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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르츠 바스켓 리뷰 초안
결혼은 어떤 사람과 하는 것이 좋습니까?

후르츠 바스켓의 혼다 토오루 - 최강의 신부감 1호

나는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면 혼자 좋아하질 못한다. 다른 사람도 끌여들여 같이 좋아하게 만든다. 애니메이션에 흥미가 없는 친구에게는 특히 후르츠 바스켓이 약이었다. 이것만 일단 보여주면 남녀노소 누구나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에 쉽게 빠져들었다. 주인공 혼다 토오루의 경우, 처음에는 눈이 왕방울만하다고 막 불평을 하더니, 나중에는 결혼하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나는 그때서야 깨달았다. 아 이녀석 혼다 토오루, 정말 세상에 있다면 정말 결혼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일등 신부감이로구나..

장편의 재미는 캐릭터에 매달린다. 긴 스토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욱 책임지는 메인 캐릭터 혼다 토오루는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드넓은 가슴으로 어떤 불안이나 고통도 전부 껴안아준다. 절대 화내는 일이 없다. 친절하기로 소문난 토모요조차도 범접할 수 없는 성모 마리아의 경지다.

하지만 보통의 트렌디한 연애 스토리가 그렇듯 감히 결혼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는 것이 이 세계의 법칙. 한지붕 아래 선남선녀들이 며칠씩 살더라도 이곳에서는 연애라는 감정이 도무지 자라나지를 않는다. 우리의 성모 마리아 혼다 토오루씨는 언제나 모두에게 공평한 사랑을 나눠주시기 때문에.

어쩌면 이 설정은 시스터 프린세스의 그것과도 비슷할지 모른다. 12명의 자매들과 꽃다운 하루를 나날이 보내면서도 도무지 진척이 안되는 연애의 계단은 왠일이지 모르게 보는 이를 애태우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오빠 하나만 있다면 다른거야 어쨌든 좋다는 것일까. 그 모습에 혼다 토오루의 모습이 겹쳐서 보이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결혼은 어떤 사람과 하는 것이 좋습니까. 라는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광고에서 나는 또다른 단면을 발견한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 젊은 시절 철없이 희희낙낙하며 지냈던 시절은 잊어라. 결혼이라는 것은 좀 더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이니까. 프린세스 츄츄의 네코센세가 입버릇처럼 하는 것처럼 결혼이라는 것은 온 몸에서 땀이 뻘뻘 흐르고 온 몸에 긴장된 전기가 흐르며 잔뜩 움츠려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끝없는 암흑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말 무시무시한 괴물이니까.

초기의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의 엔딩은 어느 것이나 판에 박은듯 히로인과의 결혼으로 끝났다. 굳이 게임 뿐만이 아니라 드라마도 그랬고 영화도 그랬고 많이들 그랬다. 일단 결혼에 골인하면 그것으로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관심 밖의 일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결혼 후에도 언제나 나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줄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단순한 연애 대상이 아닌 결혼 대상으로서의 히로인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혼다 토오루는 차세대 히로인일지도 모른다.
|hit:3575|200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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