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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체인지
구멍 체인지 (上) written by xacdo


결혼한지 2년이 되는 성진과 주희였지만 주희는 아직도 아날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런건, 더러워서 안해."
"주희야.. 그것도 해보면 좋다니까?"
"아 싫어!"

성진은 언제나 아날을 요구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심지어는 오럴도 해주지 않았다.
거부를 당하면 당할수록 성진은 더욱더 하고 싶었다.
'주희도 참.. 익숙해지면 그런 것도 얼마나 좋은데...'

전에 억지로 오럴을 시도한 적이 있긴 했지만  
주희는 역겨움을 못 참고 구역질을 했다.
이럴 지경이니 아날은 말할 것도 없었다.
워낙 깔끔함을 타는 주희의 성격상 힘들 것 같았다.
성진은 거의 체념한 상태였다.


대형 서점의 주말 오후.
성진은 일과 관련된 책을 사기 위해 들렀으나 이미 발은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예전부터 성진은 오컬트에 관련된 책을 좋아했다.
말도 안되지만 매력적이고 황홀한 세계관들에 매혹된 것이었다.

그날도 성진은 조잡한 표지의 유치원생같은 발상의 책들을 넘겨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러던 성진의 눈에 재미있는 제목의 책이 눈에 띄었다.

- 기초 초능력 입문 -

이런 류의 책 답지 않게 정색을 하고 마치 교재같은 말투를 쓰고 있었다.
그런 면이 성진의 흥미를 더욱 자극했다.

- 물질은 한낱 정신의 노예에 불과하다. 생각만으로 세상은 이루어진다. 육체와의 연을 끊고 정신만으로 존재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초능력의 시작이다.

전형적인 신비주의적 시작이었다. 매트릭스의 세계관이 떠오르기도 했다.

- 첫 단계는 감각을 전이시키는 것이다. 감정과 감각은 인위적인 조합에 불과하다. 소금을 먹을 때 짜다고 느끼고, 설탕을 먹을 때 달다고 느끼는 것은 뇌에서 그렇게 조합했기 때문이다. 이 조합을 부수고 감각을 전이시킬 수 있을때, 그것이 바로 초능력의 시작이다.

뭐? 소금을 먹으면서 달다고 느낄 때까지 수련을 하라고? 미쳤군 미쳤어..

- 이 단계를 넘어서면 다른 사람의 감각도 전이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항문성교를 싫어하는 여성의 경우, 항문과 음부의 감각을 교체시키면 쉽게 항문성교에 적응할 수 있다.

너무나 놀라서 성진은 그만 책을 덮고 만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카운터로 달려가서 바로 책을 구매한다.

"2만 4천.. 아니, 24만원입니다."
"카드 됩니까?"
"예."

너무나 조잡한 표지에 24만원이라는 가격에 점원도 놀랐지만 성진
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성진에게 이 책은 신의 계시였다.
지금 상황을 탈출한 유일한 돌파구였던 것이다.


성진은 수퍼에서 소금 1kg을 사서 비장한 각오로 식탁 앞에 앉는다.

"나는 초능력자다. 나는 이미 초능력자다. 나는 이미 완전한 초능력자다. 나는.."

그리고 왕소금을 주먹으로 한 웅큼 입안에 털어넣는다.

"아~~~ 달다! 이 소금은 아주 달다!! 너무 달아!!!"

성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달기는 커녕 짜서 죽을 것 같았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순 없었다.
성진은 다시 소금을 한 웅큼 쥐고 입에 털어넣는다.

"달아!! 달아!! 달단 말이야!! 에잇 제길 어서 빨리 달지 못해!!!"

마침 장을 보고 온 주희는 미친듯이 소금을 먹고 있는 성진을 보고 깜짝 놀란다.
"여보! 갑자기 왜 벌건 대낮에 소금을 먹고 난리야?"
"이 소금이 달아야 돼! 달아야만 된단 말이야! 아이 달아라! 달아! 달아 미쳐!!"

성진은 이렇게 15분을 더 소금을 먹다가 거품을 물고 탈진한다.


깨어난 성진은 지치지도 않고 이틀을 더 소금과 씨름한다.
하지만 아무리 먹어도 소금은 짤 뿐 달지는 않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소금이 짜지 왜 달겠는가. 달면 그게 이상한거다.

결국 성진은 체내 삼투압에 이상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하고 만다.


병원으로 가기 전 주희는 성진의 방을 치우면서 문제의 책을 발견한다.
바로 성진이 보았던 '기초 초능력 입문'이었다.
책갈피가 꽂혀있는 부분을 펴자 문제의 문구가 나왔다.

-예를 들어 항문성교를 싫어하는 여성의 경우, 항문과 음부의 감각을 교체시키면 쉽게 항문성교에 적응할 수...

