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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빅퀘스천, 꼴, 표백, 문명의 충돌, 인터스텔라

15/01/20 09:10(년/월/일 시:분)

뤽베송 - 루시 (2014)

...앞에 30분만 재밌고 뒤에 1시간은 엉망이라는 얘기를 들었으나, 나는 앞의 30분은 물론이고 나머지 1시간도 엄청 재미있게 봤다. 과학적 근거야 엉망이지만 하여튼 말이 되던 안되던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이 좋았다.

중딩 작가가 쓴 일본 라노베 같은 느낌인데, 마지막 스텝 롤에 뤽베송이 각본까지 쓴 걸 보고 경악했다. 아니 이 아저씨 마음 속에는 중2 소년이 살고 있는 걸까? 천계영 마음 속에 중2 소녀가 살고 있듯이, 영원히 늙지 않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김대식의 빅퀘스천 (우리 시대의 31가지 위대한 질문) (2015)

...아래 인터뷰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네이버 북스로 구매했다. 솔직히 책보다 인터뷰가 좋았다. 글을 쓴 후 생각을 더 정리했던 걸까?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366&aid=0000241613
조선비즈 [인터뷰] "달려오는 미래,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일단 내가 빵 터진 건 프로필 사진이었다. 무슨 SF영화의 주인공처럼 잔뜩 허세를 부리며 자기를 연출했다. 인터뷰에도 나오지만 이건 자기가 의도한 것이다. 나는 이런 자뻑이 너무 좋다.

책도 매우 도전적이다. 삶은 의미 있어야 하는가? 인간은 왜 죽어야 하는가? 노화란 무엇인가? 인간은 왜 필요한가? 질문도 도전적이지만 답변도 도전적이다. 과학적, 인문학적 근거를 충분히 들지만 그래도 고개를 갸웃거릴만큼 무리하게 논지를 전개한다.

아 나 이거 어디서 본 적 있다. 도올 김용옥. 주장이 맞던 틀리던 상관없다. 그저 나의 존재감을 과시적으로 드러낼 뿐이다. 이 사회에 문제 제기를 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한번 곰곰히 생각하게 만든다. 그런 자극제.

이걸 보니 기계학습에 흥미가 생겼다. 요즘 유행하는 신경망도 정확도는 상당히 높아졌지만, 은닉층을 한 땀 한 땀 코딩해야 하다보니 솔직히 사람 손이 너무 많이 가서 이걸로 어느 세월에 사람을 기계로 대체하나 절망스러웠는데, 이 책에서는 이런 약한 인공지능의 전망을 매우 좋게 봐서 마음이 혹 했다.

기술사 끝나고 관련 MOOC 좀 봐야겠다.

http://work.caltech.edu/telecourse
칼텍 기계학습 강의 - Learning From Data

http://www.kocw.net/home/cview.do?cid=9ed8b860f8a1e44f
기계학습입문 - 고려대학교 | KOCW 공개 강의


허영만 - 꼴

기계학습 생각하면서 이 만화를 다시 봤더니, 관상을 신경망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을 입력하면, 이 사람의 품격을 0에서 100 사이의 수치로 매긴다.


장강명 - 표백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2011)

추천받아서 봤다. 이것도 네이버 북스로 구매.

이게 문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장르적인 재미는 확실히 있었다. 의문의 자살 사건, 추리, 추적, 복수, 그리고 대망의 결말. 상당히 파워풀해서 단숨에 읽었다.

그리고 지금 젊은이들의 절망스러운 시대상을 잘 반영했다. 이 소설의 미덕은 그런 점이다. 그렇다고 어떤 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제기까지는 훌륭했다.


새뮤얼 헌팅턴 - 문명의 충돌 (1997)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를 90년대에 예언했다고 해서 봤다. 다 볼 시간은 없어서 부분 부분만 봤는데, 내가 궁금했던 건 그래서 이 이슬람 문명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 하는 제언이었다.

일단 현재는 이렇다. 다원주의, 다문화 정책으로 한 국가가 여러 문화/문명권을 다 품으려 했으나, 아무리 해도 잘 안 섞이는 게 특히 이슬람 문화/문명 권이다.

문명은 패러다임이기 때문에, 한 시대와 사람들에게 여러 문명이 공존할 수 없다. 그래서 문명간에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떡해야 하나? 이 책의 주장은 이렇다. 현대 서구 문명이 최고이고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고, 각 문명간에 적절한 배려와 양보를 통해 충돌을 극복하자고. 나 참 이거야 원. 하나마나한 말이다. 그게 잘 됐으면 이 지경까지 안 왔지.

물론 이런 노력도 필요하지만 너무 순진한 생각이고, 이런 노력과 더불어 투 트랙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현대 서구 문명의 자유, 인권 같은 덕목이 다른 어떤 문명보다도 우월하고 보편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보편적 가치가 다른 문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

즉 내가 생각하는 것은 양보와 계몽의 투 트랙 접근이다. 양보도 어디까지나 일보 후퇴 이보 전진을 위한 일시적인 우회책으로만 사용하고, 기본 기조는 다른 문명을 깨우는 계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 인터스텔라 (2014)

믿고 보는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를 봤다. 난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별로 안 좋아해서 아이맥스는 일부러 피했다. 뭐니뭐니해도 코엑스 M2 관의 짱짱하게 밝고 선명한 화면이 최고다.

사실 인터스텔라는 1년 전 초기 예고편을 봤을 때부터 기대를 한참 해왔는데, 세상에 이렇게 정통 SF 영화라니 너무 실패하기 쉬운 어려운 주제라 많이 걱정이 되었던 건 사실이다. 그래도 놀란이니까 중박은 가겠지 싶었는데.

http://www.youtube.com/watch?v=aLYLNFTV1Ks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1차 공식 예고편 (한국어 CC)

역시나 이렇게 무겁고 진지한 SF 영화는 아무나 만드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놀란의 역량에는 무리한 영화였다. 그래도 놀란은 철저한 상업 영화 감독이니 절대로 실패하지 않게 하려고 갖은 애를 다 써서 중간은 갔지만, 본인의 역량 부족이 여실히 보이는 점은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것보다 나를 흥분시킨 건, 우주여행의 멋진 화면이었다. 이 영화가 어렵다고 적당히 발뺌하거나 대충 퉁치고 넘어가지 않고, 역량부족에도 불구하고 우주라는 주제에 완전히 집중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우주로 영화를 꽉 채웠다. 이것만 해도 정말 위대한 도전이었다.

우주 영화는 정말로 만들기 어렵다. 어렵다보니 도전한 감독도 많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그런 갓 내린 하얀 눈 밭에 또 하나의 작은 발자국을 찍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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