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7/11/16 13:16(년/월/일 시:분)
나는 매우 아침형 인간이다. 평소에도 밤 9~10시면 자고, 그래서 아침에 6~7시쯤 일어나면 더 자지를 못한다. 덕분에 자명종 시계를 쓰지 않고도 일찍 일어나는 건 좋고, 아침에 여유가 생겨서 좋기도 하지만...
아침형 인간이라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자면 매주 수요일이면 내가 좋아하는 코미디 센츄럴(Comedy Central)에서 밤 10시부터 12시까지 재미있는 프로들을 몰아서 해 주는데, 나는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보다가 자 버린다. 코미디 채널만 그런게 아니라, 대체로 이 시간에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하기 때문에, TV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숙제를 할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도저히 밤을 못 새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제가 나오면 차라리 일찍 자고 새벽 4시쯤 일어나서 학교 시간이 될때까지 하는 편이 낫다. 그러다보니 뭐 도서관이 새벽 2시까지 연장 운영을 해도 나에게는 하나도 좋을 게 없다. (IT업계에서 야근을 많이 한다던데, 나같은 아침형 인간이 야근에 적응하려면 고생할 것 같다;;)
게다가 요즘에는 점점 자는 시간이 빨라져서, 며칠 전에는 밤 8시에 자서 새벽 4시에 일어나고, 어제는 저녁 6시에 자서 새벽 2시에 일어나버렸다. 학교 가기까지는 7시간이나 남았는데 잠은 안 오고, 이 꼭두새벽에 도대체 뭘 하란 말이야. 늦게 자는 사람들은 TV 심야 프로나, 늦게까지 운영하는 술집을 가면 되겠지만. 꼭두새벽 4~5시에는 정말로 할 게 없다. TV도 재미없고, 거리도 한산하고, 인터넷도 조용하고.
결론. 아침형 인간이라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다들 쌩쌩해지는 저녁에 나는 한없이 피곤해지고, 어서 빨리 침대로 기어 들어가고 싶은걸. 밤에 뭐를 못해. 일찍 일어난다고 하루가 더 길어지는 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