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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돈 받고 군생활 하기

06/12/30 05:29(년/월/일 시:분)

사실 군생활이 힘든 건 정당한 보수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밖에 나가면 당장 한달에 100만원 정도는 벌 수 있는 팔팔한 고학력의 젊은이들을 데려다놓고, 한달에 고작 5만원씩 주고 부려먹는다는 게 생각해보면 억울하지 않나? 그래서 2년 군생활 하는 것이 국가에 2천만원 정도의 세금을 납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지. 2천만원이야 일반인 얘기고, 연예사병 같은 경우는 억대의 효과가 있겠지. 그래서 기를 쓰고 빠지려는 걸 테고.

그래서 뭐랄까, 군대 있을 때부터 생각하던 건데, 정말 한달에 100만원만 준다고 하면 다들 여기 있겠다고 난리치지 않을까. 안 그래도 군대에는 언제나 사람이 모자라서 난리고, 밖에 나가면 이태백이다 해서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어려운 시절인데, 아무리 군대가 힘들다고 해도 정당한 보수만 지급한다면 다들 서로 남으려고 안달이지 않을까 싶었거든.

아니 그 뭐야,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위험천만한 곳에 파병 가는 것도, 밖에서는 설마 그럴까 싶겠지만 군대 안에서는 인기 엄청 좋거든. 물론 젊은 혈기에 위험한 걸 해보고 싶어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보수가 짭짤하기 때문에 가는 경우도 많으니까. 이라크도 막 서로 가겠다고 난리고, 떨어져서 우울해하고 그러는데, 하물며 그냥 군대에 남아서 100만원씩 주겠다고 하면 얼마나 좋아하겠어.

그런데 요즘, 이런 내 생각이 정말로 이루어지려나 보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office_id=001&article_id=0001509039
▲유급지원병 제도 = 현행 의무복무기간을 채운 병들이 군대에 계속 남아 국가에 헌신하기를 희망하면 선별적으로 수용해 1년 가량 봉급을 주고 복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2011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해 2020년까지 2만여명 수준에서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장기간 경험과 기술이 필요한 전문직 분야에 소요되는 인력 규모가 2만여명 정도일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국방부는 이 제도를 2008년 일부 부대를 정해 시범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에 따라 내년 중으로 급여 및 복지, 계급 등 세부 내용을 담은 입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렇지, 그렇다니까. 진작에 그럴 것이지.

물론 문제가 없지는 않겠지. 예를 들어 만약, 1년간 복무 연장을 했는데 중간에 탈영한다면? 더 이상 하기 싫다고 막 군대를 나가버린다면 어떻게 할 거냐 하는 문젠데.


http://xacdo.net/tt/index.php?pl=569
탈영하는 꿈 꿨다.
그러니까 어찌된 일인지 내가 스스로의 의지로 다시 입대를 했다. 군에서도 당연히 환영했고 나도 2년간 잘 해보려고 했는데, 입대한지 3일만에 힘들다고 탈영을 한 것이다.
그러자 군대에서는 이녀석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것이다. 이미 2년간의 군 복무는 마쳤기 때문에 탈영을 해도 상관이 없을 것인가, 아니면 일단 2년간 복무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에 다시 잡아들여야 할 것인가.
이걸 잡어, 말어?


그래서 국방부에서는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 봉급은 6개월 또는 1년 복무를 마쳤을 시점에 보너스 형태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예상금액: 6개월=700만원, 1년=1500만원) 즉 중간에 싫으면 얼마든지 나갈 수 있지만, 돈은 못 준다는 얘기.

그리고 하사관과의 봉급의 형평성 문제도 있을 수 있겠다. 사실 병사들도 최소 고졸인데다, 이번 유급병제가 도입되는 전문병의 경우 대부분 전문대졸이나 대재 수준의 고학력자들이기 때문에, 적어도 그 정도는 대우를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건데, 그러다보면 가장 낮은 간부인 하사와 비슷한 봉급을 받게 되니까 간부 입장에서는 체면이 안 서지 않겠느냐 하는 거지.

안 그래도 요즘 하사는 2년간 영내 대기가 필수여서 이미 거의 병사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기도 하다. 즉 병사의 빈자리를 하사로 때우려는 것도 있는 거지. 그러다보니 하사는 복무연장한 병장과 거의 비슷한 처지가 되버린다는 건데. 그러면 하사 입장에서는 억울하지. 자기는 일부러 간부가 되기 위해 어려운 조건을 거쳐서 들어왔는데, 아무 것도 없이 들어온 일반 병사와 똑같은 대접을 받으면.

그래서 나의 생각은, 아마도 하사보다는 살짝 낮은 정도의 봉급을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즉 하사가 130만원 받을때 병사는 110만원 정도? 그러면 조금이나마 덜 서운하겠지. 그리고 병사도 굳이 대졸 수준까지 대우해주지 않아도 남을 사람은 얼마든지 남을껄.


하여간 돈 받고 군생활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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