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출판
09/04/04 22:53(년/월/일 시:분)
작년에 다음 아고라에서 주식, 부동산 하락과 금값 상승을 예측해 화제가 되었던 상승미소+나선님의 책.
인터넷으로 볼 땐 무척 고급 정보 같았는데, 막상 책으로 정리해 놓으니까 별로더라. 가장 큰 이유는 책으로 정리하는데 걸린 3개월이라는 시차 때문인 것 같다.
다음 아고라에 많은 예측이 올라온다 -> 그 중에 누군가 잘 맞춘다 -> 화제가 되서 책을 쓴다 -> 서점에 베스트셀러길래 사본다.
이러면 책이 과거형이 되잖아. 성공담도 아니고.
http://blog.daum.net/riskmgt/
상승미소와 함께 춤을~
부자가 되는 것은 지키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고라에서 볼 땐 잘 몰랐는데, 책으로 보니까 저자의 비주류 성향이 느껴지더라. 삽화 선택도 한겨레 스타일이고, 말투에서도 다소 세상에 대한 불만이 느껴지고, 주장도 약간 이상주의적이야.
이런 분들이 오프라인에서 강연을 한다면, 미국의 유명한 투자 서적 저자들처럼 좌중을 압도하는 유머감각이나 카리스마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 사람이 약간은 속물이고 현실적이어야 얘기가 재밌도 있고 그런데.
그나마 보험회사의 자산관리사인 상승미소님의 글은 직업 탓인지 그냥 보수적으로 위험을 관리하고 자산을 지키는 방향으로 가서 괜찮은데, 나선님의 글은 말에 가시도 있고 좀 막 나가는 편이다. 돈이 별로 없으신 것 같아.
이 책이 두 분의 공동 저작이고, 누가 어떤 부분을 썼다고 딱 나눠놓은 건 아니지만, 읽다 보면 이 단락은 누가 썼고, 이 챕터는 누가 썼는지 느껴질 정도로 둘의 문체가 많이 다르다. 나선님은 미국 대학 교수라는데, 내 예상에 경제학이나 경영학 쪽은 아니다.
물론 요즘 케인즈로 대표되는 전통경제학이 잘 안 통하는 시대긴 하지만, 오스트리아 학파를 비롯한 대안적인 주장들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 나도 비주류 정서라서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나이가 많은 분들이 아직도 건강하게 요직을 쥐고 있고, 그런 분들이 기존의 질서를 신뢰하고 유지하려고 한다면 전통경제학도 당분간은 유효하지 않을까? 세상은 사람들이 믿는대로 흘러가니까.
하여간 이 책을 계기로 돈과 신용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다. 경제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솔직하게 쓴 글이라 거칠긴 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