주희는 이 부분에 볼펜이 부러지도록 밑줄을 그어놓은 것을 보고 피식 웃음을 터트린다.

'정 그렇게 하고 싶다면 한번 정도는 해 줄수도 있는데 말이야...'


하편에 계속

(2002.9.24)


구멍 체인지 (下) written by xacdo


오전 10시의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병실에서 성진은 눈을 떴다.
입에 깔대기를 대고 소금 한말을 들이부은 이후로는 기억이 전혀 없었다.

"......실패한 모양이군."

이 말소리에 창가에서 바깥을 바라보며 소시지를 먹고 있던 주희가 눈을 돌렸다.
머스타드 소스가 반쯤 흘러 주희의 입술을 더럽히는 모습이 오전 10시의 따사로운 햇살에 반사되어 역광으로 비치면서 성진에게 다가왔다.
성진은 그런 주희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다.
새삼 결혼하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진은 주희에게 너무 고마웠다.
성진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 성진의 모습을 보고 주희는 역시 미소로 응답했다.
주희는 다시 시선을 창밖으로 돌리며 남은 소세지를 쪽쪽 빨아먹기 시작했다.
이 모습마저도 성진에게는 너무도 아름답게 보였다.
특히 소세지를 빨아먹는 모습이 정말 야하게 보였다.
성진은 소세지를 한없이 부러워하며 머리속으로 이상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저 소세지가 내 거기였다면....'

- 생각만으로 세상은 이루어진다 -

한창 소세지를 빨아먹던 주희가 흠칫 놀라며 얼굴을 살짝 찌푸린다.
주위의 눈치를 살펴 보지만 2인실의 다른 환자는 TV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을 뿐이었다.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주희는 남은 소세지를 빨아보지만 생전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감각에 주희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하지만 금새 그 감각에 익숙해지고 온 힘을 다해 소세지를 빨기 시작한다.
소세지를 앞 뒤로 움직이며 흥에 겨워 리드미컬하게 손을 움직인다..

주희는 약간 부끄러운 생각에 주위의 눈치를 살펴보았다.
성진을 포함한 2인실의 모든 이들이 입을 쩍 벌리고 자신을 보고 있었다.
이 중에서 가장 놀란 것은 다름아닌 성진이었다.

성진은 주희의 손을 잡고 병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주희! 어떻게 된 거야!"
"성진아.."
주희는 미안한 표정으로 성진을 바라본다.
"성진아, 난.."
"대단해! 그렇게 싫어하던 오럴을 하게 되다니!"
"...응?"
"드디어 나에게 초능력이 생겼나봐!!"
"......-_-a"

성진은 주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주희는 모르는 척 들어주었다.

"그러니까, 너의 보지와 입의 감각을 전이시켜서 오럴 섹스를 하게 만든 거야!"
"...어, 그래."
기쁨에 못이겨 성진은 주희의 입에 키스를 한다.
그러나 주희의 입 안에서 나는 소시지의 역겨운 냄새에 금방 입을 떼고 구역질을 한다.
"우웩.."

순간 성진은 주희의 입술이 아까처럼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대신에 배꼽티를 입은 주희의 배꼽이 너무도 아름답게 보였다.
성진은 주희의 배꼽에 키스를 했다.

"아아..배꼽에서 이상한 기분이.."

그렇구나.. 내가 아름답게 보이는 부분을 주희가 느낄 수 있게 되는구나..

"주희, 주희의 배꼽은 너무도 아름다워.. 평생을 빨아주고만 싶어.."

"성진아..."


이 날 병원 화장실에서 성진과 주희는 새로운 성감대를 발견하기 시작해 나갔다.



사실 주희가 오럴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은 살리미 소세지의 딱딱한 질감 때문이었다.
모르는 사람이 성진의 문병 차 와서 살리미 소세지를 선물로 주고 간 것이었다.
그걸 주희는 성진 몰래 다 먹어버릴 참이었다.
아까 성진이 일어났을때 살짝 웃은 것도 혼자 먹는 것이 미안아 멋적어 웃은 것이었다.
주희는 난생 처음 먹어보는 살리미의 질감에 반했고 그 감각은 곧 오럴 섹스로 이어졌다.
그리고 일단 새로운 감각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주희는 그 다음부터는 언덕에서 돌이 굴러 떨어지는 것처럼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발전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성진은 자신에게 초능력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오늘은 보지와 겨드랑이의 감각을 전이시켜 주희를 겨드랑이의 감각만으로 느끼게 해 줄 작정이었다.

이런 성진의 초능력에 얽힌 비밀을 주희는 당분간 모르는 척 하고 속아줄 생각이었다.
어제 밤에는 발바닥만으로 느끼는데 성공하기도 했고 왠지 이런 기분이 되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 둘이 앞으로도 계속 행복한 부부로 남기를 바라며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난다.

(2002.9.27)
|hit:3411|200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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