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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축제를 세계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은?
Q

영국의 "에딘버러(Edinburgh)축제"와 독일의 "맥주축제" 처럼 우리나라의 축제를 세계적으로 만들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하시오.


A

'세계적인 축제'의 조건이, 그 나라의 국민만이 한정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이 하나되어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말하는 것이라면, 이미 우리나라의 축제는 충분히 세계적이다. 뭐만 했다하면 세계최초 세계제일 등을 쏟아내는 한국인의 냄비근성상, 축제 역시 뭔가 벌였다 하면 전 세계의 유명한 인사들을 초청하여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만일 규모의 면에서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 만큼 드물게 크다는 면을 강조하여 세계적인 축제라는 말을 썼다해도, 우리나라의 축제는 역시 충분히 세계적이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축제의 특수성 때문이다.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PiFan)의 예를 들어보자. 전 세계의 상당히 매니악한 영화들을 다수 상영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제는 10년 가까이 장수하고 있다. 그 이유는 평소에 극장에서 보기 힘든 영화들을 몰아서 상영해주기 때문에 매니아층이 일부러 부천으로 찾아갈 정도로 열성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평소에 보통의 극장에서 보기 힘든' 수준이라는 것은 얼마나 심각하냐 하면, 이와 같은 1년에 딱 한번밖에 안 하는 영화제가 아니면 다른 어떠한1 방법으로도 절대 볼 수 없을 정도로 절박한 것이다.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문화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극장에 가면 인기있는 영화만 줄창 걸어놓고, 재미없다 싶은 영화는 1-2주만에 바꿔 치운다. 예술영화 전용관은 말만 무성할 뿐 없는 것과 다를 바 없으며, DVD도 불황이라 그리 다양하게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문화가 획일화 되었기에 오히려 부천영화제와 같은 매니악한 영화제가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이든 아니든 어디에나 매니악한 팬층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매니아층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문화가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래서 한국은 평소에 워낙 이런 문화에 굶주려있기 때문에, 간헐적으로 벌어지는 축제의 규모가, 순식간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커져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축제는 이미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세계적인 수준이며, 이것은 결코 장려할만한 것이 아니라 문제점으로 인식해야 한다. 질문에서 예로 든 에딘버러 축제의 경우도 세계 1,2차 대전으로 문화가 피폐해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문화의 다양성은 존중되어야 하며, 축제와 같은 식으로 획일화시키고 권위를 내세우는 것은 옳지 못하다. 축제는 어디까지나 문화가 피폐해진 가운데 이를 잠시 대체하고 보완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서 존재해야 한다.
|hit:4883|2005/11/10
   
shyxu 김치축제 2005/11/11 x
xacdo 우리나라 락 페스티벌도 마찬가지다. 1년내내 충분히 공연을 즐길 수 있다면, 굳이 1년에 한번 축제를 열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락 페스티벌에 열광한다는 것은 그만큼 평소 락 문화가 부재하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물론 축제를 안 벌이는 것 보다는 벌이는 편이 낫겠지만, 진정으로 락 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싶다면, 소 공연장을 구비해서 1년내내 꾸준히 뛰어난 공연을 유치해라. 그러면 활설화될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코미디가 그랬다. 만약 '박승대 홀'이 없었다면 '갈갈이 패밀리'가 나올수 있었을까? 박승대홀과 같은 소극장이 있었기에 지금의 개그콘서트와 웃찾사 같은 뛰어난 품질의 코미디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2005/11/12  
shyxu 맞는 말씀 2005/11/13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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