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인물
12/04/13 01:30(년/월/일 시:분)
내가 김종훈을 교활하다고 느낀 건, 2008년 한미FTA 쇠고기 추가협상 때였다. 당시 협상이 잘 안되자 김종훈은 협의장을 박차고 나가 귀국길에 올랐다. 그러다가 급한 연락을 받고 공항에서 발길을 돌려 다시 협상장으로 향하는데... 이때 김종훈은 "미국의 추가협의 요청에 따라 귀국을 늦추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때 사실 미국은 추가협의 요청을 한 적이 없었다. 미국은 한미FTA가 파토나도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추가 요청을 한 쪽은 청와대였다. 절실한 쪽은 한국이었다. 그래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재밌는 것은 협상을 먼저 결렬한 쪽도 김종훈이고, 공항에서 발길을 돌린 것도 김종훈이고, "미국의 요청에 따라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거짓말한 것도 김종훈이다. (물론 외교라인을 통해 미국이 요청한 모양새를 갖추긴 했다)
하여튼 이걸 보고 난 참 김종훈이 교활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런 치열한 협상에 필요한 인재라고는 생각했다. 참 적절한 인물을 기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8&aid=0001987698
김종훈, 美 `추가협의` 요청따라 귀국 늦춰(상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79&aid=0001970467
"김종훈 귀국 막아라"… 靑 벼랑 끝 외교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47&aid=0001943011
홍준표→유명환→버시바우 라인이 김종훈 귀국 막았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262&aid=0000005159
[밀착인터뷰] 김종훈
▼ 한미 FTA는 양국 사정으로 한때 ‘물 건너갔다’고 평가받았는데요. 추가협상 얘기가 나오자 ‘쉼표 하나 고칠 수 없다’고 버티다가 재협상에 나섰죠?
“네. 조지 부시 공화당 정부 때 한미 FTA를 타결했잖아요? 그런데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유세 때부터 ‘이건(한미 FTA) 안 되겠다’며 부정적이었죠. 미국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이 됐고, 민주당은 ‘자유교역은 미국 경제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무역적자 때문이죠. 사실, 이 문제 하나였다면 설전을 해서라도 민주당의 논리를 깼을 겁니다.”
▼ 그럼 다른 이유가 있었나요?
“제가 ‘쉼표 하나 못 고친다’고 하다가 추가협상에 응하게 된 결정적인 배경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들이닥친 경제상황 때문입니다. 미국은 민간 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대공황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였어요. 그런데 경제가 어려워지면 보호주의로 빠지거든요. 우리 정부에서도 ‘이대로 놔두면 안 되겠다. 저쪽(미국)이 원하는 게 뭐냐?’는 얘기가 나왔죠.”
▼ 자동차요?
“네. 미국 자동차 산업이 파산 직전이니까 일단 유연하게 대응할 방법을 찾은 거죠. 큰 틀에서 미국이라는 큰 시장과의 연결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한국 자동차 업계도 ‘조금 양보하고 빨리 (FTA를) 발효시키는 게 낫다’고 했어요. 그땐 마침 도요타 리콜 사태가 생겨 굉장히 어려웠어요.”
“우리 자동차 업계는 (추가협상에) 만족했어요. 그쪽(미국)은 오히려…. ‘포드’는 아직도 뜨뜻미지근해 하죠. 그때는 세계 경제가 어려워졌으니 어느 정도 어저스트먼트(adjustment·수정)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왜 (추가협상을) 안한다고 했는데 했느냐’고 하면 ‘미안하다’는 말 외에 할 말이 없죠.”
나는 김종훈이 강남을에서 통한 이유도, 다소 교활하지만 확실히 능력은 있고 강남 사람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http://blog.aladin.co.kr/bookeditor/5188807
김종훈은 어떻게 노무현을 속였는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2007년 8월 29일, 그러니까 한미 양국이 FTA에 서명한 지 두 달 정도 되는 시기에 김종훈은 얼 포머로이 미국 하원의원,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쌀 추가 협상을약속했다. 당시 노 대통령은 “미국이 쌀을 걸고 나오면 협상을 깨라”고 강경하게 주문했고, 그래서 서명 당시 FTA에는 쌀이 제외되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캘리포니아의 곡물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포머로이의 불평에 김종훈은 “한국 정치권은 농민을 ‘사회적 약자’로 보고 강한 보호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어 현재로서는 쌀 문제를 다룰 수 없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의 쌀 관세화 유예가 2014년에 끝나면 한국 정부가 (미국과) 재논의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결국 노무현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노무현은 개성공단 생산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서 FTA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협상 초기부터 이 문제를 타결 짓도록 지시했지만 김종훈은 멋대로 맨 마지막까지 미뤄버렸다. 역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의 외교 전문을 보자. 2006년 6월 11일에 조태용 외교부 북미국장은 미국 관료를 만난 자리에서 “한-미 FTA 협상에 개성공단을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가 또 하나의 관심사”라는 질문에 “김종훈 대표가 ‘정치적인 문제는 마지막으로 남겨두겠다’고 말하더라” 라고 대답했다. 결국 이 역시 노무현을 속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