 아즈망가의 키무린(..) 선생의 경우, 이 캐릭터는 뭐 여기저기서 너무 많이 갖다 쓰는걸.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르마를 반바지로 번역하는건 솔직히, siva님의 평소 번역 스타일과도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다. 십이국기 번역할 때만 해도, 사마라던가 상이라던가 그런건 어감을 살린다면서 그대로 썼잖아요. 그런데 이제와서 부르마는 왜 그 어감을 안 살리는거에요. JH님도 부르마로 번역하잖아요. 뭐 이미 활동을 중단한 분께 무슨 실례인가 생각도 들지만.

그래서 결론. 번역에 대한 나의 입장은 도올 김용옥 선생의 입장과 동일하다. 그런 면에서 모든 번역은 그 문화에 맞게 의역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 부르마 정도야 간단한 주석으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부르마가 우리나라에 아예 없는 것이기도 하니, 부르마는 부르마로 번역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간혹 부르마가 일본식 표현이라고 해서 원래 영어단어로 블루머라고 번역하는 경우도 있지만, 역시 그것도 아니야. 부르마, 블루머, 반바지. 전부 다른 거잖아.

    먹자골목 동향 - 풑만 씹다 가지요 2005/04/23   
웰빙 시대다. 화학조미료와 동물성기름으로 싸고 맛있게 배부르던 시대는 이제 지난 것이다. 요즘에는 먹자골목에 가도 풀만 씹다 오게 된다.

한때 저칼로리로, 미국에서는 주로 해장용으로 먹는다는, 베트남 쌀국수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며칠 전 먹자골목을 찾아갔을때 베트남 쌀국수의 흔적은 깨끗하게도 사라져 있었다. 버블 티도 없어져 있었다. 아무리 웰빙으로 떴다지만 역시나 한 철 장사였던 것이다.

대신에 레드 망고가 많이 생겨 있었다. 무슨 요구르트에 토핑 좀 얹어주는 것으로 몇천원씩 받아 처먹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디저트거리가 거리에 즐비한 것이다. 내가 장담하건대 이것도 한 철 장사다. 시류에 휩쓸린 여러 점주님들은 아쉽게도 쓰디쓴 실패의 잔을 마셔야 할 것이다.

웰빙 열풍은 패스트푸드 쪽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본디 기름진 음식을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패스트 푸드의 철학을 잊은 것인지, 이제는 1인분에 5천원 정도는 가볍게 넘어가는 데다가 칼로리도 라면 한그릇에 못 미치는 300kcal 정도까지 떨어졌다. KFC나 파파이스는 한 술 더 떠서 식사는 커녕 간식거리도 안 될 것을 1인분으로 파는 한편, 포장이라도 해갈라치면 만원 이만원은 가볍게 넘어가는 등.. 이젠 더이상 예전의 패스트 푸드가 아니다.

오히려 웰빙도 아니고 고급도 아니고 어중간한 음식점만 파리가 날리는 형편이라, 손님을 끌기 위해 초저가 메뉴, 3000원대 냉면 국밥 등을 내놓는 곳이 많아졌는데, 시험삼아 먹어봤더니 맛은 둘째치고, 설사 했다. 짬밥도 먹는다는 군인을 설사시키다니.

살아남아야 하는 인간의 본능 상, 많이 먹고 싶어하는 것이 정상이고 그래서 살이 디룩디룩 찌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이런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능을 역으로 거스르는 저칼로리 음식들은 나로서는 (이해는 가지만) 너무너무 싫다. 오로지 남에게 보여지기 위해 자신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은, 군대식 전시행정과 다를 바가 없다구.

    사랑과 평화를 온 세상에 뿌리리 2005/04/20   
작도닷넷의 이 주제는, 정말이다. 진심으로.

