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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다 못쓴 후르츠바스켓 리뷰
결혼은 어떤 사람과 하는 것이 좋습니까?
'후루츠 바스켓'의 '혼다 토오루'론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락 음악을 듣기 시작한다면, 처음에는 락 발라드 같이 온순한 음악부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처럼 "처음에는 좋아하는 사람과 하고 싶어.." 라는 느낌일까.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서, 처음에도 좋아해도 마음이 놓이는 착한 작품에게 순정을 바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독자의 입장에서의 처녀작이라고 할까. 나중에 이를 시작으로 애니메이션의 마수에 사로잡혀, DVD 구입으로 한달 생활비를 탕진하더라도 "너와 함께한 것을 후회하지 않아, 절대로.." 라는 대사를 당신의 입에서 나오게 만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려고 하니, 그 이름 '후루츠 바스켓'이다.

-12지의 저주; 개그인 동시에 비극
처음 만나는 탓에 서먹서먹해지기 쉬운 미팅. 거기서 무슨 얘기를 하면 좋을까 친구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하는 얘기가 "한명을 바보로 만들면 돼." 였다. 물론 좌중은 하하 호호 즐거운 분위기겠지만, 당하는 사람은 과연 즐거울까. 사실 개그라는 것은 살짝 뒤집어보면 비극이다. 통신에서 인기있는 개그작가라는 사람들의 하는 얘기도, 잘 들어보면 자기의 괴로웠던 과거를 타인의 시점으로 쓰는 것이다. 옥동자나 땅그지가 자신이 즐거워서 개그를 하는 걸까. 보는 사람은 즐겁지만 연기하는 사람의 입장은 어떨까. 후루츠 바스켓의 재미는 바로 이 손바닥 뒤집듯 아슬아슬한 희극과 비극의 줄타기에서 비롯된다. 메인 테마인 12지의 저주라는 것도, 이성이 안기만 하면 '펑'하고 12지로 변해버리는 것은, 보는 사람에게는 우습지만 당사자에게는 괴로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 저주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해결의 열쇠를 찾아 모험이라도 떠나야 하는 것이 보통일텐데, 후루츠 바스켓은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 단지 저주를 걸린 채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온 몸이 불구가 된 사람이, 600만불의 사나이가 되어 다시 태어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으로서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 하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연애의 계단; 옆에서 보기에 답답한 커플
이 애니메이션도 나름대로 연애물이라서, 선남 선녀들이 자유롭게 교제하며 즐거운 고등학교 생활을 보낸다. 그런데 이들 커플은 애니메이션이 끝날때까지 도대체가 진척이 없는 것이, 키스는 커녕 손도 안 잡는다. 참 옆에서 보기에 답답한 커플들이다. 다른 만화에서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면서 보는 사람을 두근두근하게 하는데 말이다. 그런 탓에 토오루와 유키와 쿄우의 2남 1여의 삼각관계는 일말의 긴장감도 주지 않는다. 마치 그룹 '쿨'처럼 언제까지나 화목할 것 같은 관계로 보인다. 어쩌면 그들의 관계는 사랑에 불타오르는 초보 커플이라기보다는, 사랑이 어느정도 식어버린 갱년기의 부부같아 보인다. 특히 미나와짱(X) 아니 키사짱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에서는, 기껏 딸이라고 학교에 보내놨더니 왕따당해서 실어증에 걸리는 이야기는, 결혼물 정도가 아니라 육아물이라도 생각될 정도다. 마치 '다!다!다!'(우리 아기는 외계인)에서처럼, 서로는 부정하지만 옆에서 보기엔 영락없는 부부의 모습인 것처럼, 결혼이라는 연애의 계단의 끝을 넘어선, 그래서 더 이상 발전할 여지가 없는 사이에서의 '그 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 같다. "예전엔 그런 일도 있었지.." 하면서 시작되는 소신적의 이야기처럼..

-할리퀸과 미연시의 경우; 해피엔딩은 언제나 결혼?
사실 대부분의 연애물은 결혼 이후의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 할리퀸 로맨스로 대표되는 여성의 판타지 역시 '우연히 만난 백마탄 왕자님에게 시집가는 것' 정도일뿐, 나중에 남편한테 방망이로 얻어맞든 어쨌든 결혼에만 골인하면 그 다음일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남자라고 다를까. 남성의 판타지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초창기 '동급생'이라던가 '캠퍼스 러브 스토리' 같은 게임에서도 해피엔딩은 언제나 결혼이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나오는 것으로 Game over. 결혼 이후의 시나리오는 준비되어 있지 않다. 그런건 아저씨 아줌마들이나 보는 주말드라마에서나 해주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랄까,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랄까. 할리퀸이나 미연시에서 굳이 결혼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유도 보는 사람들은 충분히 만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히로인의 모습도 전통적인 여성상인 현모양처보다는, 동경의 대상으로 아이돌급의 연예인이나 모델 같이 화려한 경우가 많았다. 물론 후루츠 바스켓에서도 남자 주인공인 소우마 유키는 화려하다. 교내에 거대한 팬클럽까지 조직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이다. 하지만 그보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여자 주인공 혼다 토오루는 어떨까.

-일등 신부감, 혼다 토오루; 전형적인 현모양처
"토오루 너무 귀여워~ 결혼하고 싶어" 라고 말을 하는 친구가 있다. 원체가 '나디아'나 '천사소녀 네티'를 볼때부터 여자주인공만 보면 결혼하고 싶다고 그러긴 했지만, 이번 후루츠 바스켓에서는 정도가 좀 심했다. 처음에는 눈이 너무 커서 무섭다고 하더니


연애와 결혼의 차이 - 즐거움을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괴로움을 함께 하는 것  

연애물이 아니라 결혼물? - 관객이 원하는대로 작품은 변화한다


아! 그러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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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서 강도사건이 있었다고 <br>
석간에 실렸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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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아직 안잡혔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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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그녀석은 강도를 현관에서 <br>
마중할 정도로 멍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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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반에 차까지 담아서 내주고, <br>
거기다가 강도의 인생얘기까지 들어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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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3541|200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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