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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화의 이해

라스 베가스와 미국의 키스

07/05/22 06:41(년/월/일 시:분)

뜨거운 사막을 6시간이나 차로 달려서 도착한 라스 베가스(Las Vegas)는 사막 만큼이나 황량한 곳이었다. 별 네개짜리 호텔 방에는 냉장고도 없고 생수도 제공되지 않았다. 이미 35도를 넘는 무더위 속에서 물 한잔 마시려고 해도 2달러를 넘게 줘야 한다! 아무런 자원도 없는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 도박과 향락 산업만으로 상업적인 발전을 이룩한 것 외에는 별로 칭찬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메마른 곳이다.

하지만 이런 메마른 땅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시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키스였다. 우리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여러 호텔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MGM 호텔의 나이트 클럽, 스튜디오 54 (Studio 54)에서 나는 멋진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어느 스트립 댄서가 무대 위에서 무대 아래의 평범한 서민에게 몸을 구부려 키스를 서비스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틈새로 말이다.

나는 좁은 틈새로 그 키스를 정확히 목격하고 말았다. 참 라스 베가스 나이트 클럽은 서비스도 좋구나 감탄하면서, 나도 한번 라스 베가스의 문화를 체험해보고자 하는 건전한 욕구로 여길 들어가보려고 했지만, 엄격한 드레스 코드(dress code)에 막혀서 못 들어갔다. 특히나 MGM 나이트 클럽은 그 중에서도 꽤 고급인 편이라서, 드레스 코드도 비교적 엄격한 편이었다.

우리는 키스에 목이 말라서 여러 나이트 클럽을 찾아다녔으나, 티셔츠에 스니커즈 차림으로는 라스 베가스의 그 어떤 나이트 클럽에도 못 들어간다는 걸 확인했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옷을 새로 사 입기에 여기 물가는 살인적으로 비싸고, 이미 밤도 깊었고, 일부 나이트 클럽은 불과 새벽 2시에 문을 닫기도 하고, 6시간이나 사막을 달려온 터라 피곤하기도 해서, 우리는 다음 번에는 반드시 단추와 깃이 달린 셔츠와 구두를 가져오리라 다짐하며 호텔 방으로 돌아갔다.

호텔 방에 누워서도 그 야릇한 키스는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다. 결국 참지 못하고 다음날 드레스 코드가 없는 코요테 어글리(Coyote Ugly)에 가긴 했지만, 거긴 나이트 클럽이 아니라 그냥 바(bar) 였다. 8달러만 주면 술을 마실 수 있는 비교적 저렴한 술집일 뿐이었다. 거기서는 MGM 나이트 클럽 같은 키스는 서비스 되지 않는다.

http://xacdo.net/tt/index.php?pl=679
코요테 어글리

키스로 흥분한 내 마음은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왜 나는 이렇게 사소한 키스에 설레이는 것일까? 호텔 침대에 누워서 이리저리 생각해봤다. 확실히 미국은 한국에 비해서 키스에 대해 관대한 것 같다. 실제로 저녁 시간만 되도 많은 TV 프로그램에서 키스 정도까지는 흔하게 나오는 편이고, 대학 캠퍼스에서도 간혹 연인들이 키스를 하기도 하는데 너무 길지 않다면 다들 못 본 척 하고 지나가 주는 편이기도 하다. 반면 한국에서는 뽀뽀 이상은 다소 용기가 필요한 것 같고, 돈을 주고 섹스를 하는 곳에 가도 어지간히 비싼 곳이 아니면 여전히 키스는 금지다. 가출소녀들의 키스 아르바이트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도 이런 문화적 바탕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 키스는 섹스보다 비싸다.

http://xacdo.net/tt/index.php?pl=560
충격의 애인대행 키스알바

스파이더맨3(Spiderman 3)에서도 그런 게 나와. 스파이더맨이 자기 연인이 뻔히 보고 있는 앞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불특정 여인에게 키스를 서비스 하잖아. 또 최근 구설수에 올랐던 VH1의 공개 구혼 프로그램 "I Love New York"에서도 여자 주인공이 여러 남자 후보들과 키스를 해보는 순서가 있기도 했다. 그래서 이런 문화적 바탕에서 MGM 나이트 클럽의 키스 서비스도 충분히 납득이 갈 만 하지만

http://blog.naver.com/aldus0127/70017117624
스파이더맨이 그웬에게 거미줄을 타고 다가갔을때, 사람들은 "키스"를 외쳤고, 그웬은 망설였으나, 피터가 말했다. "해도 좋아요." "정말요?" "네. 팬서비스예요." 솔직히 난 이부분에서 스파이더맨이 싫어졌다. 어떻게 여자친구가 앞에 있는데, 팬서비스로 다른사람과 키스를 하지?

http://www.vh1.com/shows/dyn/i_love_new_york/series.jhtml
VH1 - Shows - I Love New York


그래도 한국 남자인 나로서는 다소 문화 충격이었다. 키스를 해주다니! 프리 허그(Free Hug)처럼 프리 키스 같은 것도 해주면 안되나? 나도 키스받고 싶어~

...그래서 라스 베가스에 있으면서 라스 베가스에 또 오고 싶어졌다. 굉장히 비싸고 메마른 곳이긴 하지만 이렇게 묘한 중독성이 있는 곳이 여기다. 다음 번이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하여간 기회가 되면 또 오고 싶다. ^^

ps. 브라질 반 친구가 MGM 나이트 클럽에 가본 적이 있다고 해서 물어봤더니, 브라질 나이트 클럽에 비해 별로라고 하더라. 도대체 브라질은 어떻길래... 브라질도 가보고 싶다. 하악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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