나는 언제나 따뜻한 휴머니즘을 담아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든다.
온 세상에 사랑과 평화를 가득히 뿌릴 수 있도록.
...단지 그 핀트가 조금씩 어긋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나도 언젠가는 사람 냄새가 나는 훈훈한 작품을 쓸 수 있겠지. (언젠가는.... 도대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여러분 이제 그만 잠시만 안녕.

xacdo     2005/04/20    

http://zambony.egloos.com/


xacdo     2005/04/20    

A.I.를 보고. 어쩌면 그런 시기를 기다리기에 인생은 너무 짧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이 대신해주기에 그 짐은 너무도 무거워.


    propellerhead Reason 3.0 trailer 2005/04/19   

컴퓨터로 음악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구세주와 같은 존재, 리즌의 새버전이 나왔었다! 으윽 이제야 알다니 -_-;;

그나저나 광고 플래시 보고 감동먹기는 처음이다. 아래를 클릭.

http://www.propellerheads.se/dsp_trailer_pop.cfm


리즌에 대한 소개를 하자면, 기존에 비싼 돈 주고 사서 써야 했던 하드웨어 장비를 소프트웨어로 에뮬레이션 하는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작곡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프로그램 안에서 한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말그대로 처음 발상부터 작곡 녹음 마스터링까지 리즌으로 원스탑에 해결 가능.

무엇보다도 리즌의 최고 장점이라면 세련된 사운드겠지. 사운드폰트를 refill이라는 개념으로 내장시켜버렸기 때문에 (게다가 1G가 넘는 악기샘플을 기본제공) 특별한 모듈이 없어도 상당히 뛰어난 사운드가 나온다.

이번 업데이트도 2.0->2.5 때와 마찬가지로 사운드 마스터링쪽 위주로 이루어졌다. 여전히 시퀀싱 쪽은 개선할 생각을 안하지만, 뭐 Rewire를 쓰면 되니까. sonar로 하면 되겠지. 문제는 이게 cpu파워를 무진장 잡아먹어서 미쳐버릴 것 같다. 그래픽이 화려한 것도 한 몫 하지. 스킨까지 바꿀 수 있을정도니. (작곡관련 프로그램중에 skin 바꿀 수 있는건 이게 유일할걸)

하여간 이번에 추가된 기능으로 가장 주목할 것이 Combinator. 악기 조합기. 그 출처가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이펙터를 먹인 소리든 상관없이 뒤섞어버리는 무시무시한 기능. 아아 빨리 써 보고 싶다.

    방을 정리하다 2005/04/18   
내 방은 엉망진창이다. 도저히 정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것들이 너저분하게 늘어놓아져있다. 그런 나도 다음달 이사를 위해 짐을 정리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것도 귀중한 휴가를 이용해서.

정리하다보니 별의별 것들이 다 나오더만. 끔찍하게 많은 오라클, MS 덤프들. 입시시절 보았던 국영수 자료들. 대학때 강의자료들. 성적표들. 명함들. 메모들. 참 내가 써놓은 것도 많더라. 그 중 일부.

-조잡

볼펜으로 문신을 새김 (이기적)
볼셰비키 평원을 노님 (적극적)
볼빨간의 계단을 디딤 (보수적)
볼기짝의 황홀한 트림 (본질적)
볼링핀의 이불을 꾸밈 (위시적)
볼케이노 무지개 설빔 (현대적)
볼록렌즈 이박사 모심 (야만적)

- 카레카레

나는 카레 카레가 좋아 / 샛노란 싯누런 누리끼리한
나는 카레 카레가 좋아 / 샛노란 싯누런 누리끼리한

토한것같은 똥물같은 위산같은 독약같은
노른자같은 치즈같은 오렌지같은 바나나같은
본드같은 금같은 사막같은 개나리같은
노란신호등같은 노랑머리같은 옐로우카드같은 카방클이좋아하는

-요구르트 해수욕장

어디 한번 거부해봐요 / 달콤짜릿한 백원의 유혹
탈지분유 맛사지 부탁해요 / 달콤한 설탕의 백사장

그대의 허리를 잡아 누르면 알루미늄 포장이 터져버려요
육십오미리리터 당신의 속살을 남김없이 빨아마셔요

그대의 잘록한 허리 빵빵한 가슴 / 손이 닿는 순간 끈적끈적 불쾌불쾌
살색의 유혹은 거부할 수 없어요 / 그대의 달콤함이 필요해요

뚜껑을 따도 될까요 / 껍질을 까도 될까요 / 당신의 속살을 쪽쪽 빨아먹어도 될까요
아저씨! 유통기한 확인해요 / 오래된건 속 버려요

올해 여름도 뜨거운 태양이 지랄을 해요 / 살색 빛으로 물든 요구르트 해수욕장
오늘도 미녀들의 수영복 줄이 여지없이 끊어지네 / 수영복이 흘러내리네

어디 한번 거부해봐요 / 그녀들의 정가는 단돈 백원
가까운 수퍼에 있어요 / 그녀들의 체중은 육십오그램

cancel     2005/04/18   

가자, 카방클!


