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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화의 이해

조기 게양 flown at half-staff

07/04/20 06:31(년/월/일 시:분)

며칠 전부터 갑자기 마사크레(Massacre)라는 단어가 하루 종일 뉴스를 덮어버렸다. 텍사스 전기톱 연쇄 살인사건에도 쓰였고, 콜럼바인 총기 난사사건에도 쓰였고, 또다시 지금 반복되는 이 단어의 뜻은 대량 학살이다. 조승희(Cho Seong-Hui)라는 한국계 미국인 대학생이 같은 학교 학생과 교수를 무려 32명이나 학살한 것.

물론 이 정도 되면 한국에 대한 불만도 나올만 한데, 여기서는 그런 발언을 극도로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미 일주일 전에 돈 아이머스(Don Imus)의 흑인 비하발언이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되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한국인에 대해서도 함부로 입을 놀렸다가는 사회적으로 매장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

http://xacdo.net/tt/index.php?pl=652
돈 아이머스의 인종차별 발언

http://blog.naver.com/pangsuni/40036733261
"'당신은 왜 분노하는가?" 한국출신? 대량학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 사건은 용의자가 사회적 상식으로 보기에 불명확한 이유로 특별한 이유없이 32명을 대량으로 살인했기 때문이다. 키워드는 '무관' 과 '대량학살' 이 두가지인데 단지 의외로 대량학살만으로 이러한 분노를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유감스럽게도 '대량학살'은 모든이의 분노의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또하나의 키워드인 '무관' 이 여러 조건중에서 가장 분노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판단된다. 홀로코스트가 전투에서 벌어진 살인행위보다 더 비난받는것은 어떤 합목적성이나 명분 없이 '무관' 한 사람을 살해했기 때문인 것이다.



하여간 이 사건 이후로 갑자기 학교 체육관이 붐비기 시작했다. 다들 학교 끝나고 놀지도 않고 조용히 운동만 하나봐. 물론 나같은 아시아인을 경계하는 눈빛이 결코 곱지는 않지만, 속지주의가 지배하는 이곳에서는 미국에 사는 한 모두가 미국인이다. 싫던 좋던 섞여야 한다. 그래서 머리 속으로는 뭐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하지는 않는다. 무거운 침묵, 난 그게 더 무섭다.

http://blog.naver.com/kidkorea1/120036971379
속지주의와 개인주의인 미국에서는, 한국에서 이민온 조승희를 미국에 사는 한 정신병적 소양이 있는 마이너리티로 간주한다. (중략) 초등학교때는 주변아이들로부터 눈이 찢어진 "차이니즈"라고 놀림당하지만, 중학교 이상이 되면, 표면적인 놀림이 없어지는 대신, 무언의 차별이 시작되는 시기인 것 같다.



지금 이 곳은 조승희라는 공공의 적을 대상으로 모두가 하나되어 일치 단결하고 있다. 평소에는 그렇게 개인적인 의견을 강조하더만, 이럴 때는 조금이라도 개인적인 논평을 냈다가는 사회적으로 몰매를 맞을 분위기다. 길가는 사람 누구를 붙잡고 인터뷰를 해도 다르지 않다. 모두가 똑같은 목소리로 조의를 표하고, 유감을 표하고, 조기를 게양한다. 누가 미국을 개인주의 국가라고 함부로 단정짓는가.

소방서


대학교


우체국


나는 특히 조승희가 수업 시간에 제출했던 희곡를 보면서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현재 벌어진 사건의 암시라고 할 수 있는 폭력적인 묘사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사실 내 소설도 그런 면에서는 못지 않은데. 훗날 내가 혹시라도 무슨 범죄를 저지르면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고 뭐라고 그럴지 상상이 간다.

http://news.aol.com/virginia-tech-shootings/cho-seung-hui/_a/richard-mcbeef-cover-page/20070417134109990001
Cho Seung-Hui's play, 'Richard McBeef'

그리고 조승희가 쓴 '이스마엘의 도끼(Ismael Ax)'이라는 가명도 그렇고. 나는 이미 이 이스마엘의 폭력성을 소설 "마엘과 함께"에서 사용한 바 있다. 동영상이나 메모를 봐도 기독교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것 같고, 나랑 생각하는 게 여러모로 비슷해서 나는 참으로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가 없다.

http://xacdo.net/original/come_with_mael.html
작도닷넷 - 오리지널의 장 - 마엘과 함께

http://blog.naver.com/unikirby/80037089749
난 그를 이해할수가 있어. 난 조씨를 이해를 할 수가 있지.. 100퍼는 아니고 한 50%정도는 이해를 할수가있음. 나도 중딩때 그랬다.. 별로 괴롭힘같은걸 받은적도 없는데
왠지 모든 인간들이 다 날 욕하는것같고 그래서 길가다가도 '으흐흑..저새끼들도 다 날 욕하고있어... 날 째려보면서 씨발이라고 하고있어.' 그런 생각에 징징울은 적이 많다.(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조금은 남아있다.)
그래서 나중엔 아예 그게 적대감정으로 바뀌어서 '개새끼들..너흰 다 호로새끼들이야.. 지금 다 날 욕하고있지? 개새끼들..나도 너희를 욕하고있어. 너흰 좆같은새끼들이야.. 너흴 죽이고싶어..' 그러면서 맨날 다 죽이는 생각을 했다. 인간들이 몰려있는 곳에는 핵폭탄같은걸 투척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냥 길가는 애들도 아무이유없이(걔들이 날 욕하고있을것이라는게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고통스럽게 죽이고싶었다. 그림도 맨날 죽이는 그림만 그렸다.
그거와 아주 같다.. 직접 실행한것만 다르지



나는 나와 같은 광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이런 상황에까지 치달은 조승희에게 유감을 표한다. 다음 생에서는 당신의 광기를 건전한 방향으로 승화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기를 바란다.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657

  • 가루 07/04/20 12:23  덧글 수정/삭제
    일단 신고해놓겠습니다(;)
    작도님은 건전하신데요 뭘. 독특한 정신세계 인정해드릴게요.
  • 가루 07/04/20 12:24  덧글 수정/삭제
    참고로... 불여우에서 덧글입력이 잘 안되네요.
  • jd 07/04/20 19:32  덧글 수정/삭제
    작도님도 겸디갹 블로그를 모니터하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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