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8/01/16 13:39(년/월/일 시:분)
보통은 blog를 '블로그'라고 적고, 아주 가끔 '블라그'라고 적기도 하지만, 때론 '블러그'라고 적는 경우도 있다.
근데 '블라그'는 미국식 발음, 그 외의 발음으로는 '블로그'인 건 납득이 간다. 근데 '블러그'는 무슨 발음일까? 사전을 찾아도 나오지 않는 발음인데.
아마도 영어니까 살짝 발음을 굴려주는게 멋있어 보여서가 아닐까 싶다. 영어에서는 강세(stress)를 받지 않는 대부분의 모음이 슈와(schwa), 즉 '어'로 발음이 된다.
예를 들어 Barack이라는 이름이 있을때, 앞에 강세를 받으면 배럭, 뒤에 강세를 받으면 버락이 된다. 같은 단어도 강세가 어디 오느냐에 따라서 발음이 바뀌는 것이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47&aid=0000107726
한국언론재단의 기사검색 서비스와 포털 사이트를 통해 최근 기사를 검색해 보면 오바마 의원의 한글 표기가 다양하게 검색된다. 성(姓)은 '오바마'로 같지만 이름(名)은 여러 가지 표기로 사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버락, 배럭, 바락, 그리고 버럭.
즉 '블러그'라는 발음은 강세가 없을 때의 발음이다. 실제로 말을 하다 보면 전체적인 문장의 흐름상 blog라는 단어 하나에는 강세가 안 갈수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블러그로 읽힐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정확한 표기일까?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발음이 나는대로 적으라고 한다. 근데 그러면 블로그도 맞고, 블라그도 맞고, 상황에 따라서는 블러그도 맞다. -_-
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슈와 사운드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 강세없는 모음 발음을 인정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예외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블러그는 탈락.
그리고 가능하면 미국 발음보다는 영국 발음을 따르려는 편인데, 이게 또 골치가 아프다. 그렇게 따지면 다우(Dow) 지수도 도우 지수로 읽어야 하나? 그거야 미국 거니까 미국 발음을 따라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근데 그러면 같은 Robbins라도 어떤 경우에는 배스킨 '라빈스'고 어떤 때는 또 제롬 '로빈스'인가? 둘 다 미국사람인데 누구는 라빈스라고 하고 누구는 로빈스라고 할까.
아니 이건 그 이전에 라빈'즈', 로빈'즈'가 더 정확한 발음인데. 그러면 블루스 브라더'즈', 워너 브라더'즈', LG 트윈'즈'가 되어야 하는데. 원칙을 따르기 이전에 다들 많이 쓰는 발음은 따로 있다.
그럴땐 대충 네이버에 쳐보고 검색결과가 많은 쪽으로 따라간다. 많이들 쓰는 걸 써야지.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혹은 나름의 규칙에 따라 블로그, 블라그, 블러그 3개를 모두 맞는다고 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 어차피 사람들은 많이 쓰는 쪽으로 쏠리게 되어 있고, 그 쏠린 하나가 표준이 될 테니까.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32&aid=0000257999
정보통신부는 16일 지상파 DMB 방식이 ITU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10월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휴대 인터넷 기술인 와이브로에 이어 우리의 정보통신·방송 기술이 미래 핵심 신기술 표준으로 잇따라 선정돼 우리나라의 앞선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날 미국 퀄컴의 미디어 플로(MediaFLO), 유럽 노키아의 DVB-H 및 일본의 원세그(OneSeg) 규격도 복수 표준으로 채택됐다.
...복수 표준이면 뭐해.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30&aid=0000206264
차세대 DVD 포맷 전쟁에서 블루레이에 대응해 잘 버텨오던 HD DVD 진영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해외 유력매체들은 블루레이와 HD DVD 포맷을 동시에 지원해 오던 워너브러더스가 블루레이만을 지원하겠다고 전격 선언함에 따라 파라마운트와 NBC유니버설 등 다른 메이저 스튜디오의 HD DVD 도미노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고 13일 일제히 보도했다. 콘텐츠 쏠림 현상은 곧 플랫폼 전쟁의 종식을 의미한다.
...이렇게 될텐데.
정말 표준의 세계는 멀고도 험하다.
결론. Blog는 '블로그'라고 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