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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인물

김어준의 인간적인 매력

11/11/13 22:53(년/월/일 시:분)

요즘 김어준의 나는 꼼수다를 정주행하고 있다.

그런데 김어준 이 사람이 재미있다. 정치를 접근할 때, 논리로 접근하지 않고 감성으로 접근한다. 정치인의 캐릭터를 파악하고, 대중들의 선호를 파악하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다. 틀릴 수도 있는데, 꽤 잘 맞춘다.

마치 무한도전의 유재석 같다. 유재석은 본인이 웃기지는 못하지만, 정준하나 박명수의 캐릭터를 가만히 보고, 인물의 헛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서 웃긴다. 방송 흐름상 이때쯤 이런 장난을 치면 이 캐릭터들이 이렇게 반응할 것을 안다. 그리고 그 장난을 정말 진심으로 본인이 재미있어한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다.

유재석이 장난치고 혼자 자지러지게 웃는 모습, 그리고 김어준이 정말 낄낄대며 웃는 모습이 오버랩 된다. 김어준이 오세훈의 성격을 파악하고,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어떻게 움직일지를 파악하고, 그걸 의도대로 움직였을때 정말 진심으로 재미있어했다. 정말 본인이 진심으로 즐거워서 웃는 것이 느껴졌다.


이것은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학문의 영역이 아니다. 100%가 아니고 느낌이기에 틀릴 수 있다. 그런데 김어준은 이런 '감'이 있다. 사람을 볼 줄 안다. 그리고 사람을 쓸 줄 안다. 머리가 좋다. 지략가다.

김어준은 항상 예언을 한다. 예언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위험한 줄타기다. 진중권이 이걸 너무 위험하다고, 정치적 포르노라고, 언젠가는 크게 당할 거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그러자 김어준은 사석에서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그 사람이면 그렇게 말할 수 있지."

맞는 말이다. 본인들도 알고 있다. 위험을 감수하고 판을 벌리는 것이다. 물론 이길만한 싸움이니까, 승산이 있으니까, 해볼만하니까 시작한 거다. 어쩌면 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감수하겠다. 하지만 최대한 이기고 싶다. 나는 이런 승부를 거는 모습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꼈다.



나는 특히 나는꼼수다에서 삼성을 언급했을때 이걸 느꼈다. 주진우 기자가 삼성에 대해 언급하려고 하니까 김어준이 막는다. 이 방송은 이명박 각하 헌정방송이지, 삼성 방송이 아니다. 물론 할 말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하지는 않는다. 아하.

머리가 좋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길만 하니까 싸움을 건다. 하지만 삼성은 질 것 같으니까 일단 보류. 여기서 나는 이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느꼈다. 정말 인생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게다가, 이길만한 싸움을 하고 있었다.

이명박은 철저히 돈으로 움직인다. 사람을 쪼일 때도 밥줄을 쪼인다. 그런데 이 사람들, 가진게 없다. 잃을 것도 없다. 방송으로 돈을 벌지도 않는다. 애플에서 파드캐스트를 닫아줄리 만무하다. 이들의 입을 멈출 수 없다. 이렇게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다.

김어준은 말한다. 쫄지마 씨바. 아 진짜 인간적으로 멋있다.


http://www.sisaseoul.com/news/articleView.html?idxno=47823
쇼의 리더인 김어준(43)은 “우리는 각하에 반대하는 모든 종류의 주장과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이타들을 통해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고자 한다”며,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의 태도로, 우리는 각하의 보수적인 정권이 사람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래서, 우리는 우리 방송 청취자들에게 ‘쫄지 마라!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내일 당장 감옥에 집어넣어진다 해도 말하자’고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http://xacdo.net/tt/rserver.php?mode=tb&sl=2349

  • 11/11/14 02:42  덧글 수정/삭제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Asogwe 11/11/17 15:33  덧글 수정/삭제
    하지만, 진중권이 말한 것처럼 만약에 그 싸움이 졌을 때, 그 피해를 김어준 혼자 가져가는 게 아니라는 게 걱정이 많이 되죠..
  • 미자 11/11/29 17:02  덧글 수정/삭제
    작도님 포스트를 보니 김어준이 조금 다르게 보이긴 합니다.
    다만... 이명박을 지금 이겨서 뭘 하겠나, 싶은 생각이 여전히 남네요. 이명박이 하고싶은 일 거진 다 했고, 조금 긴 레임덕기간만 지나면 알아서 정권 내려오고, 1년 반이건 6년 반이건 정권 도로 가져간 야당에 의해 단두대 위에 설 양반인데..

    판 위에 뱃심 주고 올라선 노련한 도박사를 볼때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는 만큼이나, 대중내 좌파 지분을 모은 그가 이제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할수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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