    스탠리 큐브릭 - 시계 태엽 오렌지 (1971) 2005/04/18   

바로 이 장면이었다. 이거 때문에 보게 되었다.

항상 휴가때마다 포르노를 보는 것도 지겨워서 뭐 좀 신선한 거 없나 찾다가, 우연히 위의 스틸컷을 보게 되었다. 가슴 부위만 잘라내다니.. 야하겠다. 전에 언뜻 듣기로 자살 장면 찍으려고 카메라를 진짜로 집어던져서 찍었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고. 흥미가 동해서 보게 되었다 via emule & cineast

본 소감을 말하자면, ...약간의 안도감이랄까. 나같은 취향의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 모양이다, 그리고 나는 아직 그렇게 심하게 막나가는 편은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달까 -_-;; 사실 이런 나조차도 그렇게 쉽게 받아들인 편은 아니었고 반쯤은 포르노를 보는 기분으로 봤는데. (그래도 sex is comedy보다 더 야한게 위안이 되었달까;; sex is comedy는 대사가 하도 지겨워서 2배속으로 봤을 정도.)

이 영화의 주제는, 아무리 잔인무도한 악당이라도 인간의 자유의지는 존중되어야 한다. 는 무시무시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인간이 착하든 악하든 인간은 인간 자체로 존엄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인데.. 이 잔인무도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영화는 참으로 1970년대다운 막가파 정신을 보여준다. 덕분에 만들어진지 30년이 한참 지난 요즘 기준으로 봐도 그 자극성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 역시 1970년대는 싸이코 시대였어.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이 무시무시한 작품이 2005년 9월에 무삭제 발매된다는 것. 세상 참 좋아졌지.


ps. 자 이제 재미있게 봤으니, 또 야하다는 이유로 받아놓은 아이즈 와이드 셧을 봐야지.. 싶었으나, 쉽게 손이 가지 않는걸. 이 사람 하드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 오늘은 일단 자고 내일 봐야지.

    내가 글을 쓰고 음악을 하는 이유 2005/04/16   
최근 '살인자들의 인터뷰'라는 책을 읽었다.
엽기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마들은 어쩌다 그렇게 되었나, 그 심리를 깊이 파헤쳐서 역으로 그런 범죄의 수사에 사용한다는, '프로파일링'에 대한 책이다.

프로파일링이야 각종 영화 만화 소설 등에서 자주 쓰이기 때문에 별로 할 말은 없다. 단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한번 살인마가 된 사람은 아무리 갱생하려고 노력해도 살인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걸 깨달았기에 책의 저자는 '살인마는 (심적으로 이해할 순 있지만) 절대로 용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항상 종신형에 가까운 형량을 받도록 노력했다. 다시는 사회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말이다.

이현세 - 공포의 외인구단 에도 같은 장면이 나온다. "오혜성, 넌 스포츠맨이 되지 않는다면, 범죄자가 될거야." 즉 스포츠든 나처럼 글이든 음악이든 뭔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무언가를 가지지 못한다면 평생 범죄자로 살 수밖에 없다. 한번 범죄자로 자란 사람은 평생 범죄자로 살아야만 한다. 우리의 정신은 쉽게 갱생될만큼 호락호락한 깊이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나도 내가 쓰는 미친듯한 소설이나 음악이 아니었다면 정말로 범죄자가 되지 않았을까, 책을 읽으면서 그런 소름끼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은 나의 성역이자 변기이다.

뛰어난 작가의 뛰어난 작품을 가리켜 해타(가래침)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런 것 때문이고, 그래서 오는 정서적 순화를 카타르시스(배설)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작가에게 작품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뭐 할 수도 있고 안 할수도 있는 가벼운 취미가 아니라, 하지 못하면 미쳐버리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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