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출판
08/05/24 13:02(년/월/일 시:분)
큐복음서는 기존 복음서에서 예수의 어록만 추려낸 잠언집이다.
지난 번
BBC 예수 다큐멘터리에 이어서, 신화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비종교인의 입장에서 순수하게 예수를 이해하고 싶어서 봤다.
그런데 책이... 책이 정말 멋있다.
일단 겉 표지는 평범하다. 보통 구약성경은 검은색, 신약성경은 파란색으로 하는 전통을 따랐다.
그런데 도올 김용옥 책 답지 않게 의외로 양장본이다. 양장본은 쓸데없이 두껍고 무겁고 비싸고 불편하다. 허례허식을 싫어하는 도올의 책도 그래서 대부분 양장본이 아니다.
그런데 왠일로 큐복음서는 양장본으로 냈을까?
겉 표지를 벗기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우와아... 뽀대 작살.
중후한 초록색에 금색으로 제목 큐복음서가 적혀 있다. 그 외에 일절 다른 말이 없다. 저자도, 번역자도, 출판사도, 아무 것도 없이 독실한 기독교인처럼 심플하게 제목만 박혀 있다.
이 중후한 느낌을 내려고 일부러 양장본으로 했구나. 역시 도올 김용옥! 센스쟁이.
안에는 성경 내용과 주석이 차례차례 들어있다.
예수가 공자나 부처처럼 오래 산 게 아니라서, 한 말도 많지 않고, 그래서 하루이틀이면 부담없이 다 볼 수 있다. 성경 입문으로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예수에게 인간적인 면모가 있었는지, 한 말을 쭉 모아서 보니까 좀 납득이 가지 않는 말도 간혹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정말 위대하다. 역시 사람은 조건없이 사랑을 베풀면서 살아야 하는 것 같다.
예수께서 말씀하시었다. "방황하는 자가 되라."
Jesus said, "Be wanderers".
나 요즘 많이 흔들려. 근데 그게 나쁜 것 같지는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