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09/12/05 04:36(년/월/일 시:분)
시맨틱웹이 궁금해서
회사를 하루 빠지고 들었는데
으악
초상집 분위기였다..
시맨틱 웹이란 데이터 웹이다. 인간이 마우스 클릭하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웹이 아니라, 로봇이 링크를 따라다니면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형태의 데이터 웹을 만드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존의 HTML로 된 웹은 사람은 잘 읽지만 로봇이 읽기는 힘들잖아. 그래서 사람이 로봇을 위해서 귀찮은 작업들을 잔뜩 해 주는 거지. 온톨로지를 모델링하고, 스키마를 만들고, 스키마에 인스턴스를 대응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문제는 이게 너무나도 어려워서. 일반적인 웹처럼 적당히 컴퓨터 학원에서 6개월 속성으로 가르쳐서 싸게 싸게 날코딩으로 적당히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석사나 박사 같이 가장 비싼 사람들을 데려다가 3년에서 5년씩 장기적으로 매달려야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비싼 돈을 들여서 시맨틱웹을 구축하면 효과는 좋느냐.. 하면 체감하기 힘들 정도다. 어차피 기능은 기존의 웹으로도 다 가능하고, 기존 검색엔진보다 단지 검색 품질이 조금 더 좋은 정도인데, 이것 때문에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들이기는 아깝지 않나.
물론 네이버나 구글 같은 대기업이야 조금의 검색 품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입할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중소기업은 그럴 여력이 없겠지.
그래서 시맨틱 웹이 나온지 10년이 지났고, 그 동안 괄목할만한 연구 성과도 있었고, 상용화 엔진까지도 상당히 뛰어난 성능을 내고 있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사업, 공공재로서 시맨틱웹을 퍼블릭 도메인에 공개하는 것 (
http://data.gov 같은 거) 외에는 일반 엔터프라이즈 환경의 시장은 여전히 조성이 안 되고 있다.
그래서 이거 시맨틱웹이 과거 80년대 인공지능처럼 한창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다가 침몰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팽배해있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시맨틱웹 R&D 펀딩도 거의 끊긴 상태였고, 유럽도 현상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한때 웹, 웹2.0이 붐이었을때 차세대 웹으로 시맨틱웹을 지목하고 여러가지 과대포장을 해서 유행어로 만들어보려 했으나, 너무 어렵고 비싸고 오래 걸리고 효과도 썩 체감할만한 수준이 아니라, 영 비즈니스 모델이 안 나오니.
그래서 자기는 97년 시맨틱웹 초창기부터 청춘을 바쳤는데 아무것도 나온게 없다는 성토성 질문이 나오자 회의장은 완전 초상집 분위기였다... 시맨틱웹은 이제 정부만 바라볼 뿐.. ㅠㅠ
http://webscience.creation.net/5
구글은 시맨틱웹에 관심 없다?
그래서 시맨틱웹이 인공지능의 길을 따라갈 순 없다! 는 위기감에, 기존 인공지능의 논리학적인 접근 대신, 통계학, 경제학, 사회학, 생물학, 수학 등 다양한 관점의 접근이 시맨틱 웹을 살리기 위해 시도되고 있다. 어쨌든 인공지능만 아니면 돼! 라는 절박함이 느껴졌달까;;
아니 그에 비해서 웹, HTML은 정말 단순한 기술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미쳤는가? 이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지 않을까? 그래서 웹 자체를 연구하는 웹 사이언스도 새로운 연구 분야로 떠올랐다.
http://socialcomputing.tistory.com/
Perspectives on Social Computing
KAIST 문화기술대학원 한승기 교수님 블로그
또한 HTML5 규격도 시맨틱웹이 너무 어려웠다는 피드백을 받아, 무엇보다 "쉽고 단순하게"를 최우선을 꼽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