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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공부는 건강에 나쁘다

14/08/04 13:43(년/월/일 시:분)

기술사 공부를 시작하고 처음 두세달까지는 그럭저럭 버틸만 했는데, 그게 네달이 되고 다섯달이 넘어가니까 건강이 나빠졌다.

공부는 자기가 좋아서 해야 한다, 공부는 즐겁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진정으로 공부를 끝까지 파고들어 본 사람이 아닐 것이다. 물론 공부를 하다보면 재밌는 순간이 온다. 하지만 그런 골든 타임은 그렇게 길게 가지 않는다.

공부는 기본적으로 고달픈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만화 그리는 의대교수 꽉선생 정민석 교수님도, 공부를 그렇게 많이 했으면서 본인은 공부를 싫어한다고 말한다.

http://scienceon.hani.co.kr/?mid=media&category=101&page=43&document_srl=37543
나는 과학인이지만 공부하기 싫다.
과학인이 공부와 연구를 좋아한다고 착각하는데, 과학인은 노는 것을 훨씬 좋아한다. 과학인은 먹고 살려고 공부와 연구를 억지로 할 뿐이다. 그런 면에서 과학인은 나쁜 직업이다.

http://scienceon.hani.co.kr/?mid=media&category=221&page=23&document_srl=36863
공부는 어렵다. 몸과 마음의 상태가 나쁠 때 억지로 일할 수는 있지만, 억지로 공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이 공부한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공부하라는 말을 섣불리 하지 않는다.


이번 기술사 공부 말고 공부하다가 건강이 제일 나빠졌을 때가 토익 공부할 때였다. 미국 어학연수도 다녀왔는데도 토익은 정말로 어렵고 하기 싫은 공부였다. 8달을 공부한 끝에야 겨우 원하는 점수를 얻긴 했지만, 그 과정은 정말 고달팠다.

공부가 하고 싶고, 공부가 재미있고, 공부를 잘 하고, 공부할 돈이 있고, 주위 모든 사람들이 나를 지지해주고, 이렇게 공부를 할 모든 여건이 다 갖춰져있어도, 공부는 본질적으로 아주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고, 하면 할수록 건강이 나빠지는 것이다. 그것은 인정을 하고 들어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공부를 해야겠다면, 꼭, 아주 작게라도 좋으니, 반드시 성공해서 공부를 끝내시기 바란다. 공부는 건강에 나쁘지만, 실패한 공부는 건강에 더욱 나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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