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인물
07/05/25 15:03(년/월/일 시:분)
히스토리 채널(History Channel)에서 이블 크니블의 2시간 짜리 다큐멘터리를 봤다.
이블(Evel), 이름부터가 악마(Evil)를 연상시키는 이 사람은, 할리 데이빗슨(Harley-Davidson) 오토바이로 14대의 버스를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뛰어넘은 스턴트맨이었다. ABC 등의 유수 언론이 그의 점프를 생중계했고, 수많은 기업이 그를 협찬했고, 한 점프에 9만명의 관중이 몰리기도 했다. 그는 평생 이런 오토바이 점프로 먹고 살았고, 실제로 백만장자가 되었다.
하지만 악마의 삶이란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았다. 잘못 착지를 하는 바람에 평생 300번이 넘는 수술을 했고, 29일간 혼수상태에 빠진 적도 있었다. 실제로 1960년대만 해도 미국에서는 수많은 스턴트맨들이 그와 같이 위험천만한 묘기로 돈을 벌다가 죽는 경우가 허다했다. 목숨을 건 묘기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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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블 크니블 수술 게임 (Evel Knievel Operation Game)
...오죽하면 이런 게임이 나왔겠냐만은. (주: 실제로 판매하는 게임은 아님)
라스 베가스 - 뉴욕뉴욕 호텔 - ESPN Zone |
이런 가운데 이블 크니블은 아직까지 살아있다. 비록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불구가 된 것도 아니고, 휠체어 신세도 아니고, 아직까지 멀쩡히 강연을 다니고 인터뷰를 할 정도다. 이건 그의 실력이 좋아서 그랬다기보다는, 정말 억세게 운이 좋았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더 이상 이블 크니블과 같은 목숨을 건 오토바이 점프를 볼 순 없다. 그런 위험한 스턴트를 하면 사람이 몰리는 것도 사실이고, 돈이 벌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죽는 사업을 하면 안 된다는 걸 미국은 마침내 깨달은 것이다.
이블 크니블은 미국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콘(icon)이다. 지금도 그의 점프를 보면 짜릿한 느낌이 온다. 다시는 60년대 같은 시대가 되풀이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비디오를 보면서 그 시절을 살짝 들여다보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http://www.youtube.com/watch?v=QuOjnScjUg8
Evel Knievel 6 - 14 Bus Jump
...참 돌아보면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히피도 그렇고, 록키 호러 픽쳐 쇼 같은 B급 영화도 그렇고, 이블 크니블도 그렇고 , 미국의 1960년대는 참 정신나간 시대였던 것 같아.
지금도 해변이나 라스 베가스를 가면, 수염을 허옇게 기른 멋쟁이 할아버지들이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그것도 윤을 반짝반짝 내 가지구는, 가죽 재킷에 반다마(Bandama) 수건을 머리에 질끈 두르고 말이지. 아마도 그들은 오토바이가 아니라 반쯤은 히피를, 반쯤은 이블 크니블을, 반쯤은 1960년대의 미국을 타는 거겠지.
http://store.aetv.com/html/product/index.jhtml?id=73374
History Channel - Absolute Evel: The Evel Knievel Story DVD
http://www.channel4.com/science/microsites/A/alive/daredevil_1.html#evel
Evel Knievel
http://en.wikipedia.org/wiki/Evel_Knievel
Evel Knievel - Wikipedia
http://xacdo.net/review/movie_rockyhorrorpictureshow.html
록키 호러 픽쳐쇼 Rocky Horror Picture Show
나는 실험을 할테니 당신은 완성을 하시오
http://xacdo.net/tt/index.php?pl=297
대니 캘리포니아 Dani California
*bandana: 홀치기 염색한 면 손수건. 히피의 상징. 주로 머리에 두른다.
http://xacdo.net/tt/index.php?pl=611
1960년대, 미국이 아직 좋은 나라였던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