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6/08/18 02:36(년/월/일 시:분)
중학교때 별명이 '때놈'인 친구가 있었다. 중국 사람처럼 생겨서 때놈이라고 부르고 놀렸는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이게 욕이 아닌 것 같았다.
때놈은 때국놈, 즉 중국을 때국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나온 말인데, 여기서 때국이란 다름아닌 대(大)국이다. 즉 '때놈'은 '큰 나라 사람'이라는 뜻이다. 도대체 어디가 욕이라는 건가.
그러고보니 일본 사람을 '쪽발이'라고 부르는 것도 따지고 보면 욕이 아니다. 쪽발이는 나막신을 가리키는데, 그렇다면 "이 쪽발이야!"는 건 "이 나막신 신고 다니는 사람아!" 라는 말과 같다. 때놈과 마찬가지로 욕이라고 볼만한 구석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조센징'은 어떨까. 이건 말 그대로 '조선인'이다. 얼마 전 한국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참배 반대를 할때 일본의 과격 우익 세력이 "조센징"이라고 부르며 시위를 했다. 영어로 번역하자면 "Hey, Koreans!"다. 이게 욕인가.
때놈, 쪽발이, 조센징. 이렇게 외국 사람을 낮춰 부르는 말은, 말 자체만 따져 보면 욕이 아니다.
http://kin.naver.com/db/detail.php?dir_id=601&eid=yrhVmYkJitcFNBe1ib4z0y/9yUcWvw49&qb=wba8vsKh
hian: 약자(minority)를 부르는 말은 욕이 되기 쉽습니다.
흑인을 negro라고 했습니다. 이게 욕이 아니지만, 흑인 자체의 지위가 낮으니까, negro라고 부르는 것이 얕잡아 부르는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동성애자도 그렇고, 장애인도 그렇고, 청소부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자꾸 새로운 말(african-american, 이반, 장애우, 미화원)을 만들어 내지만 결국은 다시 그 말이 얕잡아 부르는 말이 됩니다. 완전히 동등한 대우를 받기 전에는 아무리 말을 바꿔도 안 됩니다. 언어의 인플레이션 현상 같은 것입니다. 조센진(조선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인에 비하면 약자이기 때문에 이 말 자체가 멸시하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출처 : '조센징이 욕이라는데 욕이 아니라 조선인이자나요' - 네이버 지식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