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6/06/11 22:38(년/월/일 시:분)
무라카미 하루키는 하루에 10km씩 달린다고 한다. 에세이에 그렇게 나온다. 소설을 쓰는데 지장이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하루키는 말한다. 소설은 나중에 써도 되지만, 건강은 나중에 못 챙기니까. 덕분에 하루키는 아직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도올 김용옥씨도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원천은 다름아닌 건강이다. TV에서 류승완 감독과 함께 세 손가락으로 하는 팔굽혀펴기를 보여준 적도 있다. 그래서 아직도 동양철학의 한글 번역서를 1년에 몇권씩 내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왕성한 창작욕도, 해병대 시절 단련된 몸에 있지 않나 싶다. 그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겨울 편에 직접 출연하여 날라차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진짜 사람 키만큼 높이 찬다. 그런 건강을 가졌기에 1년에 몇편씩 영화를 낼 수 있지 않나 싶다.
오늘 '재미의 경계'를 쓰신 이현비씨 홈페이지에서 이런 글을 봤다. 어떤 사람이 어떻게 하면 유머작가가 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이현비씨가 이렇게 답변했다. "유머를 잘 쓰는 사람들은 대체로 선천적 감각이 있거나, 혹은 운동을 잘 하더라구요."
그렇다. 글을 쓰는데도 건강이 중요한 것이다. 글의 원천은 다름아닌 나의 몸이다. 몸이 없이는 나는 생각할 수도 없다. 생각이라는 것도 결국 뇌라는 복잡한 신체기관의 활동일뿐이다.
히포크라테스는 말했다. 돈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는 것은 모두 잃는 것이다. 이것은 나에게 소설보다 소중한 것들이다.
공부(工夫)는 '쿵후'로도 읽는다. 영어로 번역하자면 discipline이다. 이것은 육체적인 단련과 정신적인 단련 모두를 가리킨다. 그 둘은 당연하지만, 하나다.
그러므로 운동해야겠다. (단, 건강이 상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