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음악
07/01/07 14:15(년/월/일 시:분)
기타와 신스는 미묘하게 음이 엇갈리는 경우가 있다. 아니 굳이 기타와 신스의 문제만이 아니라, 어쿠스틱 악기와 전자 악기는 서로 음이 잘 매치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서양 악기와 동양 악기가 그런 경우도 있고.
분명히 악보대로 연주하면 협화음이 나와야 하는데, 막상 연주를 해보면 이상하게 미묘하게 엇갈린다. 대충은 맞는 것 같은데, 미묘하게 불편한 느낌. 도대체 그건 어디서 오는 걸까?
그건 바로 조율하는 방법이 달라서 그렇다.
순정률은 완벽한 수학 비율로 이루어진 정확한 협화음이 나온다. 대신에 조옮김이 안 된다. 조를 바꾸로 싶으면 그 조에 맞게 조율을 다시 해야 한다.
그래서 평균률은 바하 이후에 등장한 것으로, 정확한 협화음이 나오지는 않지만, 평균을 내서 조옮김이 가능하도록 편리하게 만든 것이다. 숫자로 비교하자면 다음과 같다.
순정률 112 204 316 386 498 590 702 812 884 996 1088 1200
평균률 100 200 300 400 500 600 700 800 900 1000 1100 1200
즉 순정률은 완벽한 대신 다양한 사용이 안 되고, 평균률은 약간 어긋나기는 하지만 편리하게 다양한 사용을 할 수 있다. 그래서 현대 음악은 100% 평균률을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 외에도 수많은 조율법이 있다. 예를 들어 음정 보정기 Auto Tune에서는 자그마치 29가지 스케일을 지원한다. 옛날 방법, 세계 각국의 민속 음악들, 그리고 현대 들어서 시도된 다양한 방법을 다 포함하면 그런 숫자가 나오지.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길.
http://cyzic.co.kr/cyzicboard/view.php?id=lecture_plugin&no=46
Cyzic - 유기문 - Antares Auto-Tune 3 (3)
하여간 그래서, 특히 딱딱 맞아 떨어지는 컴퓨터와, 느슨하게 열려있는 어쿠스틱 악기 간의 조율 문제 때문에 두 악기가 서로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라이브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스튜디오 레코딩에까지 이 문제를 고스란히 남겨놓기도 한다. 특히 동양 악기를 섣불리 쓰는 경우, 이런 문제를 고려하지 않으면 그 악기만 엄청 튀어. 신해철도 이걸 유학가서야 알았다니.
하여간 이런 조율 문제도 음악할 때 꼭 고려를 해야 한다. 즉 예술에도 공학적인 측면이 얼마든지 존재하고, 그런 엔지니어링도 예술의 표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
요즘 나는 요즘 순정률로 컴퓨터 음악을 만들어 보려고. 워낙에 협화음을 좋아하는지라.