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먹을거
06/01/18 16:34(년/월/일 시: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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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 라 파스타 카레 컵면 |
카레 라면이라니. 이미 맛없기로 검증이 끝난 제품을 뭐하러 다시 내놓나 싶어서 가만 봤더니 역시나, 한국야쿠르트 제품이다. 역시 야쿠르트 답다. 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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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면발에 카레 가루. 생각보다 먹을 만 해서 오오 요즘 야쿠르트 의왼걸? 싶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원조는 따로 있었다. 이 맛의 정체는 바로!
농심 감자면 카레범벅의 표절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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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면 카레범벅 (사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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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면 카레범벅 (작은 컵) |
물론 지금은 단품되었지만, 그래도 비벼먹는 카레라면의 새 장을 연 기념비적인 라면이었다. 도대체 뭐 하러 카레를 라면에 비벼먹냐 하겠지만, 예전부터 짜파게티에 카레가루를 섞어 먹는 등의 시도는 충분히 있었다. 스노우캣 일기에도 있었고.
하지만 카레범벅이 먹을만하게 되기까지는 농심의 뼈를 깎는 아픔이 있었으니… 국물로 즐기는 카레 라면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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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카레라면. 국물로 즐기는(…) 새로운 카레 |
내가 중학교땐가 고등학교때 나왔으니까 아마 1990년대 중반일거다. 세상에 누런 카레 국물에 라면을 말아 먹다니 어디 상상이나 했던 일인가. 라면은 정말 상상을 초월할 만큼 괴상한 맛이었고, 당연히 카레 라면은 단품되었다.
(물론 나는 괴상한 맛을 좋아해서 이 라면으로 처음 뽀글이를 해 먹기도 했다)
어차피 나중에 나온 감자면 카레범벅도 단품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농심의 카레 라면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을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야쿠르트가 슬쩍 베껴오다니! 농심에게 미안하지도 않아!
카레로 흥하는 자, 카레로 망하리니.
어떤 상품이든 새로운 맛을 개발하는 데 벽에 부딫치면 한 번쯤 시도해 보는 흔한 맛이 있다. '피자맛' '카레맛' '짜장맛' 등이 그것이다. 강렬한 향을 가지고 있고 만들기도 쉽기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지만, 정작 맛있는 걸 만든기는 힘든 이 놈의 피자, 카레, 짜장. 그래서 우리 동네 수퍼 아저씨는 잘 나가던 제품의 피자맛이 나오면 아예 들여놓지를 않는다고 한다. (단 벌집핏자, 짜파게티는 예외다)
하여간에 이번 상품도 가끔은 대충 먹을 만은 하지만, 꾸준히 먹어줄 만큼 호락호락한 맛은 아니다. 어차피 시즌 상품으로서 가치밖에 없을 것이다. 카레 라면의 운명은 그런 것이다. 단순히 맛을 표절한 라면이라면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