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영상
06/09/14 12:59(년/월/일 시:분)
올해도 갔다왔다. 처음에는 조선일보 광고 섹션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시작한 것이, 올해는 무려 개막식에 제일기획에서 강연회까지 열 정도로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개막식 끝나고 다과회도 하더라. 양복 입은 사람들을 잔뜩 보니까 어째 내가 낄 자리가 아닌가 싶기도 했고. 하긴 이 시사회를 시네큐브 광화문에서 하는 이유도 단순히 조선일보사에서 제일 가까운 극장이어서 였지만.
하여튼 올해의 경향은 별 게 없었다. 이게 무슨 '황의 법칙'도 아니고, 1년에 뭔가 하나씩 꼬박꼬박 터트려주는게 오히려 이상한 거 아닌가? 대부분의 광고는 요 몇년 사이에 보인 흐름을 따라가고 있었고, 특히 영상 부분 그랑프리 '기네스'는 대상이라는 걸 납득하기 힘들만큼 평범했다. 아마도 별다른 걸작이 없으니까 그냥 평작 중에서 품질이 뛰어난 걸 고른 모양이다.
그나마 올해 들어 보이기 시작한 약간의 경향을 보자면, 자신이 광고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 지금까지의 광고가 광고가 아닌듯이 상업성을 감추고 소비자에게 접근했다면, 이제는 광고가 광고임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심지어는 자신의 지나친 상업성을 희화해가며 소비자에게 떠들썩하게 접근하고 있다. 물론 이런 경향이 예전에도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제는 별로 특별할 것도 없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추세다.
광고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광고를 몇 편 봐보자.
http://www.youtube.com/watch?v=aWDNy43ATjc
Carlton draught - Big ad
..말 그대로 큰 광고라는 얘기다. 그냥 돈 많이 들인 맥주 광고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리 개그는 말이여, 개그가 없어"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D49C4K1Y1Iw
Smooth-E - Love story
...이런 식의 표현은 '불량공주 모모코'에도 쓰인 적이 있지만, 그걸 진짜 광고에 이렇게 과감하게 쓰다니 푸하하. 보통 이런 식의 연작광고가 내용 자체에만 집중하다보니 광고 효과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따봉'이 대표적. 광고는 성공했으나 제품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의 특이한 점은, 인터넷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정확히 말하자면 낚시글)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것이다. 물론 그 전부터 낚시질 하는 광고야 많았지만, 이게 올해 들어서 대박이 터지기 시작했다는 것. 대표적인 예가 Cyber 부분에서 대상을 받은 Still free 광고다.
http://www.youtube.com/watch?v=HwU2t3BJtiM
Ecko - Still free
...미국 대통령 전용기 'Air Force One'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하는 동영상인데, 입소문을 타고 인터넷 여기저기로 퍼졌지만 실은 연출된 광고였다. Still free는 의류 브랜드 Ecko의 슬로건이고, 비행기는 진짜 에어 포스 원이 아니다. 이 동영상을 보고 발끈했다면 당신도 낚인 거다. 후후. '블레어 윗치' 생각나네.
http://www.youtube.com/watch?v=robdwacRB40
Unilever - Axe Deodorant - Coinage (Get a girlfriend)
...비슷한 종류로, 단순히 동전 묘기를 보여주는 인터넷 동영상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광고였던 종류. 전통적으로 섹스 어필이 강한 동네인 데오도란트 광고에서 나름대로 참신한 편이긴 했지만, 광고의 재미에 비해 광고 효과는 그다지 좋지 않아서 동상에 머물렀다.
http://www.youtube.com/watch?v=483ed-Ct9d0
AIDS Awareness - Sugar baby love (Protect yourself)
...사실 이건 2004년 광고의 재탕인데도 여전히 유효하다. 담배, 마약, 에이즈 같은 걸 방지하는 공익광고는 대부분 겁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식으로 밝게 만들 수도 있고 이러는 편이 호소력이 더 있다는 것.
http://youtube.com/watch?v=K_TC0WiLTT4
이건 2004년 광고.
http://www.youtube.com/watch?v=t4dKxdoma68
Design barcode - Design barcode
...마지막으로 올해 실질적인 대상감이라고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 바코드를 보자. 상품의 바코드까지 디자인의 대상으로 삼다니.
http://www.canneslions.com/winners_site/
Cannes Lion 2006 Winners
...인터넷으로 수상작을 감상할 수 있다.
http://www.canneslions.co.kr/
칸 국제 광고제 한국 사무국
...이 행사는 9월 20일까지 계속되며, 부산은 9월 19~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